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정보통신 산업을 움직이는 사람들>3회-이동통신사업자

이동통신서비스사업체의 핵심요직은 대부분 모기업 출신 인사들이 차지하고 있다는 점으로 특징지어진다.

SK텔레콤 내부에 SK그룹 출신인사가, 한국통신프리텔의 경우 한국통신 출신이, 한솔의 경우 한솔제지 출신들이 주를 이루는 것도 그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최근 기업결합이 추진된 신세기통신의 경우, 대표 이사를 제외한 대부분의 이사직에 SK텔레콤 출신이 대거 포진했다. 이동통신서비스가 차지하는 위상이 강화됨에 따라 그룹내 전문가집단이 전진배치됐기 때문이다.

이처럼 모기업의 입김이 이동통신관련 자회사 요직인사 자리에 강하게 작용하는 것은 미래 이동통신에 대한 그룹내 기대감을 반영한다.

이동통신사업자의 선두주자인 SK텔레콤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은 손길승 회장. 경남 하동 출신인 손 회장은 65년 선경직물을 시작으로 선경그룹과 맺은 인연을 지켜오고 있다. 선경합섬 경영기획실 경영관리반장, 선경그룹 경영기획실장 상무이사, 경영기획실장 전무이사를 거쳤다.

그는 91년 대한텔레콤 사장으로 취임하면서 이동통신분야에 발을 디딘후 94년 한국이동통신(현 SK텔레콤) 사장, 회장에 올랐다. SK SUPEX 추구협의회 의장을 담당하면서 그룹내 이동통신위상을 크게 높인 장본인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조정남 현 사장도 대표적인 SK맨. 66년 SK(구 유공)에 입사한 이후 기술담당 상무이사를 거쳐 95년 SK텔레콤 이동전화무선호출 기술담당 전무이사로 옮겼다. 서비스생산부문장 전무이사, 생산부문장 겸 중앙연구원장 겸 네트워크사업부 부사장을 거쳐 98년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다.

이들 뒤에는 무선사업 부문장을 담당하는 표문수 부사장과 최재원 전무 등이 자리한다.

53년생인 표문수 부사장은 미국 보스턴대학교에서 경제학박사 학위를 받은 후 미국에서 교수로 재직했던 실력자. SK와는 89년 구 선경그룹 경영기획실 과장으로 인연을 맺은 뒤 SK텔레콤 경영기획실장 이사, 기획조정실장 상무이사, 기획조정실장 겸 사장실장 전무이사를 거쳐 98년 무선사업부문장 부사장에 이르는 초고속 승진을 거듭했다.

SK텔레콤 내부에서 주목할 만한 인물은 현재 IMT2000추진위원회 상근위원으로 있는 386세대 최재원 전무. 최태원 SK그룹 회장 동생으로 IMT2000 사업권 획득을 위한 최전선에 포진해 있다. 최 전무의 전진배치는 SK그룹의 미래가 달린 IMT2000 사업권 획득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는 평가다. 스탠퍼드대학에서 재료공학, 하버드대학에서 MBA를 마친 후 SK텔레콤 핵심으로 급부상중이다.

이동전화 가입자 서열 2위를 다투고 있는 한국통신프리텔의 주요 요직은 「한국통신 사람」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김우식 전무, 이경준 상무, 홍원표 상무 등 대부분의 이사자리가 한국통신 출신 전문인들로 채워져 있다.

우선 최근 이상철 사장의 총선 출마로 공석중인 대표이사 자리를 맡고 있는 김우식 전무가 전문인 출신이다. 54년생인 김우식 전무는 78년 기술고등고시 출신으로 한국통신에서 지능망 개발국장, 무선통신사업본부 종합계획국장, 한국통신프리텔 경영부문장 등 무선통신과 경영부문에 종사하면서 능력을 인정받았다. 마케팅 부문장을 맡으면서 이상철 전임사장과 「016」붐을 주도해 능력을 인정받은 케이스다.

네트워크 부문장을 맡고 있는 이경준 상무. 이 상무 역시 한국통신에서 사업개발단 기술부장, 광대역ISDN개발사업추진단 사업기획국장, 초고속통신추진본부 종합계획국장 등 기술관련 부문 요직을 두루 거쳤다.

기획조정실 상무를 맡고 있는 홍원표 박사도 프리텔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재. 60년생인 홍원표 박사는 미국 미시간대 전기공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전문가 그룹의 일원이다. 무선통신 및 광소자를 전공한 홍 박사는 미국 벨코어시스템 연구그룹에서 연구원생활을 하다가 94년 한국통신 무선통신개발단과 인연을 맺었다. 현재 기술기획 총괄팀장을 맡고 있으며 60년생을 대표하는 인물로 대내외에 잘 알려져 있다.

LG텔레콤 남용 사장은 LG그룹내에서 손꼽히는 전략기획통. 고학으로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할 만큼 입지전적인 인물로 꼽힌다.

남 사장은 LG전자 입사 이후 수출기획 등 LG전자 해외 현지업무를 전문적으로 담당했다. 브리티시텔레콤과의 업무조율 등에서 수완을 발휘한 것도 이때 쌓은 노하우라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97년 LG전자 멀티미디어 사업본부를 맡아 1년만에 흑자기반을 마련하고 이어 LG텔레콤 대표이사의 자리에 올랐다. 임세경 부사장은 금성사 국내 영업관리 이사, LG전자 한국영업본부장 등 마케팅 주요 요직을 거친 LG그룹의 마케팅 전문가다. 상품기획담당 이사, 디자인연구소장 등을 거치면서 영업과 생산 양쪽을 두루 섭렵한 것을 장점으로 인정받고 있다. 임 부사장은 2000년 1월 LG텔레콤에 합류, 「카이 브랜드 전략」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주도하고 있다.

LG텔레콤 네트워크 CPU장 김관명 전무는 99년 정통부로부터 공식적인 「통화품질 1위」를 인정받는데 기여한 최대 공신으로 알려져 있다. 김 전무는 LG텔레콤 사업초기에 안방살림을 꾸려 나가는 조달본부장을 맡다가 지금은 네트워크 사업부문장 직을 맡고 있다. LG텔레콤의 네트워크에 관한 모든 업무를 관장할 만큼 기술부문에 대한 조예가 깊다.

업무홍보실장과 IMT2000추진사업단을 맡고 있는 박종응 전무(50)도 LG텔레콤의 대표적인 인물이다. 서울대 행정학과 대학원 출신으로 행정고시에 합격해 경제기획원과 재무부에 있다가 84년 LG와 인연을 맺었다. LG상사 인사관리부, 기획조사부, 자원개발부, 동남아 지역장, 회장실 전략기획팀 이사, 상무를 지냈다.

그는 LG구조조정본부에서 대외업무를 수행하다가 LG텔레콤에 합류, 재계·관계 등 폭넓은 대인관계를 바탕으로 IMT2000사업권 핵심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최근 SK와 기업결합이 진행되고 있는 신세기통신의 경우 정태기 사장, 유승렬 부사장 등이 핵심인사로 꼽힌다.

정태기 사장은 65년부터 10년간 기자생활을 거친 특이한 경력의 소유자. 다른 사업자 대표가 「곱게 자랐다」면 정태기 사장은 기업 사장, 출판사 대표, 화담기술 대표이사, 신문사 상무이사 등 파란만장한 경력을 갖고 있다. 92년 포스데이타 상임고문으로 포철과 인연을 맺은 뒤 95년 신세기통신 대표이사 사장에 취임했다.

SK입김이 강화되면서 SK텔레콤에서 이동한 50년생인 유승렬 부사장, 김신배 상무 등의 움직임도 주목받고 있다.

SK텔레콤 출신인 이들 중 특히 움직임이 두드러지는 사람은 유승렬 현 부사장.

75년 SK를 통해 SK그룹과 인연을 맺은 뒤 지금껏 한자리를 줄곧 지켜온 의리파로 꼽힌다.

유 부사장은 94년 SK경영기획실 이사, 인력관리팀 상무이사를 거쳐 SK구조조정추진본부장 부사장을 맡다가 지난 1월 3일 신세기통신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김신배 상무는 삼성그룹 비서실을 시작으로 동양그룹 경영지원실장을 지내다가 95년 SK텔레콤 사업전략담당 이사로 SK텔레콤과 인연을 맺었다. 그룹 일부에서는 신세기통신 경영정상화를 위해 취해진 인사로 보고 있기도 하다.

한솔M.com의 핵심은 역시 조동만 부회장이다. 한솔그룹 차세대 주자로 꼽히고 있는 조 부회장은 80년 연세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노스웨스턴대 대학원 경영학 수료하는 등 그룹경영을 위한 기반을 다져왔다.

지난 83년부터 국제금융, 호텔, 한솔제지 등에 종사하다가 96년부터 한솔그룹 정보통신담당 부사장을 거치면서 한솔M.com의 최고 경영자로 자리잡고 있다.

한솔M.com 정의진 대표이사는 연구소와 정보통신업계를 두루 거친 인물. 국방과학연구소, 삼성반도체 통신, 한국전자통신연구원, 한국통신진흥 금융사업본부장을 거쳐 서울이동통신과 인연을 맺으면서 이동통신업계에 발을 디뎠다. 96년 한솔PCS 영업총괄부사장으로 영입된 뒤 99년 한솔M.com 대표이사 사장으로 재직중이다.

그는 정보통신업계 야전사령관이라는 닉네임답게 소탈하면서도 치밀한 영업기획력을 자랑한다. 최근에는 「모바일 인터넷」을 앞세워 「M.com」으로 사명을 바꿔 화제를 모으고 있기도 하다.

IMT2000 사업단장인 이충근 전무도 핵심역할을 담당한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출신으로 20여년간 국내이동통신 교환기분야에서 최고의 연구실적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IMT2000사업권 추진단장을 맡은 것도 이 전무의 통신관련 엔지니어링 기술에 대한 기대를 반영한다.

영업을 담당하는 마케팅 본부장 박재욱 전무도 각종 부가서비스와 요금상품을 개발하는 핵심인물. 한솔M.com이 지난 99년 이후 최고의 가입자 순증률을 도출하는데 크게 기여했다는 평이다.

<김상룡기자 sr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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