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전산기업계, 외산 중대형컴 공급 늘린다

 국산 주전산기 제조업체들이 최근 외국계 유력 중대형컴퓨터 업체들과 짝짓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LG전자·현대정보기술·대우통신·삼성전자 등 국산 주전산기 업체들은 최근 세계 중대형컴퓨터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HP·IBM·시퀀트 등 외국계 중대형컴퓨터 업체들의 주력 하드웨어 제품을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국내에 공급하기로 하는 제휴를 점차 확대해나가고 있다.

 주전산기 제조업체들의 이같은 움직임은 그동안 적자에 시달려온 국산주전산기 사업의 이점이 갈수록 떨어져 이에 대한 새로운 방안으로 국산주전산기 제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뛰어나고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외산 중대형시스템 공급에 주력하기로 사업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분석된다.

 LG전자(대표 구자홍)는 기존 자사 주전산기를 대체한다는 방침 아래 최근 한국HP와 엔터프라이즈 솔루션 분야에서 전략적인 제휴를 맺고 두 회사가 공동으로 국내 중대형컴퓨터 시장개척에 나서기로 했다.

 이에 따라 LG전자는 한국HP의 유닉스서버인 「D·K·V 클라스」에 LG브랜드를 붙여 국내 중대형컴퓨터시장에 OEM공급하면서 매출확대를 꾀할 계획이다.

 LG전자는 기존 취급해온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의 워크스테이션과 더불어 한국HP의 유닉스서버 기종을 내년도 주력기종으로 내세워 통신과 금융시장 등을 집중 공략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현대정보기술(대표 김택호)은 올들어 미국 시퀀트와 활발한 접촉을 가지면서 이 회사의 유닉스서버인 「누마Q」 기종을 OEM 공급하기로 합의하고 내년초부터 국내에 공급할 예정이다.

 이 회사는 이에따라 시퀀트가 조만간 선보일 중저가형 유닉스서버 「누마Q 1000」을 OEM 방식으로 조달, 그동안 주전산기 시장을 대상으로 공급해온 신국산주전산기인 「UX9000」을 대체해나간다는 계획이다.

 현대정보기술의 한 관계자는 『누마Q 1000의 경우 확장성과 안정성이 뛰어난데다 가격도 비교적 저렴해 기존 주전산기 제품을 대체하기에 적합한 기종』이라면서 『앞으로 이 제품을 전면에 내세워 공공시장은 물론 금융·통신·제조업 등 민수시장을 겨냥해 공급확대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우통신(대표 유기범)은 국산 주전산기사업이 불투명하다고 보고 이미 몇년 전부터 한국IBM과 유닉스서버 기종에 대한 OEM 공급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이 회사가 올들어 주력 중대형시스템으로 공급해오고 있는 「아이닉스 DTC 시리즈」의 경우 한국IBM의 유닉스서버 「RS/6000」 기종을 OEM공급하는 제품으로 꼽히고 있다.

 삼성전자(대표 윤종용)도 NCR의 대형시스템에 이어 미국 인텔의 자회사인 콜로라리 기반의 서버인 「SSM8000 시리즈」를 지속적으로 국내시장에 공급한다는 방침을 정함에 따라 앞으로 콜로라리와 협력관계를 더욱 탄탄하게 구축할 것으로 보인다.

<김영민기자 ym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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