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캐피털업계, 30대 CEO 전성시대 예고

벤처캐피털업계에 30대 최고경영자(CEO) 전성시대가 열리고 있다. 이들 30대 CEO들은 벤처투자시장에 대한 노하우와 경륜면에서는 상대적으로 부족하지만 젊은 감각과 순발력, 과감한 투자 및 심사기법으로 벤처캐피털업계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30대 CEO 바람의 중심에 선 사람은 동원창투 이강덕 사장(36). 서울대 우주항공학과 출신의 이 사장은 동원창투 심사역으로 근무하다 잠시 현대그룹 계열 창투사인 현대기술투자 팀장을 거쳐 올초 사장으로 화려하게 컴백했다. 이 사장은 동원창투 시절에 투자한 성미전자를 통해 「대박」을 터뜨리며 동원그룹 고위층의 두터운 신임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드림디스커버리의 최종국 사장(35)도 30대 기수론의 대표주자 중 한명. 서울대 경영학과 출신으로 데이콤에서 근무하다 디스커버리벤처스라는 벤처컨설팅업체를 창업한 이 시장은 올초 제일제당의 100% 출자를 받아 설립된 창투사 드림디스커버리의 전문 CEO로 변신했다.

최근 중기청 인가를 받아 창투업계에 뛰어든 I &B골드문캐피탈홀딩스의 이규범 사장(34)도 벤처캐피털업계의 30대 CEO로 주목받는 사람이다. 서울대 경영학과를 나와 현대증권 인수부, 기업분석팀, 코스닥팀 등을 거쳐 코웰창투 이사로 벤처캐피털에 발을 들여놓은 이 사장은 지난달 말에 I &B골드문그룹의 벤처캐피털 부문 CEO로 올라섰다.

벤처기업 종합 인큐베이팅그룹을 표방하는 벤처법률지원센터의 배재광 사장(36)도 빼놓을 수 없는 사람이다. 서울대 법대를 나와 사법고시(42회)에 합격하고도 법조계 대신 벤처인큐베이팅업체를 택한 배 사장은 닷컴벤처스라는 창투사 설립에 이어 최근 주택은행 출자 창투사 퍼시픽벤처스의 운영까지 맡으며 벤처캐피털업계의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능률협회 관계 창투사로 최근 출범한 한능벤처기술투자의 CEO를 맡고 있는 권덕만 사장(37)도 주목받는 30대 벤처캐피털 CEO의 한사람이다. 서강대와 일리노이주립대를 나와 삼성생명에서 펀드매니저로 활약하다 최근 한능벤처를 설립한 권 사장은 삼성 금융계열사 전문가를 영입하며 본격적인 벤처투자 전선에 뛰어들었다.

최근 창립총회를 갖고 공식 출범한 한국바이오기술투자의 김주연 사장(39)은 벤처캐피털업계의 유일한 30대 여성 CEO다. 서울대 미생물학과 출신으로 미국 노스웨스턴대 생명공학박사, 시카고대 MBA 등의 학력을 갖고 있는 김 사장은 포스코경영연구소, 국제백신연구소 등을 거쳐 앞으로 바이오벤처투자시장에서 새바람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도 바이오벤처투자붐을 선도하는 UTC벤처의 김훈식 사장(39), 인수합병(M &A) 전문 창투사로 알려진 지식과창조벤처의 김태형 사장(38) 등 최근 신설되는 창투사를 중심으로 벤처캐피털업계에 30대 중후반에 이르는 젊은 CEO들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벤처캐피털업계 관계자들은 『코스닥시장 활황으로 금융권 등의 자산운용 전문가들이 대거 벤처캐피털업계로 유입되면서 30대 CEO가 속출하는 것 같다』며 『이들의 등장으로 기성 벤처캐피털 CEO들에게도 신선한 자극제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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