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CPU의 성공적인 조기 상용화는 기술과 산업 그리고 시장과의 마주서기가 필요하다. PC 구성환경과 시장의 뒷받침이 뒤따라야 한다는 얘기다. 1㎓ CPU의 시범게임에서는 AMD가 인텔보다 한발 앞섰다. 이제까지 CPU시장에서 독야청청해온 인텔은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 수세에 몰린 인텔과 이제 추격의 고삐를 바짝 당긴 AMD. 1㎓ CPU의 본 게임을 앞두고 두 회사의 강점과 약점을 살펴본다.
◇양산기술 측면=현재 CPU는 알루미늄 연결의 0.25∼0.18마이크론(1마이크론은 100만분의 1m) 공정으로 생산되고 있다.
그러나 1㎓ CPU는 초미세공정의 열매이기 때문에 최소한 0.18마이크론 이하의 생산공정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인텔은 올초에 애리조나에 세계 처음으로 구리기술을 연결한 0.13마이크론 공정의 300㎜ 웨이퍼 공장(Fab)을 설립한다고 발표했으며 독일 드레스덴에 0.18마이크론 생산공장을 갖고 있는 AMD는 올 3∼4분기중으로 1㎓ CPU의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두 회사 모두 현재 1㎓ CPU를 양산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하고 있다. 인텔은 13개의 공장을 보유한 것에 반해 AMD는 이제 2개의 공장을 갖고 있다. 생산공정 기술수준이 비슷할 경우 1㎓ 양산단계에서는 인텔이 조금 유리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그렇다고 AMD가 열세라는 말이 아니다. AMD는 대만의 칩세트업체와 컴팩·게이트웨이 등 조립업체들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고 있는 점이 강점이다.
CPU는 칩세트, 시스템버스(FSB) 및 메모리와 연계해서 작동한다. CPU가 빠르다고 당장 PC의 성능이 그것을 따라가는 것은 아니다. 인텔은 램버스D램과의 호환에 중점을 둔 820/840 칩세트를 공급중이나 SD램의 호환에서 약간의 문제가 있고 FC-PGA 방식으로 전환하면서 공급에도 어려움이 있었다. 반면에 AMD는 대만의 비아(Via)가 애슬론 전용 칩세트인 「KX-133」을 출시하는 등 칩세트업체들의 지원이 비교적 순조로운 편이다. 이같은 주변환경까지 고려해보면 두 회사의 능력은 우열을 가리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 측면=1㎓ CPU가 실제 상용화까지 도달하는 데 있어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두 회사의 승부를 점치는 것은 시기상조다. 왜냐하면 두 회사가 경쟁을 하다 보니 1㎓ CPU의 발표가 빨라지면서 상대적으로 750∼850㎒ 기종들은 급격한 가격하락으로 수요를 넓힐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될 경우 1㎓ CPU의 시장형성이 늦어지는 결과를 초래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현재 출발선상에서 인텔보다는 AMD가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인텔보다 한발 앞서 제품을 발표한 AMD는 1㎓ CPU의 가격을 1299달러로 책정했다. 웬만한 PC 완제품 한대를 넘는 가격이지만 컴팩과 게이트웨이 등 PC업체에 공급하고 있다. 인텔도 AMD에 하루 이틀 사이로 IBM·델·HP 등을 우호세력으로 확보하고 제품공급에 나선다.
전문가들은 『1㎓ CPU를 채택한 제품이 2000∼4000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여 수요에 한계가 있다』면서 『앞으로 시장이 열리는 단계에서는 1㎓ CPU의 가격을 누가 빠르게 인하시킬 수 있느냐의 여부에 따라 두 회사의 승패가 갈릴 것』으로 예측했다.
<김인구기자 cl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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