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IT업체들의 화두는 단연 「e비즈니스」다.
전 산업분야에 걸쳐 모든 기업들이 전자상거래시스템 구축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면서 이를 구현하기 위한 e비즈니스 솔루션 시장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 마치 서부개척시대에 역마차들이 모두 서부를 향해 달리듯 e비즈니스시장은 IT업체들에 있어선 말 그대로 「황금의 땅」이 분명하다. 서부시대의 「엘도라도」가 되고 있는 셈이다.
시장성장 가능성이 이를 증명해 준다. 해외 유명시장조사 기관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2003년까지 전체 비즈니스 트랜잭션의 10%가 기업간(B2B) 형태로 이루어져 그 시장규모가 무려 1조30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기업과 소비자간(B2C)도 250억달러 규모로 적지 않은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결국 전자상거래시장의 확대는 이를 가능케 하는 e비즈니스시장 확대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e비즈니스시장은 98년도에 2억달러에서 내년에는 3000억달러 규모로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같은 상황은 국내에서도 마찬가지다. 이미 국내 인터넷 사용자수가 3000만명이 넘어섰으며 기업들도 나름대로 전자상거래를 위한 인프라 구축에 발벗고 나서고 있다. 이에 발맞춰 최근 들어 국내 e비즈니스시장도 큰 폭의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전자상거래연구조합에 따르면 올해 국내 전자상거래시장은 지난해의 2000억원보다 3배 증가한 5900억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삼성증권도 99년 3807억원에서 향후 3년간 연평균 149% 증가해 2002년에는 5조8987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e비즈니스가 컴퓨터 관련 업체들만이 아닌 IT업계의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은 이처럼 수요확대와 함께 인터넷 시장이 급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경향은 e비즈니스가 인터넷을 통해 상거래가 이루어지는 B2B나 B2C를 구축하기 위한 모든 관련 사업들을 포함하면서 더욱 확산되고 있다.
e비즈니스사업은 이제 기업들이 자체적으로 전자상거래를 위한 전산시스템을 구축하는 것뿐만 아니라 이제는 전산자원을 인터넷을 통해 빌려 쓰는 ASP사업으로까지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
최근 국내 IT시장에 ISP나 ASP사업자들이 대거 등장하고 있는 것은 e비즈니스시장의 변화뿐만 아니라 IT산업 전반에도 큰 변화를 몰고 오고 있다.
ASP사업을 벌이기 위한 인터넷 데이터센터(IDC)가 우후죽순처럼 늘어나고 기업들이 전산시스템을 자체적으로 구축하기보다는 이를 임대해 사용하기 시작한다. 이제는 한 업체가 모든 솔루션을 공급할 수 없는 상황에서 고객들에게 만족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관련 업체들간 제휴는 필수적인 조건이 되고 있다. e비즈니스시장에 통신업체, 인터넷업체들이 속속 가세하는 것도 바로 이러한 이유에서다.
따라서 e비즈니스시장은 이제 전자상거래를 구현하기 위한 솔루션을 확보하고 있는 업체들의 몫이 아니라 이들 업체와 통신업체, ASP업체들 「공동의 시장」으로 변해가고 있는 셈이다.
e비즈니스사업이 컴퓨터 및 소프트웨어업체뿐만 아니라 이를 바탕으로 솔루션을 제공하는 SI업체 및 서비스·컨설팅업체, 인터넷 기본 인프라인 통신망업체에 이르기까지 전 IT산업군에 걸쳐 최대의 현안이 되고 있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여기서 국내 IT시장에 가장 활발히 일어나고 있는 현상이 기업간 제휴 및 M&A다. e비즈니스시장이 급속히 발전되고 있는 만큼 고객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타업체로부터 아웃소싱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맞고 있기 때문이다.
IDC의 경우 데이콤이 컴팩코리아와 제휴해 한국인터넷데이터센터(KIDC)를 구축했으며 한국통신은 한국썬, SK텔레콤은 한국IBM 등 컴퓨터업체들과 손잡고 IDC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이외에도 하나로통신 등 기간통신 사업자와 한국통신하이텔을 비롯한 ISP 그리고 소프트웨어 전문업체들까지 컨소시엄을 형성해 시스템설치부터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포괄적인 업무제휴를 속속 맺고 있다.
현재 이 사업을 진행하거나 계획중인 업체만도 10여개에 달하고 있는데다 또 최근 e비즈니스시장의 관건으로 등장하고 있는 ASP사업이 활성화되면서 업체간 제휴는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실제 컴퓨터업체, 망사업자, IDC사업자, ASP사업자 등과의 전략적 제휴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앞으로 콘텐츠업체들까지 가세하게 될 경우 더욱 걷잡을 수 없는 제휴와 M&A열풍에 휩싸일 것으로 보인다.
국내 IT시장은 단순히 e비즈니스 솔루션시장이 아닌 이를 통신과 결합한 통합 솔루션시장으로 발전되면서 제2의 호황기를 맞고 있는 것이다.
컴퓨터업체들뿐만 아니라 네트워크업체, 소프트웨어업체 등도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e비즈니스시장을 겨냥해 공격적인 영업을 전개해 가고 있다.
한국IBM과 한국HP, 컴팩코리아 등이 e비즈니스 구현을 위한 전략들을 발표하고 삼성SDS, LGEDS 등 전 SI업체들이 향후 사업목표를 e비즈니스에 두고 속속 중장기 계획을 마련, 발표하고 있다.
특히 이들 SI업체들 중 그룹계열사들은 그룹의 전자상거래를 책임지는 중심축 역할을 맡게 되면서 사업으로 뿐만 아니라 전자상거래 운영기관으로서의 입지도 확보해야하는 상황을 맞고 있다.
이같은 상황은 통신업체들도 마찬가지다. 한국통신, 데이콤 등 기간통신망사업자들도 잇따라 e비즈니스사업에 진출하기 위해 속속 계열사들을 세우고 있으며 인터넷업체들은 인터넷업체대로 e비즈니스구현을 위한 솔루션 및 서비스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네트워크 장비분야에선 ASP분야에 특화된 솔루션을 보유한 알테온, 애로포인트, 시타라, 톱레이어 등 해외 네트워크 벤처업체들이 지사를 설립하면서 직접 시장공략에 나서는 등 공격적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SW분야에서도 시스템 및 네트워크 관리SW, 보안SW, 서버컴퓨팅 SW, 웹애플리케이션 서버업체 등이 ASP 특수로 올해 매출이 20∼30% 가량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대형 컴퓨터업계의 경우 ASP 특수를 잡기 위해 한국오라클, SAP코리아 등 소프트웨어업체와 망사업자, IDC사업자, ASP사업자 등과의 전략적 제휴를 확대하고 지원프로그램을 마련하는 등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변화에 편승해 컴퓨터업체들이나 통신업체들, 인터넷업체들이 단순히 매출확대를 겨냥하고 있다면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제살 깎아 먹기식 경쟁으로 이제 사회인프라로 인식되고 있는 정보시스템이 부실화할 경우 곧바로 기업은 물론 우리 경제에 치명적인 타격을 가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전자상거래를 위한 사회 인프라로서 보다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노력이 e비즈니스 솔루션공급업체나 통신업체들의 사업확대를 위한 전제조건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국내 IT업계의 e비즈니스사업은 벤처열풍과 더불어 이제 단순히 국내 IT업계의 미래를 결정짓는 관건이 아닌 우리 사회의 미래를 좌우하는 핵심요소로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양승욱기자 swy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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