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핵심부품인 유리의 공급부족현상 조짐이 보이면서 반도체에 이어 제2의 수출품목으로 떠오르고 있는 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 LCD) 및 컬러필터 생산에 차질이 생겨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특히 일본 TFT LCD 관련업체들의 설비증설 완료와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고 있는 대만업체들의 생산설비 가동이 겹치는 연말에는 세계적으로 유리 수급난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여 국내업체들의 생산차질은 심각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서 삼성코닝정밀유리가 월 30만장 규모의 유리생산설비를 갖추고 풀가동하고 있으나 삼성전자와 LGLCD·현대전자 등 TFT LCD업체들과 삼성전관 등 컬러필터업체들이 올들어 생산설비를 150∼200% 늘리면서 국내 유리공급량 자체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이다.
업체의 한 관계자는 『국내 TFT LCD 패널 및 컬러필터업체들의 잇따른 설비증설로 생산능력이 지난해보다 크게 증가한 35만∼40만장에 이르고 있으나 국내 공급능력은 30만장에 그쳐 근본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라면서 『통상 30일분의 재고를 보유했으나 최근 들어선 20일치의 재고밖에 없어 유리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TFT LCD 패널 유리와 컬러필터는 같은 회사의 제품을 써야 좋은 품질을 확보할 수 있으나 유리의 수급난이 악화될 경우 컬러필터의 품질 저하로 인해 TFT LCD 패널 생산에 차질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국내 TFT LCD 및 컬러필터업체들은 유리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유리공급처를 일본업체로 전환하는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이마저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일본 유리업체들이 국내업체보다 일본 수요처에 우선적으로 공급 물량을 배정하고 있는 데다 일본 TFT LCD업체들의 설비증설까지 겹쳐 일본에서도 유리수급이 원활치 않기 때문이다.
특히 TFT LCD 설비투자에 나서고 있는 대만업체들이 생산설비를 본격 가동하기 시작하는 연말에 가면 유리수급난은 전세계적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TFT LCD 패널 설비투자가 급증한 데 반해 유리업체들의 설비증설이 뒤따라 주지 못하면서 전세계적으로 유리수급에 불균형이 생겨날 수밖에 없다』면서 『장치 산업인 유리산업의 특성상 기간이 오래 걸릴 수밖에 없어 유리수급상황은 악화될 것으로 보여 TFT LCD업체의 생산차질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원철린기자 crw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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