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악기 "불황 메들리"

 국내 전자악기산업이 최근들어 최대위기를 맞고 있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악기업체들이 차세대 주력품목으로 집중 육성한 디지털피아노 내수시장이 IMF 불경기로 인해 절반 가까이 줄어든 가운데 불황탈출의 돌파구로 모색해 온 수출도 감소세를 보이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이처럼 전자악기분야의 주종품목인 디지털피아노 내수시장이 급속도로 위축된 것은 적극적인 영업활동으로 내수시장의 절반 이상을 점유한 대우전자가 사업을 포기한 이후 지난 5월 대우전자의 분사형태로 관련사업을 이관받은 벨로체가 수익성이 없는 내수보다는 수출에 주력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올들어 디지털피아노사업을 강화한 영창악기의 경우 기업구조조정(워크아웃) 대상이 돼 지속적인 기술개발이 필요한 전자악기사업에 투자할 여력이 없는데다 디지털피아노사업부를 사실상 분사한 삼익악기도 최근 법정관리상태에서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한 그동안 전자악기사업을 전개해 온 한국전자(KEC) 역시 IMF상황에선 무리한 사업확장은 어렵다고 판단, 이 분야 사업을 현상유지한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더욱이 전자악기업체들은 내수불황 탈출을 위해 수출에 주력해 왔지만 최근 삼익악기 부도사태에 이어 국내 최대 수출업체인 영창악기마저 워크아웃 대상기업이 됨으로써 대외적인 신인도 하락을 초래, 수출에 상당한 애로를 겪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디지털피아노는 기존 어쿠스틱피아노 시장을 대체할 유망품목이지만 현재의 업계 상황을 고려해 볼 때 올 연말이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하고 있다.

<김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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