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형 저장장치 업계 맞수 IBM-EMC 명암 엇갈려

중대형 저장장치 시장에서 맞대결을 벌이고 있는 한국IBM과 한국EMC. 요즘 외신을 통해 IBM이 EMC를 공략하기 위해 의욕을 갖고 내놓은 「샤크」에 관한 불리한 보도가 나오면서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한국IBM은 영업에 적잖은 타격을 입은 데 반해 한국EMC는 이로 인해 기대하지 않았던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

따라서 당초 샤크의 등장을 계기로 IBM과 EMC가 중대형 저장장치 시장의 수위자리를 놓고 팽팽한 격전을 펼칠 것으로 예상했지만 당분간은 이를 기대할 수 없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그도 그럴 것이 IBM이 초반에 불었던 샤크 돌풍을 계속 유지해도 중대형 저장장치 업계의 절대 강자로 자리잡은 EMC의 시메트릭스와 한판 승부를 벌이려면 다소 힘겨운 상황인데 요즘들어 샤크의 인기가 점차 시들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IBM의 도전장을 받은 EMC는 강력한 경쟁상대를 만나 기세가 다소 위축될 것이란 예상을 뒤엎고 엔터프라이즈 저장장치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해 가고 있을 뿐 아니라 저장장치 관련 소프트웨어 시장에선 오히려 IBM을 제치고 정상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이와 같은 시장상황과 관련해 업계 전문가들은 『IBM은 정확한 시기에 샤크를 내놓았다. 하지만 기능적으로 불완전한 제품이었다』고 지적했다. 이는 IBM측에서도 어느정도 인정한 내용이다.

IBM은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고 EMC 제품에 대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1·4분까지 광채널접속 및 원격복제 기능 등 몇가지 핵심기능을 추가한 샤크 신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지난 3월말에 출시된 샤크 신모델에는 이러한 기능이 포함돼 있지 않았다. 고객들을 또 한번 실망시킨 셈이다. 지금으로선 여름이나 가을쯤 이 모든 핵심기능을 추가한 샤크 신제품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샤크 신모델 출시지연이 중대형 저장장치 사업에 적잖은 타격을 입힐 수는 있지만 IBM의 주가에 그다지 큰 영향을 끼치지는 않을 것으로 분석가들은 내다봤다. IBM에 있어 중대형 저장장치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 매출 242억달러 중 단지 2.6%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EMC가 끄덕없이 버티고 있는 한 IBM이 과욕을 부려서는 안된다』며 『지금이라도 샤크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경쟁력있는 서버사업에 전력투구할 필요가 있다』고 충고했다.

최근 샤크에 대한 불리한 소식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것과 관련해 한국IBM측은 『샤크가 당초 기대한 만큼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지는 못하지만 초기 모델인 점을 감안해 볼 때 선전을 펼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한국에서는 지난해 출시되자마자 고객들의 주문이 쇄도해 2분기 연속으로 전년동기대비 200% 이상의 매출 신장률을 달성하는 등 성공적으로 시장에 진입했다는 것이다.

또한 일부에서 지적한 핵심기능의 지연문제도 고객들이 별다른 불편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데다 고객이 요구할 경우 다른 솔루션을 통해 충분히 보완할 수 있기에 사업 전개에 차질이 없을 것이라는 게 한국IBM측의 설명이다.

한편 샤크를 앞세운 한국IBM의 공격적인 도전을 받고 잠시나마 긴장했던 한국EMC측은 『샤크가 등장한 이후 EMC를 찾는 고객들이 더욱 늘어났다』고 전제하고 『앞으로도 한국IBM보다는 오히려 한국HP나 한국썬 등이 경계할 업체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종윤기자 jy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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