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중소기업시대 (81);푸른기술

서울 양재동 자그마한 사무실에 자리잡은 푸른기술(대표 함현철)은 설립된 지 1년을 이제 막 넘긴 신생기업이지만 탄탄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지폐인식기 분야 선두주자로 발돋움하고 있다.

이 회사는 그동안 일본 등 거의 대부분 수입에 의존해 온 지폐인식기를 국산화하고 적극적으로 수입대체에 나서면서 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함현철 사장을 포함해 전체 직원 7명 모두 대기업에서 금융자동화시스템 개발을 담당해온 젊은 엔지니어들인데 오랫동안 한솥밥을 먹어온 동료들이어서 단단한 팀워크로 똘똘 뭉쳐 있다.

푸른기술의 사무실에 들어서면 크지 않은 공간에 막바지 테스트중인 지폐인식기들이 꽉 차있고 전 직원이 연구에 몰두하고 있는 모습만이 비쳐져 방문객들은 마치 연구소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키게 된다.

푸른기술이 자체기술로 국산화한 지폐인식기는 광투과, 자기, 이미지센서 기술 등을 이용해 지폐 두께와 지폐 측면에 숨겨진 그림, 표식 등을 감별하고 손상되거나 위조된 지폐들을 판별해 내는 기기. 각종 자동판매기와 티켓자동발매기, 지폐교환기, 게임기, 주차시스템 등 지폐가 사용되는 자동화기기에 필수적으로 채택되는 장비들이다.

이 회사가 지금까지 선보인 기기는 1천원권 전용인 1금종 지폐식별기를 비롯해 전량 수입에 의존해온 1천원, 5천원, 1만원권 3금종 지폐인식기, 달러 6금종 지폐인식기 등으로 기기 장애를 최소화했을 뿐 아니라 입수율이 높으며 95% 이상의 뛰어난 식별률을 자랑한다. 이외에도 지폐의 투입방향에 관계없이 인식하고 컬러 위조지폐에 대한 감별력이 뛰어나다는 장점을 가졌다.

이 회사는 국산화한 달러용 지폐인식기의 시장전망을 매우 밝게 보고 있다. 내년부터 국내에서도 외환거래 자유화로 물건값을 달러나 엔화로 지급할 수 있는 점포가 등장하며 백화점이나 시장에서도 외화를 환전해 쓸 수 있게 되는 데다 기존 은행, 종금사로 제한된 외국환업무가 모든 금융기관에도 허용될 계획이기 때문이다.

벤처기업으로 시작한 이 회사는 시장 수요개척에 관한 한 걱정하지 않는다.

푸른누리는 자사의 핵심기술은 지폐인식기술을 바탕으로 올들어 지하철 지폐처리장치, 지폐방출기, 전표수납시스템, 미국형 수표 스캔(Scan)장치 등을 잇따라 개발했으며 엔화 등 외국지폐 인식용 장비쪽으로 개발력을 뻗쳐 나가고 있다.

이 회사는 이같은 기술력을 인정받아 유수의 외국업체들을 제치고 지난달부터 호텔, 카지노용 슬롯머신 제조업체들에 지폐인식기를 공급하기 시작했다. 또 정유업체들이 주유자동화 차원에서 도입하고 있는 셀프주유기용 지폐인식기의 공급도 모색하고 있다. 서울시가 연내 도입할 예정인 버스자동요금징수기용 1천원권 단금종 지폐인식기 입찰에도 참여해 시제품을 납품하고 수주경쟁에 들어갔다.

푸른기술은 내수 판매 못지 않게 해외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에는 해태전자의 수출용 자판기에 내장할 필리핀 지폐, 동전 인식기를 공급하기로 했으며, 신원기전과 3년간 연간 1천대 규모의 인도 화폐교환기용 지폐인식기 공급계약을 체결하고 수출전선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이와 함께 최근 금융권에서 장표 수납업무를 자동으로 수행할 수 있는 수납장표 자동화시스템에 대한 개발을 마친 가운데 신기그룹과 계약을 체결하고 자체 개발한 미국형 수표 스캐닝장치도 곧 수출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사업이 본격화한 올해 10억원 규모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세계 선진업체의 기기와 경쟁하기 위해 신뢰성과 품질 향상에 역점을 두고 제품 개발에 나선다』는 함현철 사장은 『기기의 자동화 추세에 부응해 앞으로 각종 자동화기기와 음성, 지문 등 다양한 인식장비도 개발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온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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