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에 만난 사람] KAIST 박대연 교수

『은행 전산실에서 근무하던 중에 IBM에는 트랜잭션처리 미들웨어(TP모니터)가 있으나 개방형 시스템인 유닉스에 없는 것을 보고 유닉스용 TP모니터를 개발하는 것을 일생의 목표로 삼았습니다.』

평생의 목표를 실천하기 위해 박대연 교수(43)가 미국 유학길에 오른 것이 지난 88년. 96년 귀국해 한국외국어대학교를 거쳐 올 2월부터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기전자공학과 교수로 재직중인 박 교수는 이달 7일 마침내 첫 성과물을 내놨다. 국산 최초의 상용화 TP모니터인 「티맥스」를 발표한 것이다.

클라이언트와 서버 사이의 트랜잭션 처리를 효율적으로 관리해주는 TP모니터는 여러 종류의 미들웨어 가운데 대명사격인 제품. 미들웨어는 또 운용체계(OS),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과 함께 대표적인 시스템 소프트웨어로 꼽히는 제품이며 이러한 시스템 소프트웨어는 마이크로소프트, 오라클, BEA시스템스 등 미국업체들이 세계시장을 호령하고 있다.

「티맥스」를 통해 미들웨어는 물론 시스템 소프트웨어 불모지라는 오명을 벗고 이들과 당당히 겨뤄보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는 박대연 교수를 만나봤다.

-티맥스의 시장성을 자신하는가.

▲티맥스는 분산환경에서 프로그램 개발의 국제표준인 X/Open DTP모델을 가장 완벽하게 준수한 세계최초의 분산 TP모니터입니다. 예를 들어 미국제품인 「턱시도」의 경우 기존의 TP모니터 가운데 가장 많은 국제표준을 지원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턱시도」가 적극 권장하고 있는 FML은 국제표준이 아닙니다. 티맥스에 대한 검증은 실제 사이트에서 이루어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실제 국내기업들의 반응은 어떤가.

▲나 자신도 깜짝 놀랄 만큼 좋은 반응을 보였습니다. 발표 다음날부터 많은 문의가 쏟아졌고 이미 여러 기업이나 공공기관, 금융기관과 협의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일부에서 국산제품에 대한 회의가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대체로 매우 긍정적이었고 많은 격려를 보내줬습니다.

-국산제품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경우가 많다. 티맥스도 이 문제를 극복해야 할텐테.

▲티맥스가 극복해야할 가장 어려운 과제 가운데 하나입니다. 이를 극복하는 방안으로 해외 수출을 적극 추진하고 있습니다. 국내 몇몇 사이트에서 검증을 받은 후에 바로 수출을 추진할 예정입니다. 영어와 일본어 사용설명서가 나오는 내년부터 적극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며 좋은 소식이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경쟁력없는 시스템 소프트웨어보다는 응용소프트웨어 부문에 주력해야 한다는 의견들이 있는데 이에 대한 견해는.

▲일부는 맞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응용소프트웨어는 시스템소프트웨어에 비해 부가가치가 매우 낮고 기술력보다는 아이디어나 마케팅에 좌우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지금은 어렵더라도 인내와 벤처정신을 가지고 고기술 시스템 소프트웨어에 도전한다면 언젠가는 좋은 결과가 나오리라 확신합니다.

-앞으로 티맥스의 판매 계획은.

▲현재 판매를 희망하는 몇몇 업체들을 심사하고 있습니다. 협력업체를 통한 판매방안도 생각하고 있으며 앞서 말한 해외진출도 내년부터 적극 추진할 것입니다.

-국산 소프트웨어나 업계에 특별히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국내 벤처기업에 가장 어려운 것은 국산에 대한 불신이 높다는 것입니다. 미국 벤처기업에서 만든 제품만 믿고 국산은 써보지도 않고 별볼일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벤처기업 성장에 커다란 장애요인이 됩니다. 물론 벤처기업들도 기술로 승부해야 한다는 태도를 갖는 것이 중요합니다.

<김상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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