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트워크·PC·소프트웨어 등 정보기술(IT)업체들의 과당경쟁이 일선학교의 정상적인 교육정보화 추진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 사태 이후 IT시장이 급속히 위축되면서 너도나도 교육정보화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데 따른 결과가 바로 과당경쟁이다.
또 이 같은 IT업체들의 치열한 시장경쟁은 일선학교들로 하여금 싼 값으로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듯하지만 결국은 「부실」로 이어지는 위험을 안고 있는 것이다.
먼저 네트워크업체들을 보면 학교정보화시장에 거는 기대가 대단하다. 올들어 국내 기업들의 네트워크에 대한 투자가 크게 위축돼 시장수요가 격감한 반면 학내망구축 수요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대다수 네트워크업체들은 학교시장쪽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그러나 일부 업체는 평상시 판매가격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저가로 입찰에 응하는가 하면 심지어 70% 이상 할인된 가격에 제품을 공급하겠다는 의사를 보이는 업체까지 등장하고 있다.
또 한편으로는 수요처에서 브랜드 지명도나 선호도에 따라 특정 네트워크장비를 선택하는가 하면 심지어 입찰제안서에 고유 모델명까지 제시하면서 노골적으로 특정제품을 편드는 사례까지 발생해 비정상적인 경쟁을 부채질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교육계의 한 관계자는 『학교망 구축은 교육정보화 중에서도 가장 기본을 이루고 있을 뿐 아니라 오는 2000년 이후에도 계속되는 사업인 만큼 초반부터 저가경쟁으로 인해 네트워크 구축이 부실해진다면 전체적인 교육망의 뼈대가 허약해질 수 밖에 없다』고 우려한다.
교육정보화시장의 과당경쟁은 비단 네트워크뿐만이 아니다.
모니터와 프로젝션TV로 양분되는 교단선진화 장비업체들과 PC공급업체들의 이전투구식 과당경쟁도 지난 상반기부터 불거져 나오면서 하반기 들어선 극에 달하고 있다.
얼마전 모 지방교육청의 PC 입찰에서 특정업체의 수주물량이 전체의 90% 정도를 차지해 물의를 일으킨 것은 교육정보화시장을 겨냥한 업체간 공급경쟁이 얼마나 격렬한가를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에 속한다.
교단선진화업체들도 현재 하반기 교육용 모니터시장에서 치열한 수주전을 벌이고 있는데 일부 업체의 경우 원가 이하의 덤핑으로 가격질서를 흐트리고 있다는 지적이 높다. 또 일부 시도교육청에선 이와 관련해 특정업체 봐주기를 하고 있다며 모니터업체들이 항의방문단까지 결성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소프트웨어의 경우도 상황은 마찬가지. 대부분의 소프트웨어는 제값받고 공급되는 경우가 극히 드물다.
업체간 과당경쟁으로 인해 하드웨어에 번들로 공급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소프트웨어는 하드웨어에 당연히 끼워 파는 상품 정도로만 인식될 정도다.
그리고 사용자들의 이 같은 인식과 당장의 생존에 매달리고 있는 소프트웨어업체들의 상황이 서로 맞아 떨어지면서 결국 「누가 싸게 파나」식으로 가격하락을 부추기고 있는 것이다.
또 전문적인 교육솔루션이 아니라 기업용 제품에서 조금 모양만 바꾼 제품들이 주류를 이루어 교육망시장을 더욱 혼탁하게 하고 있다.
<특별취재팀=이윤재 차장(팀장), 이경우 기자, 신영복 기자, 김상범 기자, 김홍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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