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교육정보화> 국내 전자도서관 현황

 정보통신의 비약적인 발전은 역사 이래 인류의 지혜창고인 도서관을 안방으로 옮겨 놓고 있다. 바로 전자도서관 시대가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디지털 도서관」 또는 「가상도서관」 등으로 표현되기도 하는 전자도서관은 도서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도서·논문·학술지 등 각종 문서정보를 컴퓨터상에서 처리가능한 디지털 정보로 변환, 저장해 네트워크를 통해 언제 어디서나 검색해 볼 수 있게 해 주는 정보시스템이다.

 90년대 들어서면서 세계적으로 구축 붐이 일고 있고 국내에서도 96년 4월 LG상남도서관이 첫 개통하면서 「전자도서관」이란 용어가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시작해 이후 전자도서관 구축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내년부터는 전자도서관 구축 열기가 더욱 뜨거워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전자도서관의 출현은 정보통신의 눈부신 발전에 힘입어 피할 수 없는 대세로 다가오고 있다. 이제 인간이 만들어내는 모든 정보는 디지털 자료로 생성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워드프로세서로 문서를 작성하고 표나 사진은 스캐너를 통해 디지털 이미지로 읽어들인다. 소리나 영상까지도 디지털 자료로 컴퓨터에서 만들어지고 저장되고 있다. 이렇게 만들어지고 저장된 대량의 디지털 정보를 관리해 주는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도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고 통신기술은 이미 인터넷을 통해 전세계를 거미줄처럼 엮어 놓은 상황이다. 이러한 기술적 변화가 도서관을 안방의 PC로 옮겨 놓고 있는 것이다.

 전자도서관은 제공하는 정보가 디지털 정보라는 점에서 시간적·공간적 제약을 받지 않는다. 정보의 검색도 예전의 도서관에 비해 엄청나게 빠르게 할 수 있다. 또 전자도서관은 책에서 얻을 수 없는 소리·영상 등 멀티미디어 정보까지 포함한 입체적인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이러한 효과와 함께 전자도서관이 구축되면 다양하고 광범위한 파급효과를 볼 수 있다. 우선 정보의 접근이 시간이나 공간적으로 제약이 없어짐에 따라 정보의 공유가 광범위하게 이뤄진다. 이는 지역에 상관없이 정보접근의 평등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전자도서관은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획득이 가능해 선진 각국의 과학기술 연구동향 및 정보를 빠르게 입수할 수 있으며 도서관간의 상호 연결로 정보의 불필요한 중복을 막아 특성화할 수 있게 된다. 이와 함께 전자도서관 구축에 필요한 기반기술을 통해 정보통신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고 정보화 마인드 확산에도 크게 도움이 될 수 있다.

 옛부터 도서관의 소장 도서수와 관리능력이 정신적 힘의 척도가 됐듯이 이제 전자도서관의 구축정도가 국가 기술경쟁력의 원천이 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세계적으로 전자도서관 구축은 국가적 프로젝트로 진행되고 있다.

 미국의 경우 과학기술재단(NSF), 국회도서관, 주요 명문대학들이 주축이 돼 초고속 정보통신망을 통한 전자도서관 구축을 범국가적 프로젝트로 추진하고 있다. 국회도서관에서는 「전자도서관 구축을 위한 전략적 방향」이라는 계획아래 매년 1백만권의 문헌을 디지털화해 미국내 모든 도서관이 정보고속도로를 통해 원하는 정보를 전달하는 대규모 가상도서관 구축이 추진중이다.

 또 프랑스에서는 국립도서관 주도로 세계 최대의 전자도서관을 구축한다는 계획아래 도서의 디지털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일본에서도 학술정보센터(NACSIS)를 주축으로 이에 대한 연구가 진행중이다.

 국내에서는 96년 4월 LG상남도서관의 전자도서관 개관을 계기로 전자도서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후 96년 11월 정보통신부 주도하에 국립중앙도서관·국회도서관·한국과학기술원(KAIST)·연구개발정보센터·한국학술진흥재단 5개 기관이 각각 소장한 자료의 원문을 디지털화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첨단학술정보센터에서는 국내 모든 대학의 학술정보 데이터베이스를 통합해 상호 교류하는 국가학술정보망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와 함께 대학들도 지난해부터 전자도서관 구축에 경쟁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대학의 경우 교육부의 대학평가 기준에 전자도서관이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대학들의 전자도서관 구축 열기는 가속화할 전망이다.

 그러나 국내 전자도서관은 아직 초보적인 단계라고 할 수 있다. 대학들의 경우 서비스하고 있는 전자도서관은 일부를 제외하고는 아직 서지정보(도서명·저자·출판사 등 기초적인 도서의 정보)의 검색서비스만을 제공하는 수준이다. 이는 검색한 도서나 논문의 원문 전체를 제공하는 실질적인 전자도서관 서비스와는 거리가 있는 전자도서관의 시작단계라 할 수 있다.

 전자도서관은 크게 서지(書誌)정보시스템(도서관자동화시스템)과 원문정보시스템으로 나눌 수 있다. 국내 대학의 경우 아직은 서지정보시스템 구축 수준에 머물러 있고 원문정보시스템이 구축돼 있다고 해도 시작단계여서 구축돼 있는 데이터베이스가 미약한 수준이다.

 96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국내 4년제 대학의 경우 서지정보시스템은 대부분 구축돼 서비스가 되고 있으며 올해 들어 원문정보시스템 구축이 본격화돼 내년부터 이러한 원문정보시스템의 구축이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서지정보시스템도 전문대학이나 특수대학의 경우 아직 구축정도가 시작단계라 할 수 있고 지속적인 데이터베이스 구축작업이 필요한 단계다.또 원문정보시스템이 구축돼 있다 해도 아직은 원문을 이미지로 제공하는 경우가 많으며 텍스트 자료로 서비스하는 경우는 이제 막 시작했다고 할 수 있다.

 이미지로 원문을 제공하는 경우 네트워크를 통해 전송되는 자료의 속도 때문에 텍스트 자료로 전송하는 것과는 비교가 되지 않으며 자료의 저장에도 한계가 있어 향후 텍스트로 원문을 제공하는 것이 대세를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위해 일부 대학을 시작으로 석·박사 학위논문을 작성한 워드프로세서 파일 그대로 제출하게 하고 있으며 이는 점차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학을 포함해 전자도서관 구축이 활기를 띠면서 전자도서관 솔루션 시장을 놓고 업체들의 경쟁도 뜨거워지고 있다. 현재 대형 시스템통합(SI)업체들과 10여개 중소 전문업체들이 전자도서관 시장을 놓고 각축을 벌이고 있으며 이들은 상호 컨소시엄을 구성해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SI업체로는 삼보정보시스템을 비롯, LG ­EDS시스템·현대정보기술·LG정보통신·삼성전자 등이 전자도서관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중소 전문업체로는 오롬정보·페이퍼리스웹컨설팅·코아정보·에센케이·미르테크·라이브텍·누리미디어·멀티데이타시스템 등 10여개 업체가 SI업체들과 협력 또는 독자적으로 전자도서관 구축사업에 나서고 있다.

 이들 업체는 뜨거워질 것으로 예상되는 내년 시장을 놓고 참조 사이트 확보와 기능향상판 제품 개발을 준비하고 있다.

 대학들의 전자도서관 구축 열기가 뜨겁고 이 시장을 둘러싼 공급업체들의 경쟁도 치열해지면서 전자도서관의 활성화가 예상되고는 있지만 현재 국내 전자도서관은 몇 가지 해결해야 할 문제점도 존재하고 있다.

 대학의 경우 철저한 사전준비 없이 교육부의 대학평가에만 급급해 우선 구축하고 보자는 식으로 도입하는 경향이 있다. 이 때문에 구축을 해 놓고 활용이 미미한 시스템도 있다는 지적이다. CD롬으로 출간되는 학술지나 정보지를 검색해 볼 수 있는 CD NET 시스템이 대표적이다.

 이와 함께 기존 서지정보시스템과 원문정보시스템과의 상호 연동이 안돼 두 시스템을 별도로 운영하는 경우도 있으며 원문정보 서비스도 아직은 석·박사 학위논문에 치중돼 제공하는 정보의 다양성에서 부족한 점이 많다는 지적이다.

 대외적 환경으로는 아직 인터넷을 통한 저작물의 저작권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이라는 것, 또 향후 인터넷 문서 표준으로 유력한 SGML이나 XML규약에 대한 준비에도 소홀할 수 없다는 문제가 기다리고 있다.

<김상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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