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카드업계, 칩세트 확보 경쟁

 최근 PC 그래픽카드 제조업체가 우후죽순처럼 늘어나면서 공급물량이 한정된 그래픽카드용 칩세트를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미국 S3사의 그래픽칩세트 국내 공급업체인 필텍상사와 3dFX사의 국내 공급원인 록산텔레콤은 최근 가산전자·두인전자 부도이후 그래픽카드를 생산하려는 업체들이 크게 늘어 공급물량 조절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록산텔레콤(대표 진대현)은 3D 그래픽 엑셀러레이터인 「부두2」의 인기에 힘입어 국내에서 3dFX사의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공급량을 늘리고 있지만 최근 20여 그래픽카드업체가 「부두 밴시」 칩세트를 공급해줄 것을 요구해 물량안배 문제로 고심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이 회사는 지난 9월부터 월 1만개 이상씩의 부두밴시 칩세트를 국내에 공급하고 있으나 그래픽카드시장에 진출하는 업체가 많아 공급정책을 세우는 데 혼란을 겪고 있다.

 필텍상사(대표 김동도)도 S3사의 「세비지」 칩세트에 대한 수요가 넘쳐나 업체별로 할당해 공급하는 정책을 취하고 있는 상태다. 이 회사는 S3사의 생산물량이 워낙 많아 칩 수급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으나 최근 그래픽카드를 생산해본 경험이 없는 업체들이 그래픽카드시장에 진출코자 칩세트 공급을 의뢰하는 경우가 많아 본사와 협의를 거쳐 선별적으로 칩세트를 공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그래픽칩세트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은 가산전자·두인전자의 부도로 그래픽카드 제조업체의 수가 큰 폭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특히 그래픽카드 소매시장에서 60∼70% 이상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던 가산전자와 두인전자가 제품을 공급하지 못하게 되면서 그동안 모뎀·케이스·사운드카드를 생산하던 업체들이 그래픽카드시장에 뛰어들고 있으며 여기에 수입 전문업체까지 가세하면서 그래픽카드시장은 군소업체들의 각축장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함께 그래픽칩세트의 종류가 크게 줄어들어 그래픽카드 제조업체들의 선택범위가 좁아졌다는 것도 하나의 이유로 작용하고 있다. 그동안 그래픽칩세트로 다량 사용되던 트라이던트와 쳉랩 제품이 시장에서 사라졌으며 미국 MGA나 넘버 9등의 업체는 자체 그래픽카드에만 자사 제품을 장착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 캐나다 ATI와 미국 엔비디아 역시 일부 물량만을 국내 소매시장에 공급해 국내 그래픽카드업체들이 선택할 수 있는 칩세트 제품이 매우 한정돼있는 상태다.

<이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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