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인쇄회로기판(PCB) 수출전선에 환경라운드 선풍이 불어닥칠 조짐이다. 국산 PCB의 3대 수출시장 중 하나인 유럽 국가들이 이르면 내년 하반기부터 기존 에폭시수지 계열 원판(일명 FR4)을 사용한 다층인쇄회로기판(MLB)의 역내 반입을 엄격히 규제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
특히 대유럽 MLB 수출물량 중 절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독일이 PCB의 난연재로 사용되고 있는 브롬을 포함한 할로겐족 화합물의 사용을 현재보다 10배 이상 엄격히 규제하는 「화합물배출규제법」을 내년 7월부터 적용키로 한 데 이어 여타 유럽 국가들도 유사한 법령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환경라운드가 국산 PCB 수출의 최대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PCB업계의 한 전문가는 『현재 에폭시계 PCB의 난연재로 사용되고 있는 브롬을 비롯한 할로겐족 화합물은 소각폐기시 발암물질인 다이옥신을 배출, 유럽·일본 등지에서 그 사용량을 규제하는 대신 질소·인산계 화합물로 대체해 가고 있다』면서 『그러나 국내에서는 질소·인산계 화합물을 난연재로 사용한 에폭시 원판이 생산되지 않는데다 PCB업체는 물론 세트업체들도 이에 대한 인식이 크게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베어PCB·원판 및 이를 사용한 전자제품의 대유럽 수출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기 위해서는 그린원판의 국산화와 이를 바탕으로 한 PCB 및 전자제품의 제조가 시급하다고 업계 전문가들은 주장하고 있다.
이미 도시바·마쓰시타·히타치 등 일본 원판업체들은 그린PCB시대가 조만간 본격 개막될 것으로 보고 수년 전부터 그린원판 개발에 착수, UL을 비롯한 국제공인 품질규격을 획득하고 내년부터 본격 양산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반면 국내 원판업체들은 이제 막 개발계획을 수립중에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PCB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도 초박 원판을 비롯한 에폭시계 원판의 55% 정도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데 그린원판시대가 본격 개막되면 국산 원판의 설자리는 더욱 줄어들 전망』이라면서 『국산 PCB의 수출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원판업체의 적극적인 그린원판 개발노력이 요청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국내 최대 원판 생산업체인 (주)두산의 한 관계자는 『그린원판시대에 대비, 페놀계 및 복합화합물 원판(CEM)은 이미 그린화를 완료했으나 MLB 소재인 에폭시 원판은 아직까지 그린화되지 못했다』고 설명하고 『오는 2000년경이면 에폭시계 그린원판 생산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희영기자 hy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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