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공공기관의 그룹웨어시장 판도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행정자치부의 그룹웨어 수주경쟁에 업계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 21일 실시된 공개입찰 결과 수주전에 뛰어든 업체는 모두 8개. 전문업체인 핸디소프트와 나눔기술을 비롯해 SI업체인 삼성SDS·LG-EDS·LG소프트·포스데이타·한솔텔레컴·현대정보기술 등이다. 그룹웨어시장에는 낯선 한솔텔레컴을 빼곤 대체로 참여가 예상됐던 업체들이다.
수주 전망에 대해 SW업계에서는 전문업체보다는 SI업체에서 이번 프로젝트를 수주할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한다. 예정가 밑으로 가장 낮은 가격을 제시한 업체를 선정하는 입찰방식이어서 전문업체에 비해 자본력이 풍부한 SI업체들이 최저가를 제시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전문업체로 참여한 핸디소프트와 나눔기술은 각각 그룹웨어시장에서 1, 2위를 달리는 업체로, SI업체에 견줄만한 가격경쟁력을 갖춰 불리한 것만은 아니다. 다만 두 업체는 이번 입찰에서 후발주자인 SI업체에 비해 앞선 기술력을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는 데 아쉬움을 표시했다.
물론 이번 입찰은 가격경쟁 이전에 제안서를 써낸 업체 가운데 적격자를 가리는 과정을 거친다. 하지만 적격자 심사는 제안서 내용을 바탕으로 이뤄져 이번 입찰에 참여한 업체가 대부분 통과할 가능성이 높으며 따라서 업체 선정은 가격에서 판가름될 전망이다.
한편 SW업계 일각에서는 전문업체와 SI업체의 대결이 아니라 삼성SDS와 다른 업체가 경쟁하는 1대 7의 경쟁이 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런 시각은 행자부에서 밝힌 요구사항과 삼성SDS의 제품 특성이 유사하다는 분석에서 비롯됐다.
SW업계에서는 △그룹웨어를 다른 시스템과 연동할 때 클라이언트서버(CS)와 웹을 동일하게 지원하고 △X.400을 비롯한 국제 표준을 지원하는 메시징엔진 기반에서 멀티서버 및 분산환경을 제공하며 △서버가 다운됐을 때도 쓸 수 있는 오프라인 메일기능 등과 같은 행자부의 요구사항이 삼성SDS의 그룹웨어인 「유니웨어」의 기능과 유사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행자부는 이 같은 기능을 2개월 이내에 모두 구현할 것을 요구했다. 따라서 기존 제품에 이러한 기능을 갖추지 않은 업체는 짧은 기간 안에 행자부의 요구사항을 충족시키기 위해 많은 인력을 투입해야 하며 이는 곧 채산성 악화로 이어져 가격경쟁력에서도 불리하게 된다. 이 때문에 핸디소프트를 비롯해 이번 입찰 참여업체들은 참여 여부를 심각하게 고민했으며 쌍용정보통신 등 일부 업체는 결국 사업 자체를 포기했다.
이에 대해 행자부측은 『문서의 표준화와 시스템 확장성을 고려해 최적의 제품 사양을 제시한 것일 뿐 특정업체에 유리한 조건을 내걸지 않았다』면서 『이 정도 조건마저 충족시킬 수 없는 업체가 참여하는 것은 바라지도 않는다』라고 밝혔다.
행자부가 이번 그룹웨어의 도입에 책정한 예산은 27억원. 이보다 낮은 예정가와 업체의 저가 경쟁을 감안하더라도 20억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되는 큰 규모의 프로젝트다. 특히 행자부는 새로 도입할 그룹웨어를 다른 정부기관 및 지방자치단체과 연동시킬 계획이어서 이번 프로젝트를 수주할 업체는 향후 공공기관시장에서 경쟁업체보다 훨씬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게 된다.
과연 어느 업체가 그 고지에 오를 것인가. 다음달초께 드러날 입찰결과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신화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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