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서점" 독서인파 북적

종로서적, 영풍문고, 교보문고 등 흔히 「빅3」라고 불리는 대형서점의 매장에는 요즈음 책을 읽는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다. 이들 서점이 인터넷에 개설한 가상서점도 예외가 아니다. 방학과 휴가철을 맞아 독서 삼매경에 푹 빠져있는 사람들이 최근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국내 가상서점 제1호로 지난해 5월 문을 연 인터넷 종로서적(http://book.shopping.co.kr)의 경우 한달 평균 35만 방문건수에 등록회원만 13만명에 달하는 등 웬만한 지방의 대형서점을 능가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종로서적에 이어 지난해 하반기에 잇따라 개설된 영풍(http://www.ypbooks.co.kr), 교보문고(http://www.kyobobook.co.kr) 등의 가상서점들도 모두 최근 한달 평균 방문건수 20만회를 돌파하는 등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가상서점의 인기는 최근 정보통신 또는 외국 서적 등 특정분야 서적만 취급하는 사이버 서점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 것에서도 느낄 수 있다. 특히 올해 초 문을 연 예스북(http://www.yesbook.co.kr)은 미국, 일본,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 세계 각국에서 발행되는 외국 서적의 공급에 주력하는 반면 지난 6월 문을 연 와우북(http://www.wowbook.com)은 컴퓨터 서적만 취급하는 「차별화된」 가상서점으로 각각 유명하다.

이들 인터넷 가상서점의 가장 큰 장점은 신속하고 풍부한 도서정보. 종로서적의 경우 이달 초 현재 약 16만건의 도서DB를 보유하는 한편 매일 1천여건의 도서정보를 추가하고 있기 때문에 국내 네티즌들 사이에 국내외에서 발간되고 있는 도서정보를 신속,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잡고 있다.

또 와우북도 약 1만종에 달하는 컴퓨터 관련 서적을 분야별로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DB를 제공하기 때문에 프로그래머와 컴서적 출판기획자 등 전문직 종사자들은 물론 일반 네티즌의 방문이 쇄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가상서점을 통한 서적거래는 온라인 송금이나 신용카드 결제로 이뤄진다. 영풍문고는 2만원어치 이상의 책을 주문했을 경우 우송료를 따로 받지 않는다. 그 미만이면 한 번 주문에 1천원씩의 우송료를 받는다.

교보문고는 5만원 이상 주문했을 경우 무료이나 그 미만이면 1천2백50원의 우송료를 주문자가 부담해야 한다. 종로서적도 주문금액이 1만원 이상일 경우에만 공짜이고 그 미만이면 2천1백원의 배달료가 부가된다.

그러나 가상서점을 통한 온라인 구매는 아직 초보단계에 머무르고 있다. 사이버 마케팅 활동이 가장 활발한 종로서적의 경우 온라인으로 이루어지는 매출이 하루 평균 3백만원대로 전체매출의 3% 정도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이같은 수치는 세계 최대 가상서점인 미국 「아마존 (http://www.amazon.com)」이 지난 96년 1천6백만달러 (2백24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과 비교하면 형편없이 초라한 실적이 아닐 수 없다.

출판 및 유통 관계자들은 이같은 현상을 『네티즌들이 가상서점에서 「아이쇼핑」만 즐길 뿐 아직 책을 구입하지는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그 이유 또한 다양하게 거론되고 있다.

영진출판사 전경숙 주임은 「낙후된 우편배달 제도」를, 황인석 와우북 사장은 「불안전한 전자결제 및 보안 시스템」을 각각 우리나라 출판분야 전자상거래 활성화를 가로막고 있는 가장 걸림돌이라고 주장했다.

네티즌들은 보다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네티즌들은 『국내 인터넷 서점의 성패가 단편적인 책 정보를 제공하는 것에 만족하지 말고 고급 독자들의 취향에 맞춰 다양한 출판동양 및 비평 등의 정보까지 얼마나 신속하고 정확하게 제공할 있느냐 여부에 달려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하드웨어보다 소프트웨어가 더 중요하다는 시각이다.

아마존은 흔히 야후와 함께 인터넷 비즈니스 역사상 가장 큰 성공사례로 손꼽히고 있다. 가상서점 관계자들은 아마존의 성공 스토리에 도취하기 전에 그들이 현재 인터넷 등을 통해 제공하고 있는 출판정보의 양과 질을 한번 철저히 분석해보면 국내 네티즌들이 현재 무엇에 목말라하고 있는지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서기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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