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강호문 전무(48)는 컴퓨터사업부에서 네트워크사업부 부장으로 자리를 옮긴 지 몇달이 지난 지금에서야 대강의 업무가 눈에 들어온다고 말한다. 그만큼 네트워크사업이 복잡하고 기술적 난이도가 높기 때문이다. 여기에 하나 더해 네트워크사업부는 삼성전자 정보통신사업 부문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탓에 강 전무의 어깨는 결코 가볍지가 않다. 강 전무를 만나 그동안의 사업 구조조정과 앞으로의 계획을 들어봤다.
-먼저 최근에 사업부 내부에서 실시한 구조조정 내용은 무엇인가.
▲힘의 집중화 차원에서 몇몇 제품을 분사하거나 이관했습니다. 고체촬상소자(CCD) 카메라와 녹화장치(VCR), 모니터로 구성된 비디오시큐리티시스템의 경우 제품성격을 반영해 정보가전으로 이관했고 홈오토메이션 사업도 관련 계열사로 넘겼습니다. 또 무선호출기 사업은 별도로 분사했으며 전화기 사업도 정리했습니다. 앞으로도 사업부내 시너지나 응집력이 떨어지는 제품은 과감히 정리할 방침입니다.
-컴퓨터사업부와 중첩돼온 PC서버 사업 방향은.
▲내년부터 PC서버 생산·공급을 네트워크 사업부로 일원화하기로 교통정리했습니다. 따라서 컴퓨터사업부에서는 PC영업과 관련해 필요할 경우에 네트워크사업부에서 PC서버를 공급받아 판매하게 됩니다. 물론 네트워크사업부도 PC서버를 중심으로 한 솔루션 영업을 강화해나갈 계획입니다. 그러나 PC 성능이 향상되면서 사업범위가 서버시장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중첩현상이 다시 심화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국내 통신사업 환경과 시장에 대해 전망한다면.
▲IMF 영향으로 통신사업자들의 투자가 크게 위축됐으며 이는 2, 3년 동안 지속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 금융과 민수시장 위축으로 공공시장에서 과당 출혈경쟁이 심화되고 있어 가격을 중심으로 한 경쟁력 확보가 중요한 요소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통신사업자를 비롯한 대기업들의 구조조정이 마무리되고 정보기술(IT) 부문에 대한 투자가 재개되는 오는 2000년부터 시장환경이 다시 활기를 띨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삼성전자의 대응방안은.
▲기본적으로는 수익성 중심으로 사업을 끌어갈 방침입니다. 그리고 미래시장에 대비한 제품개발과 경쟁력 확보에 주력할 생각입니다. 음성·데이터의 집중추세에 발맞춰 ATM, 데이터 통신장비, 광가입자 전송장비를 이미 확보했으며 오는 2000년 안에 IMT2000을 상용화하고 초고속통신망에 대비, 제품의 고속·대용량화에 개발력을 집중할 계획입니다.
이와 함께 해외시장 진출을 더욱 확대 강화해 미국·중국·호주·이탈리아·영국·독일·프랑스 등을 수출 주력시장화할 계획입니다. 특히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방식의 통신시스템에 대한 미국시장 진출을 적극 추진하고 있습니다.
-제품사업군별 시장분석과 대응방향은 어떻게 전개해나갈 것인가.
▲먼저 교환기의 경우는 국내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렀지만 한국통신의 반전자교환기 대체사업과 하나로통신·온세통신 등 신규 통신사업자 수요, 그리고 교환기 도입은 오는 2001년부터 본격화할 초고속국가망 등 ATM 시장에 대비해 제품력과 기술경쟁력 확보에 주력할 생각입니다.
전송장비는 연평균 35%의 고속성장이 예상됨에 따라 우선 기간 전송망 제품군과 생산력을 보강하고 가입자 전송망 제품에 대한 경쟁력 우위를 확보하면서 가입자망 선점을 위한 마케팅을 강화할 계획입니다.
이동통신장비는 CDMA장비를 중심으로 한 해외시장 개척에 주력하고 신규사업분야(PicoBTS, IMT2000 등)에 대한 사업경쟁력 확보, 무선가입자망(WLL) 상용화 개발 및 시장우위 확보에 사업전략의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이외에 기업네트워크 부문은 시장수요가 당분간 정체 또는 악화되다가 IMF 극복 이후에 다시 활기를 찾을 것으로 예상, 제품군별 시장전략을 다시 수립하고 전략시장 확보 등을 통한 손익구조 개선에 역점을 둘 방침입니다.
<이윤재기자 yj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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