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빗장 풀린 남북경협>생활전자부

삼성전자·LG전자 등 가전업체들은 이번 남북정상회담의 성사로 그동안 느리게 진행돼온 남북경협이 급류를 타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동안 가전업체들의 대북경협은 지난 97년 1월 LG전자가 북한 대동강텔레비전애국천연색공장에서 만든 2000여대의 제품을 국내에 들여와 판매한 바 있다.

삼성전자도 지난해 11월 북측과 계약을 맺고 TV와 전화기, 카세트 등 임가공사업을 추진중이며 지난달에는 베이징에서 북측과 소프트웨어 공동개발센터 개소식을 가진 바 있다. 또 정부에서도 연간 5만여대의 TV를 생산하는 북한 대동강텔레비전사의 20인치 「대동강TV」에 대해 전기용품 형식승인을 발급해 삼성전자와 LG전자를 통해 북한산 TV를 판매할 수 있도록 하는 등 TV분야의 협력이 가장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중소 가전업체들은 북한진출이 현재까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나 일부 업체들이 인건비 절감 등을 위해 북한 진출을 검토해 왔다. 유통업체들은 그동안 홈쇼핑 등을 통해 북한산 특산물을 수입 판매하는 차원에 머물러 왔으며 가전과 컴퓨터 등은 수입판매가 이뤄지지 않았다.

대북 수출은 지난 98년 용산의 중고PC업체인 CC마트(대표 이병승)가 국내서 중고PC를 모아 북한 아주태평양평화위원회에 전달했던 것이 처음이었다.

삼성전자는 올해중에는 경협사업의 첫 제품으로 TV, 전화기, 카세트 녹음기 등을 생산하고 조만간 평양체육관에 전광판도 설치할 예정이다.

이와함께 LG전자도 한동안 보류됐던 대북 임가공사업이 본궤도에 오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 97년 통일부로부터 경협사업 승인을 받고 북한에 20만대 규모의 TV 합영공장을 만드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중소 가전업계는 정부의 이번 정상회담 계획 발표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소형가전업계의 최대 난제는 중국산 저가제품과의 경쟁을 위한 생산원가절감인데 북한에 진출할 경우 인건비나 공장설립비용이 저렴해 경쟁력을 갖출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국내 시장만으로 매출확대가 어려워 수출에 적극 나서왔던 업체들은 생활용품과 소형가전제품 보급이 절대적으로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진 북한에 소형가전 제품을 판매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기술집약적인 분야보다는 가격적인 요소가 세계시장에서 승패를 좌우하는 카오디오·인터폰·비디오폰 등의 품목을 제조하는 업체들은 기대가 크다.

가전유통의 경우 국내 가전제품의 품질이 세계 유명 메이커에 비해서도 뒤지지 않아 통상이 이뤄지게 되면 발빠르게 북한의 소비자 시장에 파고들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컴퓨터 유통업계도 이번 결정을 호재로 보고 있다. 그동안 펜티엄급 PC는 대북 수출이 규제돼 왔으나 앞으로 남북 협력이 가시화돼 규제가 완화 또는 없어질 경우 본격적인 진출을 고려하는 업체도 있다.

또 중국업체들의 불법복제에 어려움을 겪어온 인터폰·비디오폰 등 국내 HA업체들은 이번 남북정상회담에서 지적재산권에 보장장치가 마련된다면 북한시장 진출이 중국시장보다 더 유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지문인식기술 등 북한의 발달된 기술도 있어 일부 북한산 제품의 수입판매도 가능하게 될 전망이다.

<생활전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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