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반판매량 거품이 많이 가셨다.」
지난 10일 한국영상음반협회가 사상 처음으로 발표한 음반판매량 집계에 대해 음반업계 관계자들은 『마냥 부풀려지기만 했던 음반판매량이 이제 제모습을 찾았다』고 입을 모았다.
협회가 이번에 발표한 지난 3월부터 8월까지의 음반판매량 누계를 보면 밀리언셀러 앨범은 1개, 50만장 이상의 앨범은 2개에 불과하다. 이는 음반경기가 예년과 크게 다르다는 상황을 감안하더라도 너무 적은 수치다. 그러나 업계는 이같은 수치가 맞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국내 음반시장 규모를 고려하면 밀리언셀러 앨범 만들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그동안은 어떻게 밀리언셀러 앨범이 그처럼 양산됐을까. 한마디로 일부 음반기획사들이 자사소속 가수들의 「몸값」을 올리기 위해 밀리언셀러 앨범을 「조작」해 왔다는 것이다. 실제로 방송을 잘타는 가수와 댄스음악가수들의 상당수가 실제 앨범 판매량은 한심스러울 정도라는 것. 이번에 협회의 판매량 집계가 정식으로 나오기 이전만 하더라도 가수 Y, C, K씨의 앨범이 1백만장 판매를 돌파했다는 등의 설이 파다했다. 그러나 정작 이들의 앨범 판매량은 20만∼30만장에 불과했으며 서태지 앨범의 경우 3백만장 판매설까지 나돌기도 했다.
이같은 저간의 사정은 음반기획사들의 낙후한 매니지먼트에 기인한 점도 없지 않지만 음반판매량을 정식으로 집계·발표하는 공신력 있는 기관이 없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미국의 경우 엔터테인먼트잡지인 「빌보드」지가 방송회수와 판매량·장르를 종합, 판매순위를 발표하고 있고 일본도 협회를 중심으로 종합적인 판매량을 집계·발표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국내에서의 공신력있는 기관에서의 판매량 발표는 때늦은 감이 있다.
업계는 따라서 협회가 매월 발표하기로 한 판매량 집계를 주간단위로 단축하고 일괄적으로 발표되고 있는 판매량을 카세트테이프·CD 등 미디어별로 나눠 발표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또 공신력을 높이기 위해 이른바 판매량 집계 위원회 등 별도의 기구설치도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음반판매량집계 발표는 음반사의 이정표를 마련했다고 할 만한 의미있는 일』이라면서 『이 사업이 지속적이고도 투명하게 이루어졌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모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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