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선물거래소 전산시스템, 컴팩 서버로 구축

 하드웨어 기종 계약변경 등으로 그동안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부산 선물거래소 전산시스템이 한국컴팩컴퓨터의 서버로 구축돼 가동된다.

 내년 3월 본격 가동을 앞두고 있는 부산 선물거래소 전산시스템은 선물거래소 설립준비단이 발주한 선물거래소 전산센터에 설치할 시스템으로 당초 한국IBM의 AIX 운용체계(OS) 기반 유닉스서버 기종(RS/6000)으로 구축할 예정이었으나 한국IBM의 약속 불이행으로 인해 한국컴팩컴퓨터의 알파서버 기종으로 교체되는 등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켜 왔다.

 선물거래소 설립준비단은 지난해 선물거래소 전산시스템 기종을 도입하기로 하고 한국IBM과 스웨덴 OM사 컨소시엄과 한국컴팩컴퓨터(당시 한국디지탈)와 한국증권전산 컨소시엄을 대상으로 장비 발주를 내고 주계약사업자로 한국IBM을 선정했다.

 하지만 시스템 공급업체로 선정된 한국IBM은 당초 자사의 유닉스서버인 「RS/6000」에 OM사의 소프트웨어(선물매매체결 시스템)를 이식해 시스템을 인도, 설치하기로 계약을 체결했으나 이식작업에 어려움을 겪자 자사 제품 공급을 포기했다. 설립준비단은 이에 따라 한국IBM의 「RS/6000」 도입을 백지화하고 한국컴팩컴퓨터의 알파서버제품을 설치하기로 재계약을 체결하게 된 것이다.

 설립준비단은 『한국IBM측이 기존 약속과는 달리 AIX방식으로 OM사의 선물매매체결 시스템을 이식할 경우 오는 2000년이 돼야 시스템인도가 가능하다』며 『한국컴팩컴퓨터의 오픈VMS방식의 OS를 채택한 알파서버로 대체해줄 것을 요청해 계약을 변경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로써 선물거래소 전산시스템은 당초 공급하기로 한 한국IBM의 「RS/6000」 대신 한국컴팩컴퓨터의 「알파서버 800·1200」 등 20여대의 중형서버로 대체돼 설치된 상태다. 이 과정에서 한국IBM은 주사업계약자로서 계약을 위반한 책임을 지고 7억원의 위약금을 물었다. 한마디로 한국IBM은 OM사의 선물매매체결 시스템이 제대로 운용되지 않는 자사의 「RS/6000」을 공급할 경우 내년 3월 본격 가동 예정인 선물거래소 전산센터 운영에 차질을 빚을 것을 우려, 고심 끝에 경쟁업체 제품인 알파서버를 추천한 것이다.

 이와 관련, 한국IBM은 『OM사의 선물매매체결 시스템이 원래 한국컴팩컴퓨터의 오픈VMS를 기반으로 개발된 소프트웨어여서 OS가 다른 한국IBM의 AIX에서 이 소프트웨어를 무리없이 운영하기 위해서는 기술적으로 많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 회사는 『OM사가 세계 각국의 선물거래소에 설치 운영중인 시스템이 모두 오픈VMS 환경으로 돼 있어 국제적으로 안정적인 시스템 연계운영을 위해 선물거래소 설립준비단에서 이번에 설치할 시스템을 자사의 AIX에서 한국컴팩컴퓨터의 오픈VM시스템으로 변경, 결정하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컴퓨터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선물거래소 설립준비단의 전산시스템 재계약건은 한국IBM이 AIX에서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작업을 무리하게 추진하는 과정에서 빚어진 사건』이라며 『이로 인해 한국IBM은 AIX를 기반으로 하는 자사 시스템의 신뢰성에 대해 수요처의 의혹만 증폭시켰다』고 지적했다.

<김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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