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도서관 DB 시스템 사업자 선정 공정성 시비로 "원점"에

 국회도서관이 총 50억원을 들여 추진하는 전자도서관 데이터베이스(DB) 구축 프로젝트가 저장장치 공급업체를 재선정하는 등 도입단계에서부터 파란을 겪고 있다.

 이 국회도서관 DB구축 프로젝트는 1.6TB에 이르는 대용량 저장장치를 새로 도입하는 것으로 최근 공급업체까지 선정했으나 일부 탈락업체가 규격에 이의를 제기함으로써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는 사태가 벌어졌다.

 국회도서관은 지난 9월 국회도서관의 각종 전문 이미지데이터를 저장, DB를 구축하기 위한 저장장치를 최저가 입찰방식으로 도입하기로 하고 EMC코리아를 비롯,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LG히다찌·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 등 대용량 저장장치를 공급하는 업체들을 대상으로 제안서를 받아 심사한 후 최근 공급업체를 선정했다. 그러나 선정업체의 저장장치가 국회도서관에서 제안한 규격(스펙)에 맞지 않는다는 점을 들어 한 탈락업체가 이의를 제기한 것.

 이와 관련, 국회도서관측은 『최저가로 응찰한 업체가 제안규격에 맞도록 저장장치를 공급할 수 있다고 밝힘에 따라 선정요건에 가장 부합돼 공급업체로 선정했다』며 『그러나 탈락업체가 이에 대한 이의를 제기함에 따라 외부 전산학과 교수들을 통해 선정업체의 제품 스펙을 평가한 결과 국회도서관에 맞지 않는다고 판정해 무효화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입찰에 참여했던 또다른 업체의 한 관계자는 『국회도서관측이 저장장치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공급업체를 선정해놓고 스펙에 맞지 않은 장비를 도입한다는 민원을 제기하자 선정업체를 전면 백지화하는 일관성없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에 앞서 국회도서관 DB구축 프로젝트에 참여한 일부 업체 관계자들은 『처음부터 국회도서관이 제안한 저장장치 규격이 특정업체에 전적으로 유리하게 정해졌다』며 구체적으로 『인터페이스의 경우 스카시(SCSI)2나 울트라 스카시 정도로 충분한데도 광채널(FC-AL)과 IBM의 ESCON 인터페이스를 모두 지원하도록 한데다 저장장치에 들어가는 하드 디스크 드라이브 개당 용량도 18GB로 지정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한 관계자는 또 『국회도서관측이 저장장치 제안규격을 정하는 과정에서 특정업체 관계자를 참여시켜 특정업체의 장비가 선정되기 유리하도록 조항을 정하는 등 공정성에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다. 국회도서관측은 이에 대해 『실무차원에서 특정업체 관계자와 공동으로 규격제안 작업을 벌였을 가능성은 있다』고 시인하면서 『그러나 특정업체에 유리하도록 규격을 정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국회도서관은 이번주에 최저가를 제시해 공급업체로 선정됐던 업체를 제외한 나머지 업체를 대상으로 최저가 입찰방식으로 다시 공급업체를 선정할 계획이다.

 그러나 당초에 선정된 업체가 국회도서관측의 이러한 결정에 불복, 또다시 민원을 제기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국회도서관 DB구축 프로젝트는 이래저래 잡음이 끊이지 않을 조짐이다.

<김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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