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모니터] 주저앉은 경제 떠받칠 "수출 효자"

컴퓨터 모니터가 국내 경제를 주도하는 수출유망품목으로 등장하고 있다.

최근 산업전반에 걸쳐 수출실적이 점차 감소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모니터는 수출물량이 크게 늘어나면서 IMF 한파에 휘청거리고 있는 우리경제를 받치고 있다.

지난 90년대초 중반까지 우리 경제를 주도한 반도체 수출이 다소 주춤해지고 있는 가운데 모니터는 반도체산업의 뒤를 이어 21세기 수출효자상품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세계 모니터시장 규모는 7천6백만대 수준. 매년 12%의 고속성장을 구가하면서 올해에는 8천7백만대 수준으로 확대되고 오는 2000년에는 1억1천만대 규모로 급팽창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삼성전자, LG전자, 대우통신(대우전자), 현대전자 등 국내 모니터 공급업체들은 해외 현지생산을 포함해 지난해 총 4조원 상당의 수출실적을 달성했다. 이를 기반으로 지난해 한국산 모니터는 대만의 세계시장 점유율 33.6%에 이어 20.9%로 2위를 차지했다.

국내 모니터업체들의 올해 수출목표액은 5조원 규모. 이같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국내 각 업체는 세계시장 점유율을 25%로 수준으로 끌어올리면서 「대만 따라잡기」를 위한 고삐를 바짝 당기고 있다.

아울러 올들어 모니터 공급업체들은 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 LCD)모니터, 평면모니터 등을 개발하고 제품라인업을 확충하면서 일본 모니터업체들이 주도하는 고부가가치제품 시장 선점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내 모니터 공급업체들의 궁극적인 사업전략은 양적으로 대만을 따라잡고 기술적으로 일본을 압도해 명실공히 세계시장을 주도하겠다는 것이다. 모니터 공급업체들이 이를 위해 올해들어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모니터사업전략은 크게 첨단 고부가가치제품 개발 및 양산체제 확립, 생산기지의 글로벌화, 수출지역 다변화 등으로 요약된다.

이 가운데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TFT LCD모니터, 평면모니터, 플라즈마디스플레이(PDP) 등 첨단 고부가가치제품 개발 및 양산체제 갖추기다. 최근들어 세계 모니터시장은 기존 CRT모니터 위주에서 점차 탈피해 이들 첨단제품 비중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업체들의 비용 및 설비투자가 이 분야로 집중되고 있다.

TFT LCD모니터는 평판디스플레이로 15.1인치가 17인치 CRT모니터의 화면 크기에 근접할 정도로 화면이 크고, 두께도 43.1㎝의 CRT모니터에 비해 6㎝대로 초슬림형이다. 또 깜박거림이 없어 눈의 피로가 적으며 인체에 해로운 전자파는 물론 소음과 열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 장점이 있다.

여기에 최근 TFT LCD모니터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모듈 가격이 지난해에 비해 50% 이상 하락하는 등 가격하락세가 지속되면서 CRT모니터시장을 잠식해 시장기반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 특히 현재 CRT모니터의 4, 5배 정도에 형성돼 있는 TFT LCD가격이 내년 중반에 2배 정도로 내려가면 본격적인 대중화시대가 열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국내 주요 모니터 공급업체들은 이에 맞추어 올들어 14인치와 15인치 제품개발을 완료하고 양산체제를 갖추고 있으며 17인치, 18인치 등 대형 첨단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TFT LCD에 이어 CRT분야에서도 새로운 기술을 채택한 평면모니터가 별도의 시장을 형성하면서 새롭게 부상하고 있다. 평면모니터는 곡면브라운관을 채택한 기존 CRT모니터가 제작특성상 선명도 향상의 한계에 부닥치고 사용자가 오랜시간 사용할 경우 눈의 피로가 누적되는 단점을 해소한 혁신적인 제품이다.

LG전자와 삼성전자는 최근 17인치 제품(모델명 플래트론, 싱크마스터)을 각각 개발한 데 이어 양산체제를 갖추고 해외시장에 공급을 본격화, 세계 평면모니터시장의 90%를 장악하고 있는 일본업체에 도전장을 던졌다.

특히 LG전자와 삼성전자는 평면모니터의 기술적 한계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원거리 오목현상과 모서리 화면 굴절현상을 최소화하기 위한 기술개발에 온힘을 쏟고 있다. 또한 내년초 출시를 목표로 19인치와 21인치 대형제품 개발에도 착수했다.

국내 모니터업체들이 고부가가치 품목으로 부상할 것에 대비해 새롭게 진출하고 있는 분야는 PDP모니터시장. 일반적으로 TV에 쓰이는 PDP는 올해초 일본업체에 의해 모니터용제품이 개발된 이후 최근 LG전자와 삼성전자가 제품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국내 주요 모니터업체들이 올해들어 고부가가치상품 개발에 이어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또 다른 부문은 생산기지의 글로벌화와 수출지역 다변화.

삼성전자, LG전자, 대우통신(대우전자의 법인 활용), 현대전자, 한솔전자, KDS는 그동안 미주시장 위주의 수출전략에서 탈피해 최근에 남미, 중국, 유럽 등지로 수출처를 다변화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현지 생산공장 및 판매법인 설립을 완료하거나 추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브라질에 월 5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모니터 제조라인을 갖추었으며 한솔전자는 지난 6월 미국 현지 판매법인을 계열사인 한솔무역으로부터 별도법인 형태로 분리했다. 현대전자도 최근 중국 현지공장 설립을 추진하고 있으며 대우전자(영업은 대우통신이 전담) 역시 유럽지역 현지공장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

국내 모니터 공급업체들은 제품 현지생산으로 수출단가를 낮추고 현지 판매법인을 통해 직수출을 추진함으로써 수출경쟁력을 크게 높인다는 전략이다.

<신영복 기자>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