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운 한국자원연구소장
과거 「모험의 대상」이었던 바다는 「신이 인류에게 물려준 마지막 공동의 유산」이라는 유엔의 결의에서 보듯 과학기술의 발전과 함께 매우 유용한 자원의 보고로 인식되고 있다. 특히 교통과 통신의 발달로 유한한 공간으로 변했다.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로 둘러쌓인 반도국으로 남한 면적의 3.8배에 달하는 배타적 경제수역, 1만㎞ 이상의 해안선, 다양한 종류의 해저자원 부존 등 21세기의 국가발전과 환태평양권에서 중심국가로 부상하기 위한 유리한 여건을 갖추고 있다.
우리나라는 이미 지난 73년과 78년 두 차례 오일쇼크를 경험한 바 있고 특히 광물 및 에너지의 해외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이들의 장기 안정공급을 위한 국내외 개발정책이 우선돼야 한다. 또 정부 주도 아래 국내 대륙붕 석유개발을 위한 기초조사는 물론 외국 석유회사를 비롯한 민간기업의 참여를 유도해 민·관 공동개발체제 구축이 절실하다. 해저는 국내 대륙붕 석유자원 이외에도 골재자원, 미래형 청정에너지로 유망시되는 메탄 수화물 탐사 및 개발에 대한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
심해저 광물자원은 차세대 전략광물 공급원이 될 수 있지만 이를 개발하는 데는 많은 투자가 필요하고 투자기간이 길며 첨단기술과 장비를 동원해야 하는 등 투자 리스크가 크다. 때문에 수익성과 투자비 회수기간을 볼 때 민간기업이나 특정 단체의 수준에서는 감당하기 어렵다. 따라서 국가 지원으로 분야별 전문성을 확보한 산·학·연의 긴밀한 연계체제를 구축하고 공동연구 및 상호협력 체제를 통한 시너지 효과를 노리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민간 참여기업에 대해서는 연구개발을 위한 투자여건 조성을 위해 자원개발사업의 특성에 따른 투자위험 감소와 자발적 참여에 상응하는 금융·세제상의 혜택을 부여해야 할 것이다. 또 해저자원개발사업 기반 구축을 위해 연구시설 확충과 전문 고급인력의 양성은 물론 인력자원 데이터베이스의 효율적 활용 등 국가적 단계별 추진계획과 함께 저변확대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최근 한·일 어업협정에서 보는 바와 같이 200해리 배타적 경제수역 선포, 주변국과의 해양경계획정 등 우리 주권을 지키기 위한 관할해역 관리는 현 세대는 물론 다음 세대에게도 물려줄 중요한 유산이다. 이를 위해 현재 30%의 진척을 보이고 있는 국내 대륙붕 해저지질도 작성 및 해저광물자원 조사는 시급히 서둘러야 할 과제다.
이에 따라 한국자원연구소의 역할도 더욱 증대돼야 한다. 최근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하에 수행되고 있는 각종 연구사업이 더욱 활성화돼 선진국과 대등한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통한 국가 경제에 디딤돌이 돼야 하기 때문이다.
31일은 올해로 4회째를 맞는 「바다의날」이다. 이를 즈음해 우리는 바다에 대한 진취적 기상과 지속 가능한 유용한 자원으로서의 인식, 지구촌의 각종 난제를 해결할 수 있는 돌파구로서의 바다를 미래의 삶의 터전으로 재인식해야 한다.
특히 에너지 및 광물자원의 합리적 이용과 함께 개발·보전이라는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무엇보다도 산·학·연이 상호 연계된 연구개발체제를 강화하고, 실용화를 목표로 국제공동연구를 통한 기술이전 및 기술교류, 그리고 관련 전문인력자원의 배양·활용을 위한 정책적인 배려가 선행되어야 한다. 이럴 때에만 21세기의 지구환경시스템과 조화를 이루는 해양개발계획이 성공적으로 수행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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