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증권이 전날 현대전자·현대정공·현대건설·현대자동차 등 그룹 주력사의 주가를 하루 동안 집중 매매하는 등 「주가관리」 의지를 들어냈음에도 불구하고 25일 현대상사·현대정공을 제외한 전계열사의 주가가 급락했다.
이는 참여연대가 제기한 현대투신의 펀드 불법운용 의혹이 증권가에 유입된 데 이어 현대투신이 정부의 공적자금 투입대상에서 제외됨에 따라 그룹 측에 현대투신의 손실부담 처리문제가 급부상했기 때문. 게다가 국세청이 세무조사 방침을 밝히고 공정거래위원회의 부당내부거래조사가 현대를 겨냥하고 있다는 소문이 증권가에 유입된 것도 계열사 주가를 하락시킨 주 요인 중 하나다.
주식시장에서는 이같은 소식이 장내에 확산된 오전 10시께부터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들의 매물이 쏟아지면서 현대전자와 현대정공 외의 전계열사 주식이 곤두박질쳤다. 특히 현대전자, 현대증권, 현대상선 등은 가격제한폭까지 떨어졌다. 현대 측은 그러나 『현대가 사업규모로 인해 차입금 규모가 큰 것은 사실이지만 부채비율이나 현금흐름상 타그룹에 비해 우수한 점이 부각되면 이같은 현상은 일시적인 것에 그칠 것』이라며 『앞으로 주식시장의 이같은 우려를 적극 불식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배경
전문가들은 국세청의 현대그룹 세무조사와 현대투신의 손실부담처리가 현대그룹 주가를 떨어뜨린 주 요인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즉 단순한 의미에서는 현대그룹의 주가가 영향을 받을 수 있지만 전반적으로는 장전반의 수급불균형에 있다는 것이다. 이번 사태도 현대그룹이 대우처럼 되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이 유입되면서 주식시장 전체의 유동성 악화를 가져왔다는 것이 증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하지만 현대그룹의 재무구조가 워크아웃의 길로 접어든 대우그룹과는 분명히 다르다고 지적하고 있다. 증권가 한 전문가는 『현대중공업과 현대자동차가 그룹내 확실한 캐시카우(자금공급원) 역할을 하고 있는 데다 지난해 증자를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해 왔기 때문에 대우그룹보다는 우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분석가는 『현대중공업의 주가가 약세를 나타내는 것은 직·간접적인 그룹계열사 지원 때문』이라며 『그룹내 계열사가 이런 식으로 얽혀 있어 발표된 재무수치가 사실과 부합하느냐에 대한 의혹은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대책
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주가의 급락 및 주식시장의 악화와 관련, 『어차피 정부의 공적자금 투입은 예정된 수순이었던 만큼 투자자들도 냉정을 되찾아야 한다』며 『정부의 신속한 대처만이 현대사태와 주식시장 악화를 막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박효진 신한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현대투신의 부실규모가 정확히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손실부담 가능성에 따라 현대 계열사의 주가는 당분간 고전이 예상된다』며 『이와 함께 정부가 그동안 10%로 유지하기로 한 투신의 계열사 주식 편입한도를 7%로 낮추기로 결정한 상황이어서 유예기간을 고려하더라도 현대투신은 앞으로 현대 계열사 주식 보유물량을 줄여나가야 할 실정』이라고 밝혔다.
<박승정기자 sjpark@etnews.co.kr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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