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밀레니엄에 도전한다 (7);가남전자

 지난해 유일하게 컴덱스에 참가한 PC케이스 업체인 「가남전자」의 최세진 사장은 국내 PC케이스 업계에 수출바람을 불어넣은 주인공이다. 그는 세계 PC케이스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대만업체를 제치고 처음으로 국산 PC케이스 본격 수출에 성공함으로써 한국에서도 PC케이스를 만든다는 사실을 해외 바이어에게 알린 일등공신이다. 그리고 가남전자는 올해 약 3백만달러 규모의 PC케이스 수출을 달성한 국내 제일의 PC케이스 수출업체다.

 가남전자가 PC케이스 생산에 착수한 것은 지난 95년. 이미 PC케이스 내수시장은 성숙단계에 접어들어 신규업체가 매출을 크게 늘리는 것은 쉽지 않았다. 이때 가남전자가 채택한 전략은 PC케이스의 디자인 차별화였다. PC케이스라면 천편일률적으로 「각진 상자형」 제품만 연상하던 당시, 대담한 컬러와 곡선을 도입한 제품을 출시한 것이다.

 이러한 마케팅 전략은 대성공을 거둬 이후 국산 PC케이스가 세계적으로도 가장 「튀는 디자인」을 갖게 된 직접적인 이유가 됐다. 대부분의 PC케이스 업체가 새로운 제품개발을 위해 자체 디자인실을 운영하거나 특정 디자인 용역업체에 맡기는 방식을 채택하는 데 비해 가남전자는 여러 군데의 디자인 용역업체에 제품디자인을 맡기는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제품 디자인을 한 조직에서 담당할 경우 아무래도 타성에 젖기 쉽다는 이유 때문이다. 이로 인해 대부분의 PC케이스 업체가 회사나름대로의 「스타일」을 갖는 데 비해 가남전자의 PC케이스는 제품시리즈마다 제각기 다른 디자인과 기능을 가지는 것이 특징이다.

 국내에서 어느 정도 시장기반 확보에 성공한 가남전자는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해외시장 공략에 나서기 시작했다. 내수시장에서 매출을 획기적으로 늘리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보고 일찌감치 해외수출에 전력한 것이 가남전자에는 큰 기회가 됐다.

 대부분의 PC 주변기기가 그러하듯이 대만업체들이 세계 PC케이스시장을 거의 석권하고 있는 상황에서 가남전자는 또다른 차별화전략을 시도했다. 내수용으로 제작된 튀는 디자인에다 많은 주변기기 장착능력을 원하는 해외바이어의 요구를 접목한 독특한 제품을 개발하기 시작한 것이다.

 웬만한 컴퓨터전시회마다 어김없이 참가해 국산 PC케이스의 우수성을 홍보한 노력은 해외에서 쏟아지는 제품주문으로 이어졌고 이는 국내 PC케이스 업계에 「우리도 세계시장에 진출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준 계기가 됐다.

<최세진 사장 일문일답>

 -PC케이스 개발에서 가장 중요한 점을 든다면.

 ▲PC케이스는 무엇보다도 PC주변기기를 가능한한 쉽고 안전하게 장착할 수 있어야 합니다. 최근 국산 PC케이스의 디자인을 보면 너무 극단으로 치닫는 느낌이 들 정도로 튀는 외관을 한 제품이 많습니다. 소음방지, 전자파 차단능력, 유지보수성 등 PC케이스의 기본기능에 충실하면서도 어느 정도의 디자인 변형을 시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내년에 유행할 PC케이스의 모습을 예상한다면.

 ▲소형화되면서도 주변기기 장착능력이 우수한 콤팩트형 제품이 유행할 것으로 보입니다. PC게임방을 겨냥해 게임분위기와 일치하는 독특한 디자인이나 다량의 주변기기 장착능력을 가진 마니아용 PC케이스 디자인에 대한 수요가 늘 것으로 예상됩니다.

 -국내 PC케이스업계의 수출증대를 위해 조언한다면.

 ▲PC케이스 업계가 수출에 적극 나서는 것은 고무적인 현상이지만 국내업체끼리 지나친 가격경쟁을 벌이는 것은 삼가야 합니다. 어차피 가격경쟁력만으로 대만산 PC케이스를 상대하는 것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업계공동으로 제값을 받고 수출하는 데 노력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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