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가 1백23MB의 데이터 저장공간을 갖는 차세대 플로피디스크드라이브(FDD)인 「프로FD」를 개발함에 따라 아이오메가·이메이션·카랩·소니 등과 함께 차세대 FDD시장을 놓고 치열한 판매경쟁을 벌이게 됐다.
FDD관련 전문가들은 전세계적으로 연간 1억대 이상의 PC에 FDD가 채택되고 있는 것으로 예측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2천만대가 노트북PC에, 2천만대 정도가 업그레이드나 개별구매로 인한 애프터마켓에, 6천만∼9천만대 가량이 데스크톱PC에 공급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번에 FDD 생산량 세계 4, 5위인 삼성전기가 차세대 제품시장에 진출한 것은 자체 FDD 제조라인을 갖추고 있어 라인 전용이 쉽다는 장점 외에 차세대 FDD시장 규모가 앞으로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삼성전기는 차세대 FDD시장에 늦게 진출하는 대신 디스크 가격을 경쟁제품의 절반 이하로 낮춰 시장을 잠식해 나간다는 전략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돼 내년하반기께 세계 차세대 FDD시장의 복병으로 떠오를 가능성마저 점쳐지고 있다.
현재 차세대 FDD 제조업체 중에서 미국 아이오메가사는 지난 95년 3월 「집드라이브」를 출시한 이래 1천8백만대의 드라이브와 1억장의 디스크을 판매, 사용자층 확보에서 가장 유리한 위치를 지키고 있는 상태다. 특히 이번 98추계컴덱스에서 아이오메가는 당초의 예상과 달리 2백50MB로 업그레이드된 「집드라이브」를 출시, 시장다지기에 적극성을 보였다.
여기에 일본 소니사가 동종업계에서 가장 우수한 기술로 인정받고 있는 제품완성도와 브랜드 이미지를 무기로 차세대 FDD업계를 긴장시키면서 시장진출을 노리고 있다.
그러나 차세대 FDD가 제조업체간 혼전양상을 딛고 표준규격을 확정하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2, 3년 정도 지나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지난 80년대초 소니의 1.44MB FDD가 표준으로 자리잡을 당시만 해도 IBM이 PC에 소니 FDD를 선정하는 것으로 PC표준이 확정됐지만 현재는 표준규격 획득을 위해서는 각사가 기술과 자본·마케팅능력을 총동원해야 한다.
더구나 차세대 FDD의 종류가 시간이 갈수록 늘어나고 제품간 호환성도 결여된 데다 PC공급업체들도 제품선정에 신중한 태도를 취하는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 특히 차세대 FDD는 세계시장을 무대로 개발과 영업·마케팅을 펼쳐야 하는 제품속성을 볼 때, 제조업체의 자본력과 기술력과 더불어 마케팅능력도 큰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일찌기 차세대 FDD시장 진출을 선언했던 미쓰미와 스완·사이퀘스트 등 FDD업체들이 이 사업을 포기한 것도 기술·영업·자본에 기반한 극심한 경쟁체제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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