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디지털경영>중공업

<중공업 분야의 정보화 역사>

국내 중공업 분야의 정보화는 크게 두가지 분야로 나뉘어 진행돼 왔다. 급여·회계·자재관리 등 일반적인 사무자동화 부문과 자동제어기기 출현을 계기로 시작된 공장자동화 부문이 그것이다.

공장자동화 부문은 공작기계를 중심으로 한 수치제어장치(NC), 컴퓨터수치제어장치(CNC)로부터 시작된 하드웨어 중심의 자동화와 CAD CAM 등 소프트웨어 측면의 자동화가 병행, 발전해 왔다.

산업의 지속적인 발전과 함께 기계의 수요도 계속 증가하고 다양화하고 있으며 기술혁신, 국제화, 글로벌화 등으로 기업 대내외적인 환경이 변화함에 따라 중공업 분야의 정보화도 끊임없이 진보하고 있다. 우선 중후장대의 대명사인 중공업 분야에도 다품종, 소량화라는 변화에 직면함에 따라 기존의 개별적인 자동화·정보화를 중심으로 한 생산시스템에서 공장내 분산돼 있는 자동화시스템을 유기적으로 결합한 컴퓨터 통합관리(CIM) 생산시스템이 출현하게 됐다.

CIM 역시 생산에 관한 모든 정보를 컴퓨터 네트워크 및 데이터베이스를 활용, 통합 관리함으로써 원가절감, 품질향상, 다양한 수요에 대한 예측이 가능하게 됐는데 이것은 결국 정보화와 연계됨으로써 가능한 것이었다.

사무자동화 부문의 정보화도 70년대 자료처리 위주의 사무자동화에서 80년대 경영정보시스템(MIS)으로 발전해 왔고 80년대말 이후 의사결정지원시스템 및 전략정보시스템 출현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최근들어서는 공장자동화 부문과 사무자동화 부문을 통합, 별도의 구분없이 산업계의 제조, 연구개발, 설계, 시장관리, 구매, 재고, 판매 등의 정보를 표준화하고 통합된 정보시스템에 의해 동시 유통 및 순환시키는 CALS로 진전되고 있을뿐 아니라 유통측면에서도 전자상거래(EC) 및 사이버마켓이 등장, 주요 유통수단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러한 내적 변화와 함께 국내외 경제상황이 글로벌 경제체제로 급속히 재편되면서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정보화 시스템의 발전적 수용은 피할 수 없는 대세로 다가오고 있다. 특히 주목할 것이 전사적 자원관리시스템(ERP)으로 재무·인사·회계·물류·생산·판매 등 기업의 모든 업무시스템을 하나로 통합한 시스템이다. ERP는 90년대 후반 전세계적으로 기업들의 핵심 시스템으로 부상했다.

<중공업 분야에도 몰아치는 전자상거래 바람>

최근들어 중공업 분야에서도 가장 중요한 변화의 바람은 역시 전자상거래 시스템의 구축이다. 중공업 산업분야에서도 CALS EC 개념에 입각한 모기업과 협력업체간 구매조달 및 수·발주 업무를 위한 EDI 시스템, 인터넷을 통한 공개 구매시스템 구축이 본격화했고 일부 기업을 중심으로 제품개발 프로세스 개선 차원에서의 PDM 및 동시설계시스템 등을 구축중에 있다.

현대중공업의 경우 지난 93년부터 단계적으로 부문간 정보공유 및 통합시스템 구축과 CALS 기반 구축, 자재 조달과 부문간 거래업체간 전자화 등을 추진해왔다. 이 회사는 우선 협력업체와의 온라인 거래를 위한 「LOGOS(Logistics Operating System)」를 구축했다. 이 시스템은 수작업에 의한 자재구매 및 입고의 물류체계를 EDI를 이용해 처리할 수 있게 한 것이다. 현대중공업은 이와 함께 사업부별로 분산되어 있는 물류시스템을 통합한 구매통합정보 시스템, 인터넷 EDI 시스템 등을 구축해 활용하고 있다. 이 회사는 향후 2년내에 기존 VAN망과 인터넷을 통합한다는 계획이다.

대우중공업의 경우도 지난 96년 정부의 CALS 시범사업자로 선정된 이후 97년부터 연구개발 부문과 조달물류 부문에 기업재구축(BPR) 작업을 거쳐 제품정보관리시스템(PDM)과 ERP 시스템을 개발해 운영하고 있다. 전체적으로는 PDM, ERP, MES, KMS, SCM 등으로 구성된 통합정보 시스템을 운영중이다. 이 회사는 이러한 시스템을 기반으로 전제품의 디지털 목업(Mockup)화, 인터넷과 위성추적시스템(GPS)을 이용한 제품의 유지보수 지원시스템 구축을 진행하고 있다.

<업계 표준화가 문제다>

그러나 이러한 일부 대기업들의 시스템 구축 노력에도 불구하고 중공업 분야의 전자상거래 활성화를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 무엇보다 업계간 표준 및 호환성이 결여돼 통합정보관리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대기업들이 자사 협력업체들과 수직적이고 폐쇄적인 시스템으로 운영됨으로써 산업표준화가 해결과제로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또 모기업과 중소협력업체간 정보인프라 수준차이가 크고 특히 중소업체들의 경우 자체 전산망을 구축하지 못한 곳이 여전히 많다는 점, 정보화 수준이 상대적으로 높은 중견기업의 경우에도 제반 업계 표준이 미흡해 기업 내부의 정보화 차원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 등이 손꼽히는 지적사항 들이다. 결국 국가적 정책차원에서 정보화의 표준정립과 정보인프라 지원이 요구된다.

이런 점에서 기계공업진흥회를 중심으로 주요 업체 및 협력업체가 참여하는 중공업 CALS EC 구축 전략이 추진중이어서 주목된다.

이 계획은 전자구매 시스템 및 부품조달 정보 교환 시스템 등을 구현하는 구매조달 통합체계를 구축, 현행 수직적 부품조달 체계를 개선하고 거래의 투명성 제고 및 비용 절감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 부품공용화, 설계정보 교환 시스템 등을 구현하는 제품개발 시스템의 구축, 기계류 부품 및 소재 정보의 DB 구축, 사이버몰 구축 등을 통해 산업정보 체계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한국기계공업진흥회 박충섭 진흥본부장은 이와 관련, 『CALS EC 전략을 원활히 구현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업간 전자거래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중공업뿐 아니라 전체 산업계에 적용하기 위한 장기적인 계획과 업종별 상호호환성 확보 등 효율적인 이용방법을 사전에 계획하고 검토해야 한다』며 『업종별, 업종간 전자거래에 앞서 정보전략 계획을 수립하고 그 타당성과 상호 연계성을 확인하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밖에 중공업 CALS EC를 추진하기 위한 강력한 운영조직을 구성하고 업종내 공감대를 폭넓게 형성해야 한다는 점도 필수적인 선결과제로 꼽히고 있다.

<김상범기자 sb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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