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맨홀 (434)

김창규 박사가 말을 계속했다.

"또 한두 사람이 이번 사건을 일으켰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소. 오늘 새벽에 분석 된 독수리칩도 아주 전문적인 기술이 적용되었소. 어쩌면 세게에서 유일하게 적용된 기술일지 몰라요. 이번 사건을 위하여 오랫동안 연구를 하여 만든 칩처럼 보여요. 그런 기술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한번 만나보고 싶을 정도로 놀라운 아이디어와 기술이 활용되어 있었소."

"김 박사, 나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소. 만일 이번 사고가 인위적이라면 그동안 정보통신과 통신망의 전문가라고 생각해온 나보다도 더 통합적이고 구체적인 능력을 갖고 있는 사람이 일을 저질렀을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소."

"김 실장, 그렇소. 하지만 한 사람이 아니오. 여럿이오. 다른 것은 놔두고 독수리칩만 보아도 알 수 있어요. 분명히 한 사람의 짓은 아니오. 독수리칩의 프로그램에는 아주 뛰어난 능력이 발휘되었소. 그리고 하드웨어의 구조도 아주 절묘하게 구성되어 있소. 그 정도의 전문적이고 통합적인 기술력을 발휘하려면 한두 사람의 능력 가지고는 가능하지 않아요. 여럿의 기술과 능력, 그리고 시간이 활용되었을 것 같소. 어쩌면 은행에서 현금이 인출된 것은 아주 중요한 것은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요. 사건을 복잡하게 하기 위한 한 방법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오. 어쩌면 개인이 아닌 기업체나 나라 전체가 조직적으로 시도한 것으로 볼 수도 있을 것이오. 그것까지 염두에 두어야 할 것 같소."

"기업이나 나라요?"

"그렇소. 일반인이 단순히 돈을 불법으로 인출하기 위해 저지를 수 있는 사건은 아니라는 생각이요."

"그럴 수 있소. 우리나라의 통신능력을 비하시키려는 외국의 통신사업자일 수도 있을 거요. 참, 김 박사가 분석한 독수리칩의 제조사는 일본에 있는 회사라고 했소. 위성에 꽃혀있던 도수리 칩도 마찬가지였소."

"일본 상표가 붙은 커스터머 칩이라고 해도 외국에서 만든 제품이 맣소. 때문에 독수리 칩도 일본에서 만들었다고 확정지을 수는 없소. 외국에서 제조되어 일본 상표를 붙여 사용뒬 수도 있다는 것이오."

"김 박사, 먼저 그 커스터머 칩이 제조된 곳이 어딘지는 파악해 보아야 할 것 같소. 이번 맨홀 화재와 위성 장애, 그리고 자동절체시스템 고장으로 인한 통신대란의 원인 규명을 위한 단서는 그 독수리 형상이 그려진 칩이 유일한 것이기 때문이요."

"알겠소. 그리고, 일동은행 직원이 죽었다는 오피스텔은 어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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