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넷 구종민 사장(john@overseasnet.co.kr)
벤처기업의 해외시장 진출은 빠른 속도로 세계화되고 있는 정보시대에 살아남기 위한 매우 중요한 수단이다.
아시아에서 한국의 발전 속도가 빠르다고는 하지만 싱가포르와 호주 등과 비교하면 그 차이를 느끼기 어렵고 이들 기업은 해외에서 우리보다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싱가포르의 많은 벤처기업들은 시작단계부터 3, 4개국에서 동시에 사업을 진행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으며 대부분 한국시장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이미 한국에서 사업을 시작한 업체들도 많고 다수의 업체들이 한국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따라서 한국기업의 해외진출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을 위한 필수가 되고 있다.
그렇다면 해외진출을 위한 첫 대상지로 어디를 선택해야 할 것인가.
많은 기업들이 해외진출하면 제일 먼저 떠올리는 것이 미국시장이다. 하지만 우리보다 앞선 기술과 뛰어난 경쟁자가 많은 시장에서 성과를 얻기란 쉽지가 않다. 따라서 경쟁이 매우 치열한 미국이나 유럽보다는 동남아시아 시장이 한국 벤처기업이 진출해야 하는 첫 번째 후보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 이유는 첫째, 지리적으로 가깝고 문화 등이 유사해 접근하기가 용이하며 마케팅 비용이 적게 든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한자를 사용하는 나라가 많고 아시아의 독특한 문화권에 한국 또한 속해 있어 동남아 시장을 이해하는 데 매우 유리한 입장이다.
둘째, 세계의 IT시장을 주도하는 미국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것이다. 미국기업의 경우 지리적으로 멀고 문화와 언어에서 어려움이 많은 동남아 시장은 쉽게 접근하기가 어렵다. 또한 아시아에서는 식민시대의 영향으로 인해 영국과 프랑스 등의 영향력이 강하다. 예를 들어 싱가포르의 경우 영국의 지배를 받은 영향으로 현재 영국의 IT기업들이 매우 활발히 진출한 상태고, 호주 또한 마찬가지다. 중국은 미국과의 오랜 적대관계로 인해 많은 유럽기업이 먼저 자리를 잡은 상태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셋째, 한국의 IT산업 발전속도보다 빠르지 않아 시장의 변화 등을 예측할 수 있고, 이것은 우리에게 매우 유리한 기회를 줄 수 있다. 특히 일본의 경우 기존 산업에 비해 우리에게 많은 기회를 줄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전개될 IT산업의 발전 방향을 미리 가늠해 준비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되는 것이다.
넷째, 아직 아시아는 경제수준이 선진국에 비해 떨어지므로 고가의 미국 제품보다는 가격 및 성능면에서 합리적인 한국의 제품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네트워크 장비의 경우 고가의 미국 제품에 많은 부담을 느끼고 있어 한국 제품이 큰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아시아 중에서도 중국과 일본은 우선순위에서 뒤로 미루라고 권하고 싶다.
많은 기업들이 해외진출 대상 우선순위에 중국과 일본을 두고 있지만 이곳은 경험이 풍부하지 않은 기업이 먼저 진출하기에는 어려움이 너무 많다. 중국은 정부의 규제가 심하고 외환의 통제 등 많은 유무형의 장벽이 존재하기 때문에 해외진출의 경험이 많지 않은 업체는 신중해야 할 필요가 있고, 일본의 경우 전반적인 한국제품의 인지도 및 상관습의 차이 등으로 인해 성공사례를 찾기가 쉽지 않은 곳이다,
비록 시장의 규모나 잠재력이 큰 곳이지만 우리가 성과를 낼 수 있는 가능성 면에서는 많이 떨어지므로 전문가의 도움을 반드시 받아야 하는 시장이라고 할 수 있다.
가장 먼저 진출해야 할 곳은 아마도 싱가포르가 될 것이다.
영어가 가능하고 외국기업에 오픈돼 있으며 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 등과 인접해 동시에 기회를 볼 수 있고 중국어 상권에 접근이 가능한 장점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많은 다국적 기업의 아시아 본사가 몰려 있다.
그러나 해외시장에 진출할 때 「개척」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이유는 그것이 매우 힘들기 때문이다. 언어의 장벽, 지리적 장벽, 법률의 장벽, 기업문화의 장벽, 시장정보의 장벽, 시간의 장벽(시차), 높은 영업비용 등이 해외영업을 어렵게 하는 것이다.
해외영업담당이 사장이든, 팀장이든 느끼는 어려움은 매우 크다. 이러한 이유로 강인한 정신력과 도전의식이 필요한 것이 바로 해외시장 개척이다. 해외시장 진출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이고 벤처정신을 필요로 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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