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반독점 판결이 증시에 미치는 영향

지난 4일 미 연방법원으로부터 반독점법 위반 판결을 받은 마이크로소프트(MS)의 여파가 국내증시에 그대로 미치고 있다. 미 연방법원의 판결 다음날인 6일과 7일, 국내 컴퓨터 및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주가는 오랜 독점에서 벗어난다는 심리적인 기대감으로 하락에서 상승세로 급반전한 것이다. 특히 지난 6일에는 전체적인 약세장에도 불구하고 관련 종목들이 적색으로 바뀐데 이어 7일에도 상승세가 계속됐다.

대우증권 김장표 연구원은 『유동적인 변수가 잠재해 있지만 6일부터 MS의 반독점법 위반 판결에 따른 영향이 국내 증시에 바로 반영됐다』며 『하지만 정보통신 시장 확대에 따른 증시 반향이라는 점에서 장기적인 측면에서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드웨어=PC 제조사의 대명사인 삼보컴퓨터는 지난 6일 전일보다 500원이 오른 7만3100원을 기록하며 침체된 장세에 두각을 보였다. 7일에도 7만4800원으로 1700원이 올라 MS의 반독점 판결에 따른 수혜를 한껏 과시했다. 현대멀티캡도 지난 6일 전일 대비 200원이 오른 2만7700원으로 마감한데 이어 7일에는 가격제한폭인 2만9250원까지 올랐다.

이렇게 주가가 오른 것은 그간 PC 제조사의 경우 윈도 운용체계 탑재에 따른 비용으로 MS에 20달러 상당을 지불함으로써 원가상승의 부담을 안아야 했던 반면 MS의 독점적인 지위가 사라질 경우 저가 PC 제조가 가능해지면서 PC시장이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심리 때문으로 풀이된다.

◇리눅스=MS의 독점 판결에 따른 가장 큰 수혜는 역시 리눅스 관련종목이다. 리눅스와 같은 대체 프로그램의 시장 점유가 확대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나스닥 시장에서 MS 주가 폭락과는 달리 리눅스 전문업체인 레드햇, 코렐, VA 리눅스는 상승세를 보인 것도 이런 연유에서다.

코렐사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리눅스 사업을 하고 있는 가산전자는 소폭이지만 6일과 7일 모두 40원, 510원씩 올랐다. 서울시스템도 7일 320원이 오른 4150원으로 마감했다.

그러나 리눅스의 경우 국내 자체 기술력이 부족한데다 아직 명확한 수익모델이 제시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관련 종목들의 수혜는 크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SW 개발사=MS의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으로 고사위기에 처해있던 국내 소프트웨어 업체에 이번 MS의 독점 판결은 입지를 강화시키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특히 미 연방법원이 윈도 소스코드 공개와 같은 제재방안을 강구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운용체계와 같은 플랫폼보다는 애플리케이션 개발 능력을 보유한 SW개발사의 입지가 확대될 것으로 확실시되고 있다. 한글과컴퓨터, 핸디소프트, 안연구소 등 윈도 기반의 소프트웨어 개발업체가 바로 여기에 해당한다.

이에 따라 한글과컴퓨터는 지난 7일 가격제한폭인 2650원이 오른 2만5050원에 마감, 상승장세로 돌아섰다. 핸디소프트는 6일과 7일 모두 상한가까지 올라 각각 4만6700원, 5만2300원을 기록함으로써 MS 독점 판결에 따른 특혜를 톡톡히 봤다.

<정은아기자 ea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