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P협의회 "케이블TV 프로공급사 활로모색 워크숍" 요지

케이블TV 프로그램공급사(PP)협의회는 1, 2일 이틀에 걸쳐 남한강 수련회에서 "케이블TV 프로그램공급사 활로모색 워크숍"을 개최하고 있다. 이번 워크숍에서는 IT컨설턴트인 조은기 박사가 "한국 케이블TV의 구조적인 문제점과 발전방향"이란 내용의 주제발표를 하고, PP업계 실무대표로 구성된 발전 태스크포스(TF)가 종합유선방송과 중계유선방송의 비교분석 및 중계유선방송의 실태조사, 종합유선과 중계유선의 통합방안, 가입자 확대를 위한 채널 티어링방안 등 현안에 대해 입장을 정리, 발표한다. 주요 주제발표 내용과 발전 TF의 입장을 요약 정리한다.

<편집자>

구조적 문제점과 발전방향.. IT컨설턴트 조은기 박사

케이블TV의 프랜차이즈 경매는 지역독점권을 갖는 사업자의 투자를 보호함과 동시에 가장 싼 수신료로 케이블TV 서비스를 향유하게 한다는 목적을 갖는다. 우리나라 케이블TV 프랜차이즈는 본래적인 의미의 프랜차이즈라고 보기 어렵다. 중계유선이 존재하기 때문에 내용적으로 독점사업권이 아니며 프랜차이즈의 대상도 매우 불분명하다. 투자회임기간이 긴 전송망에 대한 프랜차이즈라기보다는 종합유선방송국(SO)에 대한 정부의 프랜차이즈가 있은 후 수요자 독점력을 갖는 SO가 전송망사업자(NO)에게 프랜차이즈권을 다시 경매한 형식이다.

　따라서 우리나라 케이블TV 프랜차이즈의 핵심은 전송망과 프로그래밍을 배타적으로 쓸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결국 최근 제기되고 있는 중계유선의 PP채널 송출문제, 전송망 사용료 관련주장 등은 케이블TV 프랜차이즈가 갖고 있는 실제 내용을 근본부터 뒤흔드는 것이다. 따라서 기존의 3분할 구조를 어떻게든 존속시키는 관점에서는 결코 대안을 찾을 수 없다.

　새로운 구조조정안의 핵심은 SO와 NO를 단일 사업자로 묶고 질높은 프로그램이 제공될 수 있는 메커니즘을 마련하는 데 있다.

　종합유선과 중계유선이 공존하는 안은 현실성 문제는 접어두고라도 원칙적인 측면에서 문제가 있다. 동일지역에서 복수의 사업자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경제적으로 비효율적이기 때문이다. 이미 중계유선과 종합유선은 중복투자됐다. 정보통신부가 주장하는 공정경쟁의 논리 역시 문제가 있다. 중계유선의 채널을 늘리고 중계유선의 역무규제를 철폐한다고 공정경쟁 요건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며, 무엇보다도 SO가 자기망이 없는 상태에서 종합유선과 중계유선의 공정경쟁은 불가능하다. 이에 비해 중계유선은 망의 감가상각을 완료한 상태이며 낮은 시설기준과 공적 의무 면제에서 오는 비용상 이점을 누리고 있다. 게다가 프로그램도 무료로 가져다 쓰고 있다.

　최근 문화부.정통부.종합유선방송위원회 등에서 제시한 방안들은 3분할 구조라는 과거의 틀 속에서 3분할 구조를 부정하는 방향으로 문제를 풀려 한다.

　진정한 의미의 구조조정은 기존의 3분할 구조를 깨뜨리고 케이블TV 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방향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구체적으로 영업과 투자의 주체인 SO와 NO의 통합, PP의 질 제고 방안이 그것이다. SO와 NO가 통합된다는 것은 더이상 SO와 NO가 존재하지 않고 다만 케이블TV사업자만이 존재한다는 것을 말한다.

　1차 지역의 통합은 종합유선 구조조정과 무관하게 민영화 차원에서 진행시킬 수 있다. 한전과 한통의 전송망 자산가치를 따져 민간에서 인수하는 게 옳다. 전송망을 파는 방식에서도 현재의 SO구역별로 경매해야 한다. 경매참여 대상은 SO, 중계유선, 기타 사업자이며 일정 점유율을 넘지 않는 범위에서 타지역 전송망 경매에도 참여할 수 있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SO에 가산점을 얼마만큼 부여할 것인가는 경매 디자인상의 문제다. SO가 경매의 승자가 되면 전송망을 가진 케이블TV사업자가 되는 것이며 중계유선이나 타사업자가 승리하면 SO의 현재 자산을 인수할 의무를 갖는다.

　문제는 2차 지역이다. 2차 지역의 경우는 통신정책에서 논의되는 보편적 서비스기금 논리를 생각할 수 있다. 국가가 지원하는 보조금을 놓고 잠재적인 사업자가 경쟁을 벌이는 것인데 적은 국가보조금으로 전송망 부설이 가능한 사업자에게 사업권을 주는 것이다. 기금 조성방법은 첫째, 경매차익으로 충당하고 만일 충분하지 않거나 차익이 발생하지 않으면 거치기간 동안의 이자는 수익이 발생하는 모든 케이블TV사업자.중계유선사업자 수익의 일정 부분을 매년 사업료로 징수해 충당한다. 이렇게 되면 1, 2차 지역 공히 SO와 NO는 없어지고 케이블TV사업자만 남는다.

　동일 지역에 물리적으로 중복된 망 아래에 있는 사업자들의 운명은 오직 하나다. 광대역망과 자금이 있는 자가 치열한 경쟁을 통해 승리한다. 동일 지역에 중복된 망이 존재한다는 것은 근본적으로 비효율적이기 때문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PP는 케이블TV사업자와 중계유선사업자에게 각각 개별계약 차원에서 프로그램을 직접 공급한다. 정부는 반독점이나 공정거래의 기본 가이드라인만 제시하면 충분하다.

　이같은 불완전한 경쟁형태를 일정 기간을 두고 시행한 후 케이블TV사업자가 아닌 중계유선사업자에게는 본래적인 의미의 프랜차이즈 경쟁에 의해 프랜차이즈를 부여하는 것이 옳다. 물론 케이블TV사업자 역시 프랜차이즈 경쟁에 참가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현재 우리나라 케이블TV가 당면하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3분할 구조를 과감하게 깨는 것이다.

중계-종합유선 통합방안.. PP협의회 발전 TF

현재 이원화된 한국 케이블TV의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가능한 한 모든 규제를 풀고 시장원리에 의한 자유경쟁체제로 전환하는 것이 옳다. 즉 케이블TV PP 프로그램을 SO에만 공급하게 돼 있는 규제조항을 철폐해 모든 중계유선 가입자에게도 PP 프로그램을 송출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는 한편 PP 프로그램의 매체 제한 철폐와 중계유선의 주파수 대역 철폐 등도 수반돼야 한다.

　이와 함께 SO에도 채널편성권.요금결정권.NO사업.위성방송 재송신 등을 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줘야만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다. 특히 1차 SO는 NO사업을 겸영할 수 있도록 한전.한통망 매각시 장비 분할상환 등 정부의 정책적인 배려가 있어야 한다.

　일정 수준 이상 또는 능력있는 중계유선사업자에게 「도시형 케이블TV사업(가칭)」으로 지정해 PP채널을 공급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중계유선을 복수SO로 지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지정 기준으로는 시.군.구 단위 이상의 기초자치단체 지역을 대상으로 도시지역은 1만가구 이상을, 농어촌지역은 5천가구 이상의 가입자를 확보한 중계유선사업자라야 한다.

　중계유선의 NO 지정과 관련, 현행 SO의 프랜차이즈를 인정하는 선에서 중계유선방송을 NO로 지정해 PP 프로그램을 송출하는 것이 타당하며, SO는 프랜차이즈 내 중계유선과 협업체계를 구축해 PP채널을 송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SO에 프랜차이즈를 계속 인정해줄 경우 2차 SO는 중계유선사업자에 PP채널 송출을 대행하는 사업자로 전락하게 되며 시청자의 요금부담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또다른 대안은 전체 중계유선을 SO의 부방송국으로 운영하는 방안으로 이럴 경우 현재 사업자구도가 「3분할체제」에서 「4분할체제」로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안은 현재 중계유선사업자들이 강력 반대하고 있는 반면 SO들은 이를 적극 주장하고 있는 실정이다.

　PP채널을 중계유선에 공급할 때 고려해야 할 사항으로는 중계유선사업자의 한전주 합법적 사용 및 주파수 확대가 필요하고 사업자의 지속적인 망 업그레이드, 중계유선사업자끼리의 통합 등 구조조정 작업이 병행돼야 할 것이다. 또한 PP채널 공급은 사업자간 자유계약으로 이뤄져야 하며 △외국 위성채널을 자연스럽게 PP채널로 전환하고 △채널 티어링 및 PP 프로그램 공급료 재산정 △수신료 배분 기준인 객관적인 가입자수 검증 및 적용방법 강구 △지역광고시간 배분사항 등에 관해 합의가 먼저 도출돼야 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한국 케이블TV의 구조적인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각종 규제철폐와 시장원리에 의한 자유경쟁체제를 도입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또한 외국문화의 안방 침투를 막기 위해서도 PP 프로그램의 중계유선 송출을 반드시 허용해야 하고 PP의 프로그램 공급가도 현행 4천8백원에서 1천~2천원 정도 내리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럴 경우 SO가 받는 시청료 역시 인하효과를 거두는 것과 동시에 SO의 경쟁력 향상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가입자 확대위한 채널티어링 방안.. PP협의회 발전 TF

　채널 티어링(Tiering)이란 「시청자의 복지증진을 위해 채널을 서로 다른 가격으로 분리한 뒤 다양하게 묶음화해 판매하는 일종의 시스템 편성」을 칭하는 것으로, 시청자의 채널선택 다양성 부여 및 미시청 채널의 비용부담 해소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

　이를 시행하기 위한 전제조건으로 현 1만5천원인 수신료를 유지하고 수신료 분배체제(PP 32.5%, SO 52.5%, NO 15%)가 유지돼야 하며 △버팀목 티어링 △내용별 티어링 △계단식 티어링 △메뉴별 티어링 등으로 각기 구분해 시행할 수 있다.

　이밖에 PP 프로그램의 중계유선 미공급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수신료 인하를 적극 검토할 필요성이 있는데 △5천원 △7천5백원 등 두가지(안)를 검토할 수 있다.

　따라서 현재 일각에선 거론되고 있는 채널 티어링을 실시할 경우 경쟁력 있는 일부 PP를 제외하곤 대다수 PP의 경영수지가 되레 악화되고, SO 등에서도 지역별 특성에 따라 채널 티어링 의견이 각기 달라 PP와 SO간의 합의도출에는 상당한 진통이 뒤따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채널 티어링을 실시해도 중계유선가입자가 케이블TV로 전환하는 경우는 드물 것으로 예상돼, 오히려 가격인하로 시청자들에게 다가가는 방안이 업계 전체의 발전을 위해서도 바람직하다고 본다.

<정리=장길수.김위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