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창간16주년] 디지털 교육.. "사이버학교" 종소리 요란

PC통신 유니텔에 개설돼 있는 「꾸러기 초등학교」는 실제 교정이나 교실이 없는 사이버 초등학교다.

 이 학교에 입학한 전국 각지의 5천여 초등학생들은 PC통신을 이용해 등교하고 학습도 하고 공통의 주제에 대해 토론도 하는 식으로 학교생활을 해나간다. 학생들은 17명의 전문교사들에게 궁금한 사항을 문의하고 서로간 정보를 공유, 과제물을 해결하는 등 실제와 다름없는 학교생활을 하고 있다.

 PC통신망이라는 가상의 공간에 존재하지만 이 학교에서는 학생들이 직접 학교신문을 발행하고 온라인으로 학생회장 선거나 졸업식을 치르면서 실제 학교와 다를 바 없는 활동이 가능하다.

 특히 통신망이라는 가상공간에서 학생들이 활동하기 때문에 집단 따돌림현상이나 폭력 등과 같은 비교육적인 요소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비단 꾸러기 초등학교의 예를 들지 않더라도 현재 PC통신 안에는 2, 3명의 교사에 의해 단위 학교별로 운영되는 1백여개가 넘는 통신학교가 있다. 이들 통신학교는 첨단 디지털기술과 네트워크를 이용해 지역과 문화를 초월한 디지털교육을 펼쳐나가고 있다.

 이들 가상학교는 지역과 학생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전통적인 학교라는 틀을 바꿔 나가고 있다. 디지털기술에 기반하고 있는 정보통신 기술 덕분이다. 나아가 최근 정부에서는 사이버학교에 대한 공식 법령까지 제정하면서 교육분야에서의 디지털혁명이라는 대세를 받아들이고 있다.

 교육부는 최근 가상대학 시범운영기관 신청을 한 21개 대학이나 대학 및 기업체 컨소시엄에 대한 심사를 벌여 고려대, 성균관대 등 11개대로 구성된 컨소시엄인 「열린사이버대」와 서울대 등 5개 기관을 가상대학 프로그램 시범운영기관으로 선정운영키로 한 상태다. 또 가상대학 운영에 적극적인 연세대·아주대 등 22개대로 구성된 컨소시엄인 「한국대학가상교육연합」 등 10개 기관을 실험운영기관으로 선정, 학교에 직접 가지 않고도 강의실과 비슷한 환경에서 수업에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적극 모색해 나가기로 했다.

 교육부의 이같은 방침에 따라 가상대학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대학의 수는 서울대·고려대·숙명여대·숭실대 등 모두 71개 대학. 강의내용도 디자인, 음악치료, 영어교사양성, 정보활용론 등 실제 대학에서 정하고 있는 커리큘럼과 동일하다.

 교육부는 기존 대학에 한정돼 운영되는 현재의 가상대학 프로그램에서 더 나아가 가상공간에서 모든 수업과 학사운영이 이뤄지는 별도의 가상대학 설립이 가능하도록 올 정기국회에서 고등교육법 개정 또는 가상교육진흥법 제정을 통해 가상대학의 법적근거를 마련한 뒤 99년 상반기중에 시행령을 마련할 방침이다.

 이처럼 컴퓨터와 인터넷 망을 이용한 가상 교육프로그램이 활발하게 이루어질 경우 현재 국내 대학들이 가지고 있는 교육환경을 개선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무엇보다도 시간과 장소의 절약이 가장 큰 장점이며 특정 대학과 강좌에 편중되지 않고 우수한 교과과정을 다수의 사람들이 공유할 수 있다는 이점을 주기 때문이다.

교육분야에서의 디지털혁명은 인터넷과 PC통신망이라는 가상의 공간을 학교로 활용하는 사이버 학교에 못지않게 실제 디지털 가상교육에 필요한 인프라 구축에 대해서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각 대학과 공공기관의 도서관이 디지털 도서관시스템을 도입하기 시작한 이래 지난해부터는 아예 인터넷을 통해 초·중·고등학생들이 교과과목을 배울 수 있는 웹 기반의 전자교과서 편찬사업이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는 상황이다.  인터넷 전자교과서 발간작업을 주도하고 있는 멀티미디어 교육지원센터는 현재 에듀넷(http://edunet.nmc.nm.kr)을 통해 전자교과서를 전국 초·중등학교에 보급하는 한편 올 하반기에도 국어, 수학, 영어, 과학, 사회 등 5개 교과목에 걸쳐 총 14종의 전자교과서를 추가로 개발, 보급할 계획을 수립하는 등 전자교과서 개발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이들 인터넷 기반의 전자교과서는 기존 학교에서 활용되고 있는 교과서의 내용은 물론 종이매체로 제작된 교과서로는 표현할 수 없는 멀티미디어 데이터베이스나 외국어 발음 등을 추가, 학습능력을 배가하는 방향으로 제작된 것이 특징이다. 특히 소리와 영상을 가미한 학습이 일반 주입식교육에 비해 월등히 높은 학습효과를 낼 수 있다는 교육학자들의 연구에서와 같이 멀티미디어 기술이 집약된 전자교과서의 학습효과는 이미 연구단계를 넘어 실제 활용단계에까지 이르고 있다.

 서울교대에서는 지난해부터 「웹 기반의 학습교재」를 개발하기 시작한 이래 최근 1백여편의 인터넷 학습교재를 출간했다.

이 학습교재는 우주 천문분야를 비롯해 일반과학, 인문지리, 한국문화 등 초·중등학생들이 가장 관심있어 하는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있으면서도 내용적인 면도 매우 충실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인터넷에 등록돼 있는 사진·동영상·사운드 등 풍부한 각종 콘텐츠가 학생들의 학습동기 유발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교단선진화를 몇년 전부터 시행해 오던 초·중등학교를 비롯해 각급 대학에 이르기까지 디지털기술을 이용한 학습은 교육분야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로 떠올라 있다.

〈이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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