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기판시장이 수입업체 난립으로 과당경쟁 양상을 보이고 있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5개 안팎이던 주기판 수입업체가 올들어 30개 이상 늘어나 업체의 시장우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주기판 수입업체들은 IMF 이후 조립PC 매기 감소로 주기판 수요가 지난해에 비해 30∼40% 줄어들었는데도 수요확보를 위해 제살 깎기식 가격인하 경쟁을 벌이는가 하면 결제조건을 변경하고 있다.
현재 주기판 시장에서 주력제품으로 자리잡은 펜티엄Ⅱ용 BX 중급형 제품은 올 상반기 24만∼25만원의 가격대에 판매됐으나 최근 들어서는 6만원 이상 하락한 16만∼19만원 수준에 판매되고 있다.
펜티엄Ⅱ용 LX 주기판의 경우도 상반기에는 16만∼18만원선에 거래됐으나 시장경쟁이 치열해진 최근에는 11만∼12만원으로 5만원 이상 하락했다.
이에 따라 유통점이 제품판매를 통해 챙길 수 있는 마진도 과거 10% 수준에서 최근에는 5% 안팎으로 크게 하락했으며 주기판 가격인하 추세를 감안한다면 체감마진은 3%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가격하락을 부채질하고 있는 것은 전세계 PC불황이 내년 2월까지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위기의식을 느낀 대만의 주기판 제조업체들이 밀어내기식 물량공세를 펴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우리나라가 IMF 체제에 들어간 후 대부분의 주기판 공급업체들이 처음에는 현금결제 외에는 제품공급을 꺼려왔으나 주기판 판매량이 급감하자 최근 들어서는 대부분의 업체가 외상거래로 결제조건을 완화했고 심지어는 20만달러까지 외상거래를 허용하는 파격적인 조건을 내놓은 업체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시장에서 주기판 마진구조가 취약해진데다 판매량 감소로 재정상의 어려움을 겪는 주기판 총판업체가 속출하자 대만 주기판 공급업체들은 국내 총판사를 변경하거나 독점총판을 다중 총판체계로 전환하고 있다.
대만 에폭스의 경우 기존의 단일 총판체계를 변경해 레오텍과 엠에스디 두 곳으로 총판을 변경했으며 에이오픈은 당초 제이씨현시스템에서 슈퍼컴퓨터로 변경했다가 얼마전에는 LG상사로 총판체계를 변경했다.
아소스텍 역시 기진과 퍼스트시스템과 총판관계를 맺어오다 최근에 LG상사로 총판사를 변경했으며 에이비트는 엠에스디와 칼텍 등을 통해 주기판을 유통했으나 하반기 들어 유니텍전자로 총판체계를 일원화하는 등 제조사와 유통사의 밀월관계는 업체간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오래가지 못하고 있다.
<최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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