공급적체현상, 네트워크 전 분야로 파급

비대칭디지털가입자회선(ADSL), 케이블모뎀 등 일부 품목에 한정됐던 통신장비 공급적체 현상이 일부 네트워크 장비를 비롯한 통신장비 분야로 확대돼 국내 인터넷 인프라 구축에 비상이 걸렸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인터넷 인프라 구축에 들어가는 핵심장비인 라우터, 고밀도파장분할다중화(DWDM)장비, 비동기전송모드(ATM)교환기, 광케이블 등이 품귀현상을 보이면서 기업·통신사업자의 통신망 구축이 지연되는 등 정보화 일정이 차질을 빚고 있다.

특히 문제가 되고 있는 품목들은 대부분 해외 장비업체에 의존하는 제품으로 일부 중소기업용 품목을 제외하고는 국내에 재고 확보가 안돼 공급적체 현상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또 제품 교환 형태의 사후 서비스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공급적체 현상에 따라 이미 일부 네트워크통합(NI)업체는 일정 미준수로 인한 지체산금을 무는 경우도 발생했으며 최근 들어 장비 공급기간을 최대한 늘려잡는 등 장비업계에서 발생한 불똥이 NI업계로 번지지 않도록 조치를 강구중이다.

인터넷의 주소를 찾아주는 인터넷 핵심장비인 라우터의 경우 전세계적으로 물량이 크게 늘면서 열흘 정도면 공급되던 제품이 최근에는 두달 걸려도 제품을 공급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공급적체 현상이 심각한 제품은 대기업체나 일부 전화국에 설치되는 중형 라우터로 거대 해외 네트워크 장비업체인 시스코시스템스가 국내 물량의 대부분을 공급해왔다.

시스코 측은 『올해 들어 전세계적인 수요가 예상치보다 훨씬 웃돌고 있는데다 국내 수요는 이보다 더 큰 폭으로 늘어나면서 공급이 제때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게다가 플래시메모리 등 네트워크 장비 핵심부품마저 품귀현상을 보이고 있어 당분간 공급적체 현상은 해소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또 대규모 인터넷 데이터를 집선해 각 지역으로 전송하거나 전화국끼리 데이터를 주고받는 데 사용되는 전송장비도 공급적체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국내 전송장비 시장에서 30%의 점유율을 갖고 있는 노텔네트웍스측은 『DWDM장비의 경우 올해초만 해도 3개월이면 주문후 공급이 가능했으나 이제는 6개월 정도는 생각해야 한다』며 『전세계적으로 광네트워크 구축이 활기를 띠면서 물량이 크게 달리고 있는 상태』라고 밝혔다.

이밖에 기업에서 주로 사용하는 멀티모드 광케이블도 공급가능 기간이 크게 늘어나고 있으며 ATM교환기SMS 일부 업체의 경우 품귀현상을 빚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조사기관인 IDC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1·4분기 국내 LAN 시장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150% 가량 증가한 2억3000만달러로 집계됐으며 이는 당초 예상치를 크게 초월하는 수치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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