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요>
기술과 인력 집약형 산업으로 인식돼온 조선산업은 최근 컴퓨터 기술과 이를 바탕으로 한 정보기술의 발달에 힘입어 기술력, 생산성 향상과 아울러 기술·정보 집약형 미래 전략산업으로의 전환을 위한 국가적 노력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특히 조선산업의 정보화, 미래화를 위한 수단으로 컴퓨터 통합 생산시스템(CIM)과 이를 기반으로 한 가상조선소 실현을 위한 연구개발이 경쟁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국내 제조산업의 대표주자이기도 한 조선산업의 정보화가 다른 산업에 많은 파급효과를 미칠 것이라고 봤을 때 해양 선진국으로서 선도적 역할을 담당하기 위해서는 조선산업의 정보화를 통한 대외 경쟁력 강화는 필수적이다.
또한 21세기 해양시대의 도래에 대비해 조선산업 자체적으로 정보·지식 관리능력을 배양해야 할 시기이기도 하다.
특히 조선산업은 특성성 타 산업에 비해 벤더와 공급업체 관리가 경쟁력의 주요 원천이기 때문에 전자거래 도입이 필수적인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최근에는 글로벌화에 따른 글로벌 소싱, 글로벌 네트워킹이 보편화하고 있다.
지난 98년에는 IMF 관리체제의 어려운 경제 여건에서 대형 조선소들이 주도하고 있는 수출선 분야에서 예외적인 호황을 누렸으나 경쟁심화로 인한 지속적인 선가하락과 경쟁국인 일본 엔화 가치 하락 등 구조적인 불안이 상존하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특히 내수시장을 위주로 하는 중소형 조선소와 관련업체의 경우 심각한 어려움에 처해 있다.
◇국내현황
사실 지난 70년대 후반 경영정보시스템(MIS)과 NC 절단 등 일부 생산 시스템 자동화를 대상으로 시작된 조선분야의 정보화는 80년대 들어 캐드 시스템 도입과 함께 도면작성을 중심으로 한 설계업무 전산화로 발전했다. 또 90년대에는 3차원 캐드 모델을 중심으로 한 설계·생산·관리 업무의 일관화·통합화로 확대돼왔다. 그 결과 대부분의 대형 조선소와 일부 중형 조선소의 경우 컴퓨터 시스템과 단말기는 업무의 기본수단으로 정착됐다.
최근에는 인터넷 보급이 확산됨에 따라 사내는 물론 선주, 선급, 기자재 업체와의 정보·문서 교환을 위한 수단으로 정착되고 있다.
95년부터 한국조선기술연구조합 주관하에 현대 중공업 등 국내 4대 조선사와 선박해양공학연구센터가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는 「차세대조선생산시스템(조선CIM)」 기술개발이 마무리 단계에 있으며 이와 병행해 3차원 제품모델을 기반으로 한 통합시스템의 구축이 각사별로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노력은 일부 대형 조선사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는 시장·생산거점 세계화, 업무 분산화, 조직 유연화 등 미래 조선산업의 환경변화에 대응하는 측면에서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조선CALS/EC 추진계획
국내 조선업계는 이같은 문제점을 극복하면서 정보통신기술 발전에 따른 조선산업 환경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나아가 21세기 세계일류 조선국으로 도약한다는 전략으로 범 업계 차원의 CALS/EC 체계 구축에 관한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CALS/EC는 국내 조선산업의 국제 경쟁력 향상은 물론 지식기반 미래 산업화를 위한 정보시스템 기반과 환경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조선 CALS/EC는 오는 2010년까지 3단계로 추진된다. 2002년까지 추진되는 제1단계에는 기반을 구축하고 2003년부터 2005년까지(2단계)는 시스템 확장, 2006년부터 2010년까지(3단계)는 정착단계에 들어서게 한다는 것이다.
조선 CALS/EC 체계는 조선소를 포함한 해운업체, 기자재 업체, 설계·생산 용역업체, 선급·정부기관, 교육·연구기관을 망라한 선박해양 관련 업체·기관의 산업기술 정보 공유·교환과 협력을 위한 환경이다. 따라서 지금까지의 조선소 중심 추진체계를 탈피해 조선기술연구조합을 중심으로 한 범 업계 차원의 협력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다.
◇기대효과
조선 CALS/EC는 기업의 경쟁력 향상을 위한 직접적인 수단이기보다는 미래 산업환경에서 생존하기 위한 전략이다. 따라서 조선 CALS/EC 체계 구축에 따른 경제적 기대효과가 아닌 이러한 환경 변화에 적응하지 못했을 때 개별 기업 혹은 산업 전체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리 예측하고 대응하기 위한 체계 구축 차원에서 검토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조선 CALS/EC 체계 구축으로 기대되는 경제적인 파급효과는 전략기획 사업 추진과정에서 구체적으로 검토될 예정이나 일반적으로 설계·생산 기간, 수명주기 비용, 품질 측면에서 30% 이상의 생산성 향상을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조선 및 관련 산업의 기술과 지식기반, 미래산업화를 위한 기반, 국내외 관련 기관과의 신속한 정보교환과 협력체계 구축, 중소 조선소와 선박기자재 업체의 정보화와 균형발전을 위한 구체적인 지원수단이 확보될 것이다.
◇외국사례
-미국
미국은 클린턴 정부 출범 이후 조선산업의 경쟁력 향상을 위한 정부 차원의 연구개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94년부터 추진해온 MARITECH 프로그램을 98년 완성, 이 프로젝트에서 개발된 기술을 고도화하고 실용화하기 위해 NSRP가 주관하는 MARITECH-ASE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지난해부터 5년 동안 약 4억달러의 예산으로 추진되는 이 프로젝트에는 시스템테크놀로지 분야가 예산의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국방성의 DARPA 등과 함께 미래 조선산업과 관련 기술환경을 크게 바꿀 것으로 주목된다.
-유럽(EU)
유럽국가들의 정보화 노력은 MARIS(MAritime Information Society)의 개념으로 요약된다. 지난 95년 발족한 G7-GIS(Global Information Society)의 일환으로 유럽연합(EU)과 캐나다가 공동으로 주관하고 있는 MARIS는 조선산업 분야뿐만 아니라 선박해양 기술과 관련산업 전 분야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주요과제로는 △해상교통·물류 분야의 MARTRANS △해양안전과 관련한 SAFEMAR △해양자원 개발과 보전을 위한 MARSOURCE △선박·해양 관련 산업 정보화와 관련한 MARVEL 등이 있으며 해양 관광, 교육분야까지 확대하고 있다.
-일본
70년대 이후 꾸준히 세계 1위 조선국의 위치를 지키고 있는 일본은 보유하고 있는 기술력과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면서 조선산업을 미래형 산업으로 전환하기 위한 국가적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SOF(Ships and Ocean Foundation)의 주도하에 80년대 중반부터 일관되게 추진하고 있는 CIMS(Computer Intergrated Manufacturing for Shipbuilding)에 이어 96년 완료된 GIMS(Computer Product Model Environmeont)를 토대로 지식공유 기술과 연계한 어드밴스트CIM에 관한 3년 동안의 연구가 완료단계에 와 있다. 또한 NCALS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추진된 선박CALS의 결과를 토대로 조선소와 기자재 업계간의 EDI 체계 구축을 위한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주문정기자 mjj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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