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터넷시장을 뚫어라>5회-진출사례

『중국시장은 광활합니다. 막대한 자원과 인구가 몰려 있고 최근들어 교육수준도 높아졌습니다. 인터넷에 대한 요구도 크게 늘어나고 있죠. 중국 인터넷 시장 공략법만 안다면 무궁무진한 시장입니다.』

지난달말 중국 현지법인 설립차 베이징을 방문했던 3R소프트 유병선 사장은 중국진출에 대한 희망을 확인했다. 현지 실정에 능통한 직원을 이미 파견해 직·간접적으로 시장상황을 접하는 가운데 직접 시장을 보고 결론을 내렸다. 유 사장의 결론은 우선 현지 연락사무소 형태로 중국시장에 발을 디딘후 차츰 법인형태로 진전시킨다는 것. 중국인의 만만디 전략보다 더 느긋하게 중국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유 사장은 먼저 현지인 채용부터 서둘렀다. 인터넷 전문가를 구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 외국회사에 근무하던 직원 2명을 채용했다. 영어와 기술에 능통한 직원은 월 1만위안(한화 130만원)에 채용하고 마케팅담당은 월 5600위안(한화 약 73만원)에 계약을 체결했다. 베이징 현지인의 평균임금이 20만∼30만원인 것에 비해 다소 많은 액수지만 고급인력을 확보하는 데 결코 인건비를 아껴서는 안된다는 게 유 사장의 생각이다. 또 중국은 학력편차가 커 연봉만큼 생산성을 내기 때문에 사람에 대한 투자에 인색해서는 안될 것이란 생각도 숨어 있었다. 사무실은 용산전자상가와 같은 베이징 중관촌에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이 마련한 건물에 입주하기로 했다. 국내 업체들이 밀집되어 있어 정보교류 등 사업에 이점이 많을 것이란 생각 때문이었다.

유 사장의 중국 진출 노력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인력이나 사무실을 구하는 것은 지극히 표면적인 일이다. 무엇보다 먼저 사람을 알아야 시장을 뚫을 수 있기 때문에 4박5일의 일정동안 70여명의 사람들을 만났다. 이미 진출한 국내업체 관계자부터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관계자, 중국 현지업체 관계자 등 수많은 사람을 만났다. 정보 역시 큰 줄기는 같지만 어프로치 전략에서 조금씩 다른 것을 종합해 나름대로 전술을 짰다.

인터넷 종합솔루션업체인 이네트도 지난 2월 중국 사무소를 개설했다. 이네트의 경우 이미 미국·유럽·일본 등 인터넷 선진국에서도 제품의 성능을 인정받아 수출의 길을 뚫어 놓았지만 중국만큼은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현지 대리점을 계약하고 진출하는 중국시장이지만 앞으로의 시장 확대에 대해 몇 개월간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네트 박규헌 사장에게도 중국시장은 놓치고 싶지 않은, 놓쳐서는 안될 중요한 시장이었기 때문이다.

인터넷 종합게임업체 오픈타운의 중국 진출은 이와는 사뭇 다르다. 오픈타운의 경우 강점을 갖고 있는 카지노게임이 중국인들의 정서와 부합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진출했다. 「마작의 역사」가 말해주듯 중국 인터넷 시장을 가장 손쉽게 뚫을 수 있는 것은 바로 엔터테인먼트, 그것도 카지노게임이란 것을 알고 있었다. 그만큼 진출속도도 빨랐다. 가정 먼저 중국어 버전을 출시하고 이어 휴대단말기를 이용한 WAP서비스에 들어갔다. 중국의 휴대폰 인구는 인터넷 인구만큼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므로 무선 인터넷 서비스를 먼저 실시하는 것은 그만큼 먼저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는 뜻이다.

북적되는 국내시장을 끌어안고 성장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내수에 바탕을 두어야 하는 제조업과 달리 인터넷 시장은 전세계다. 중국시장의 경우 매력은 더하다. 선점의 효과가 어느나라보다 크다. 규모 또한 크다. 미래잠재성은 무한하다. 지리적으로 가깝고 정서도 일맥 상통한다. 인터넷을 문화라고 한다면 중국과 한국은 같은 선 위에 놓여 있다.

그러나 결코 우리나라와 같은 시장은 아니다. 한번 주어진 기회에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잡을 수 없는 토끼와 같다. 앞서 설명한 잘나가는(?) 3개사 역시 중국시장에 조심스러운 것은 기회가 한번뿐이기 때문이다. <이경우기자 kw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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