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벤처기업 (27)

 배용정과 저녁식사를 하면서 술을 마셨다. 전에 마신 술을 깨기 위해 사우나를 했다가 다시 술잔을 든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았지만, 선배가 권하는 것을 거절할 수 없어 받다가 보니 다시 술이 취했다.

 『형, 이렇게 취해서 내일 아침에 어떻게 그들을 만나지?』

 『취하지는 말고 입가심을 하란 말이야.』

 『난 이미 취했는데?』

 『너, 생각보다 술이 약하구나?』

 『난 한두 잔만 마셔도 취해. 극복해야 될 일이지만 어쩔 수 없어.』

 『우리 술도 한잔 마셨는데 거기나 한번 가볼까?』

 『거기가 어딘데?』

 『오팔팔이나 미아리 말이야.』

 『싫다니까. 형은 왜 자꾸 그런 곳으로 나를 데려가려고 그래?』

 『그 자식, 되게 깨끗한 척하네. 그래 임마. 내가 가고 싶어서 그런다. 혼자 가기 쑥스러워 그라는데 좀 따라가면 안되니?』

 그는 여자를 사귀고 있었지만, 욕정을 풀 수 있는 상대가 아닌 듯했다. 그 여자와 데이트를 하고 헤어지면서 그는 집으로 돌아가기 전에 사창가를 들른다고 한다. 그렇게 정신적인 것과 육체적인 것이 별개로 존재할 수 있는지 나이가 어린 나로서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 역시 나이가 어리기는 마찬가지였지만, 그는 세상을 모두 안다는 식으로 말했고, 그렇게 행동했다.

 『형, 사귀는 여자가 좋다면서 어떻게 창녀와 잘 수 있어요?』

 『그건 다르지. 내가 좋아하는 여자와 그 일을 안하는 것과 사창가에서 여자에게 그것을 푸는 것은 달라.』

 『그 짓을 하면서 사귀는 여자에게 미안하지도 않아?』

 『처음에는 좀 미안한 생각도 들었지. 그러나 지가 대주지 않는데 어쩔 수 없잖아. 다른 데서라도 풀어야지.』

 『그 여자가 그 사실을 알면 형에 대해서 얼마나 실망할까?』

 『물론, 실망하겠지. 그러나 내가 그 여자에게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그것을 요구해서 빼앗는 것보다 그렇게 해소하면서 그 여자의 순결을 지켜주는 것이 더 그녀를 사랑하는 일이 아니겠니?』

 『난 그런 관념은 이해할 수 없어.』

 『그건 너와 나의 세대 차이겠지.』

 겨우 두 살에 세대차이라면 어떻게 되는가. 그는 나보다 훨씬 나이가 많은 것 같이 생각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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