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코스닥 차별화 장세

국내 증시가 나스닥지수의 급등락으로 인한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코스닥시장은 나스닥지수의 급등락 여파로 하루동안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불안한 장세가 나타나고 있는 반면 거래소시장은 지수 800선에서 바닥을 다지며 미증시 요동으로 인한 충격 여파를 완화시키고 상승모멘텀을 이어가는 차별화한 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코스닥시장이 정보기술(IT)주들이 최근 몇달간 차별화 없이 동반상승하며 거품론 소용돌이에 휘말려 증시가 맥을 못추는 반면 실적이 탄탄한 거래소의 IT종목은 대표적인 저평가종목으로 부각되며 지수하락을 저지하고 있는 양상이 펼쳐지고 있다.

◇종잡을 수 없는 코스닥=첨단기술주가 몰려 있는 코스닥시장은 나스닥지수 상승 외에 별다른 투자심리를 기대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투매양상마저 보이고 있어 증시전망이 어두워지고 있다. 게다가 한국과 미국의 증시 동조화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미 증시에서 첨단기술주에 대한 매도압력으로 코스닥시장의 바로미터인 나스닥지수가 급등락을 반복함에 따라 코스닥시장의 지지선 설정마저 어려운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코스닥시장은 11일 나스닥지수가 포인트 기준 사상 두번째로 큰 하락폭인 258.25포인트(5.80%)가 하락하자 코스닥지수는 무려 18.07포인트(8.08%)나 떨어지며 전날 남북경협과 나스닥지수 상승으로 인한 상승분을 한꺼번에 까먹었다. 미국과 한국 증시에서 인터넷 등 첨단기술주에 대한 거품론이 끊임없이 제기되면서 코스닥시장의 조정기간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도 코스닥지수 상승의 발목을 잡고 있다.

쏟아지는 증자 물량도 커다란 부담이다. 코스닥시장의 거래량이 큰 폭으로 감소하는 가운데 다음달 3000억∼4000억원에 이르는 증자물량이 쏟아질 예정이어서 주가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이며 오는 6월에는 무상증자 물량이 집중돼 있어 2분기 중 수급구조가 가장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교보증권 박석현 연구원은 『코스닥 시장이 회복되기 위해서는 지난 1월 반등 당시처럼 2억만주 이상의 거래량이 요구되지만 현재 1억만주 정도 거래되고 있다』며 『지금처럼 기관이나 외국인투자자 등의 독립적인 매수 기반이 없이 개인투자자들의 거래만으로 코스닥 시장의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상승모멘텀 이어가는 거래소=반면 거래소시장은 지수 800선에서 바닥권을 확인하며 상승모멘텀을 이어가고 있다. 삼성전자 등 시가총액 상위종목에 IT업체가 몰려 있는 거래소시장도 나스닥 급등락 여파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지만 지난달 29일 908.51포인트를 고점으로 100포인트 이상 지수가 하락, 지수 800선에서 바닥을 확인한 후 상승모멘텀을 이어가면서 외부 영향으로 인한 등락폭을 줄이며 지수 상승을 이어가고 있다.

무엇보다 거래소 시가총액 1위와 5위 업체인 삼성전자와 현대전자 등 대형 반도체주가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고 한국전력, LG전자, 삼성SDI, 삼성전기 등 대형주가 실적을 바탕으로 주가를 끌어올리면서 지수하락의 버팀목 역할을 해냈다.

또 낙폭과대 폭이 컸던 우량 IT업체가 저점 매수 유망종목으로 재부각되고 있어 거래소지수 상승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 올해 신고가대비 50% 정도 주가가 하락해 있는 데이콤, 금호전기, 기라정보통신, 한국통신, 다우기술, 한솔CSN, 콤텍시스템, 삼보컴퓨터 등 IT우량주의 경우 외국인 및 기관의 매수세 유입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LNG베이링스증권 등 외국계증권사도 11일 삼성전자, 현대전자, 삼성전기, 한국전력 등 거래소 대형 IT종목의 투자가 유망하다는 의견과 함께 이들 종목에 대한 상향조정된 목표가격을 내놓고 매수추천을 하고 나섰으며 LG정보통신과 LG전자를 실적대비 저평가주로 꼽았다.

동원증권 양종인 과장은 『거래소는 그동안 장기간의 조정으로 바닥을 다지고 상승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보이며 특히 총선 이후 정국불안 요소가 사라져 투자가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며 『금리, 환율 등 경제지표와 거래소시장 주식수급이 점차 안정화하고 있어 거래소지수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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