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2k문제 연중 기획 16] 이렇게 생각한다

이학선 폴리티늄테크놀로지 대표

지난 7월 12일부터 16일까지 열린 「플랫포럼(플라티늄테크놀로지 사용자 컨퍼런스)98」에서 있었던 일이다. 플라티늄테크놀로지의 회장인 플립 필리포스키씨는 많은 CIO들이 참석한 자리에서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하였다. 『여러분 중 Y2k문제를 해결했다고 생각하시는 분은 손을 들어주십시오』. 그러자 몇몇 CIO들이 손을 들었다. 이를 보고 필립포스키 사장은 『손을 드신 분은 회사로 돌아가거든 다시 한번 확인해 보십시오』라고 말했다.

필립포스키 사장이 한 말의 의도는 무엇일까. Y2k문제 해결을 1백% 확신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것을 의미할 것이다.

왜냐하면 Y2k문제는 데이터베이스 레코드, 시스템SW, 운용체계, 패키지시스템, 파일시스템 등 기업의 거의 모든 정보기술(IT)부문에 걸쳐 있어 이를 해결하는 왕도가 없을 뿐 아니라 시간이 제한돼 있어 이의 완벽한 해결은 거의 불가능하다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여러가지 이유로 Y2k문제는 지금까지 별 진척없이 흘러왔다. 그나마 작년말부터 올해초까지 TV, 신문, 잡지 등의 언론에서 Y2k문제를 집중적으로 보도해 Y2k문제의 심각성과 해결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된 것은 불행 중 다행한 일이다.

그러나 2000년 1월 1일이 불과 1년 5개월도 남지 않은 현 시점에서도 Y2k문제에 대해 눈을 돌리거나 아예 알지도 못하고 있는 CIO가 있다는 말을 듣는다. 즉 전산관리자들이 이 급박한 위기에 대해 아무리 역설해도 문제의 중요성을 과소평가하는 CIO가 있다는 것이다.

또한 사장이나 최고경영자가 Y2k문제의 심각성과 그 해결에 소요되는 비용을 인식할 경우 자신에게 내려질 비난과 문책 때문에 가능한 이 문제를 거론하지 않으려 하는 CIO도 있다고 하며, Y2k문제를 과소평가하여 내년에 6개월 정도 작업하면 될 거라고 생각하는 CIO도 있다고 한다. 그러한 말을 들을 때 참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Y2k문제는 과소평가할 문제가 아니고 숨길수록 악화될 뿐이며, 감추려고 한다고 감춰지는 것이 아니다. 이에대한 적극적인 대처만이 위험을 최소화하는 유일한 방법인 것이다.

CIO가 성공적으로 2000년을 맞이하기 위해서는 Y2k문제를 직시하고 최고경영진을 끌어들여 Y2k문제가 기술상 이슈가 아닌 경영상 이슈라는 점을 이해시키고, Y2k문제 해결프로젝트를 후원하고 전사차원에서 다루는 협조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렇게 Y2k문제에 대한 전사적인 마인드만 조성된다면 그 다음의 프로세스는 자연스럽게 진행될 것이다.

다가오는 2000년을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을 안고서 맞이하느냐, 아니면 이를 제거하고 맞이하느냐는 CIO의 손에 달려있다고 한다면 과장된 말일까? 벌써 시한폭탄의 시계소리가 찰칵찰칵 흐르고 있다. CIO들이여! 이를 바라보고만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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