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기조합 이사장 선거 결과에 대한 합법성 시비가 뒤늦게 불거지고 있다.
지난 2월에 열린 전기조합 이사장 선거가 뒤늦게 수면위로 떠오른 것은 일부 회원사가 낸 이용희 이사장의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최근 서울지법 남부지원 제1민사부에서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이번 사태를 보는 조합원사들의 시각도 둘로 나뉘어져 있다.
현 이사장의 입장을 지지하는 회원사들은 『그동안 중소기업의 권익을 위해 노력했다는 점을 높이 사야 할 것』이라고 강조하는 반면 소송을 제기한 젊은 전기인들은 『특혜성 물량배정 등 잘못된 내부관행은 사라져야 한다』며 조합의 개혁을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많은 전기인들은 법원의 이사장 직무집행정지 결정이라는 초유의 사건을 겪고 있는 가운데 이처럼 내연하고 있는 양측의 갈등과 대립이 조합의 장기발전을 위해 악재가 될 수도 있다는 데 더욱 우려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전기인들은 중소기업의 수의계약 존속여부가 도마 위에 오른 가운데 5백50여 회원사를 가진 30여년 전통의 대형 조합이 이처럼 송사에 휘말리면서 장기적으로 조합의 활동이 위축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데 주목하고 있다.
연간 3천억원 규모의 수의계약물량을 배정하는 권한을 가진 조합원들의 이권단체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번 이사장선거 후유증은 굳이 IMF 관리체제 아래의 일이 아니더라도 조합을 풍비박산낼 수 있는 악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직무대행인인 정명수 변호사가 연간 3천억원의 수의계약물량을 주무르는 전기조합의 각종 이권사업 활동에 대해 「올스톱 상태」를 유지해 간다는 입장을 밝혔다는 점이다. 또 8월 14일의 법원 확정판결여부에 대해 고소인 피고소인 중 어느 한쪽이라도 불복하는 사태가 발생한다면 조합활동의 정지상태가 예상외로 길어질 수 있다는 점도 가정해 볼 수 있다.
이번 사태는 선거무효 소송으로 불거져 있지만 이를 계기로 전기조합내부의 수많은 문제점이노출됐다는 점 때문에 선거판결이 어떻게 나든 조합에 심각한 후유증을 남길 것으로 보인다.
<이재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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