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성을 추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합니다. 규모로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노력과 기술을 인정해주고 이에 기반한 계약과 거래가 가능한 사회가 돼야 합니다.』
현영시스템즈의 김현진 사장은 단지 공급회사 규모나 간판만으로 제품까지 평가하는 인식에 아쉬움을 표하고 전문성을 인정하는 사회풍토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 이러한 인식 조성에서 수요자뿐만 아니라 공급자들도 반성할 점이 많다고 덧붙인다.
내년 1월 10일이면 설립 20년째를 맞는 현영시스템즈는 그동안 총 1백60여건의 프로젝트를 수행해오며 국내 소프트웨어산업과 함께 해온 전문 시스템통합업체. 독립 소프트웨어 기업으로는 국내 최초의 회사로 평가되는 현영시스템즈는 창립 20주년을 앞둔 이달 3일 정보통신부 소프트엑스포 위원회가 주최한 정보통신 소프트웨어 공모대전에서 야심작 「HYCASE/CASD」로 대상인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내년을 해외진출 원년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는 현영시스템즈의 김현진 사장을 만나 이번 대통령상 수상 제품과 국내 소프트웨어 산업 얘기를 들어봤다.
-이번에 대통령상을 수상한 「HYCASE/CASD」는 어떤 제품인가.
▲「HYCASE/CASD」는 정보시스템 개발에 필요한 자동화도구로 케이스툴과 미들웨어, 프로그램 소스 자동생성, 문서관리 기능이 통합된 제품입니다. 정보시스템 개발부터 사후관리까지를 모두 지원하는 새로운 시각의 소프트웨어입니다.
-제품을 개발하게 된 동기는.
▲처음부터 상품화를 목적으로 개발한 제품은 아닙니다. 그동안 많은 프로젝트를 수행해오면서 자체적으로 개발해 사용하던 기술이 차츰 쌓이면서 하나의 상품으로까지 발전하게 됐습니다. 실질적인 개발기간을 추산하면 10년 정도 걸린 셈입니다.
-국산 개발도구가 성공하기 어렵다는 인식들이 많은데.
▲외국 제품을 맹목적으로 신뢰하는 것이 우리 현실입니다. 국산 제품이니까 써달라는 말은 안할 것입니다. 객관적인 신뢰를 쌓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실질적인 구축사례를 확보해나가고 해외시장에도 본격 진출할 계획입니다. 지금 미국 하나파이낸셜의 팩토링업무 시스템 개발에 「HYCASE/CASD」를 적용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공공 프로젝트 수행을 통해 신뢰를 쌓아갈 것입니다.
-IMF 한파로 국내 소프트웨어 업계가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현영시스템즈는 어떤가.
▲물론 어렵습니다. 일감도 줄고 또 업체간 경쟁도 날로 심화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IMF체제로 국내 소프트웨어 산업이 위기라고 단정하기보다는 오히려 전문화로 승부해 살아남는다면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국내 소프트웨어 산업에 대해 한마디한다면.
▲소프트웨어 업체들은 품질에 더 신경써야 합니다. 스스로 정당한 대가를 요구할 수 있어야 합니다. 급하다고 헐값에 수주해 품질을 떨어뜨리고 불신을 조장하는 상황입니다. 이런 점에서 최저입찰가 정책은 무조건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개발방법에 대한 철저한 품질관리에 신경을 써야 합니다.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국가 정보화 사업도 하드웨어에 치중돼 있다는 느낌입니다. 심하게 얘기하면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은 막노동자보다도 못한 꼴이 되고 있습니다. 벤처기업 육성도 아이디어만 있으면 창업해 성공할 수 있다는 잘못된 인식을 심어주고 있습니다. 소프트웨어는 기술과 함께 경험이 축적돼야 하는 지식중심적인 산업입니다.
-내년 사업계획은.
▲해외시장 개척만이 살길이라고 생각합니다. 단순한 해외 인력파견이 아니라 외국에서 직접 프로젝트를 수주해 구축할 계획입니다. 현재 파일럿 프로젝트로 미국 하나파이낸셜의 팩토링업무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고 이 개발작업에 「HYCASE/CASD」를 적용하고 있습니다.
<김상범기자 sb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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