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온폴리 TFT LCD 시대 열리나

국내 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 LCD)업체들의 상용화 박차로 저온폴리 TFT LCD에 대한 관심이 날로 고조되고 있다.

저온폴리는 차세대 TFT LCD 시장 선점의 바로미터로 업체마다 물밑에서 치열한 상용화 경쟁을 벌이고 있는데 삼성전자와 LG필립스LCD가 선제 공격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저온폴리의 상용화를 둘러싼 국내외 TFT LCD업체간 경쟁은 더욱 가열될 것으로 관측된다.

◇상용화 방향=저온폴리 상용화 움직임은 크게 두 줄기다. 하나는 IMT2000과 같은 휴대형 정보기기에 들어가는 소형 저온폴리이며 다른 하나는 노트북 PC용 대형 저온폴리다.

삼성전자·산요·마쓰시타·STNLCD 등은 소형 저온폴리의 상용화에 주력하고 있으며 도시바와 LG필립스LCD는 노트북 PC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렇다고 이들 업체가 특정 분야에만 전념하겠다는 것은 아니다. 나름대로 예측한 시장 전망과 내부 사장을 고려해 한쪽 분야에 집중하고 점차 다른 분야로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소형에서 대형으로, LG필립스LCD의 경우 대형에서 소형으로 나아가는 전략을 채택하고 있는 셈이다.

◇일본업체의 움직임=일본업체들도 저온폴리의 조기 상용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도시바는 TFT LCD 업체로는 처음으로 10.1인치의 노트북용 저온폴리 TFT LCD를 상용화해 양산중이다. 그렇지만 이 회사는 아직 적절한 수율을 확보하지 못해 양산이라고 말할 정도는 아니며 홀로 시장을 개척함으로써 어려움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도시바는 같은 입장인 LG필립스LCD와 긴밀히 기술을 주고 받고 있다.

STNLCD, 산요, 마쓰시타, 세이코엡손 등은 삼성전자와 같이 소형 저온폴리에 집중하고 있다.

소니와 도요타의 합작사인 STNLCD는 2∼6인치에 이르는 다양한 저온폴리를 개발했으며 경쟁사에 앞서 먼저 상용화함으로써 초기 시장을 선점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이 회사는 IMT2000 단말기용 2인치급 저온폴리의 조기 양산을 준비중이어서 삼성전자를 긴장시키고 있다.

산요는 자체 확보한 원천기술이 없어 소니로부터 기술을 지원받아 저온폴리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마쓰시타 역시 지난 세빗전시회에 출품한 IMT2000용 저온폴리를 개발, 조기 상용화를 모색중이다.

세이코엡손의 경우 저온폴리는 아니나 TFT LCD와 저온폴리의 중간 단계라고 할 수 있는 박막다이오드(TFD)라는 독자 기술을 개발, 양산에 들어감으로써 IMT2000 등 휴대정보단말기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상용화 전망=업계 관계자들은 TFT LCD 업체마다 저온폴리의 양산 체제 구축을 올 하반기로 잡고 있어 내년께 시장이 본격 형성될 것으로 전망한다.

그렇지만 안정적인 생산성 확보에는 시간이 소요되는 데다 저온폴리가 기존 제품에 비해 가격경쟁력이 떨어져 본격적인 시장 형성이 2∼3년 뒤일 것이라는 관측도 만만치 않다.

소형 저온폴리는 기존의 STN LCD에 비해, 대형 저온폴리는 기존의 아모퍼스실리콘 TFT LCD에 비해 고가이기 때문에 시장 잠식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업계 관계자들은 저온폴리 제품이 차세대 TFT LCD가 될 것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이론을 달지 않고 있다.

기존 제품에 비해 부착하는 IC가 거의 없어 제품의 신뢰성이 높은 데다 해상도, 사용자 편의성, 동영상 및 대용량 데이터 구현 등에서도 기존 제품을 압도하기 때문이다. 소비전력도 기존 제품 수준으로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업계 관계자들은 『높은 제조비용에 따른 고가격이 문제가 되고 있으나 업체들의 상용화 경쟁으로 생산비용은 앞으로 더욱 낮아질 것이고 그 때가 되면 순식간에 TFT LCD의 간판 제품으로 떠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소형 저온폴리의 경우 유기EL 등 신기술과 결합할 경우 IMT2000을 비롯해 디지털카메라 및 캠코더, 휴대형 게임기 등 무궁무진한 시장 창출로 성장속도가 빠를 것이라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문제는 국내 업체들이 일본업체의 견제를 어떻게 뚫을 수 있느냐다. 일본업체들은 국내업체와 상용화 경쟁을 벌이고 있으나 원천 기술의 확보에서 국내 업체를 다소 앞서는 상황이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기존의 아모퍼스실리콘 TFT LCD시장에서도 그랬듯이 국내업체들이 일본업체에 앞서 상용화해 시장을 선점할 경우 원천기술의 격차는 별다른 변수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화수기자 hssh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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