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투.
김지호 실장은 마지막이 침투라는 말로 끝난 승민의 원고를 덮었다. 정리되는 것은 없었다. 사건은 더욱 복잡하게 전개되고 있는 것이었다.
바람이 불었다. 바로 앞의 느티나무 잎사귀가 바람에 날려 흩어지고 있었다. 하늘은 맑았고, 태양은 이미 중천에 떠 있었다.
김창규 박사. 김지호 실장은 담배 한 개피를 피워 물며 김창규 박사를 떠올렸다. 이제 도착할 시간이 되었다는 생각이었다. 지금까지 일어난 사건들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 것인가. 길게 담배연기를 뿜어내며 지금까지 일어난 일들을 정리해 보았다. 단순하지 않은 상황이다. 김창규 박사 말대로 게임으로 여기기에는 너무나 복잡하고 광범위하다. 더욱이 모든 것이 한치의 틈도 없이 치밀하게 전개되었다.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면 나라 전체의 통신망에 치명적인 장애를 일으켰을 수도 있는 것이다.
하얗게 사라져 가는 담배연기 너머로 김창규 박사의 모습이 보였다. 일동은행 건물 주차장에 차를 주차시킨 김창규 박사가 다가오고 있었다.
『김 박사, 여기요.』
김지호 실장이 지금까지 앉아있던 돌로 된 자리에서 일어나 큰 소리로 김창규 박사를 불렀다.
『아, 김 실장. 고생이 많소. 많이 기다렸지요?』
『아니요, 그렇지 않소. 어제 밤에 고생 많았지요?』
『아니, 재미있었어요. 아주 흥미롭게 프로그램을 분석했소. 어쨌든 프로그램을 파악할 수 있어서 다행이요.』
『이곳에서는 변화가 많소. 아주 충격적인 일들이 여러 곳에서 발생했소.』
『어떤 일이지요?』
김지호 실장은 피우던 담배를 비벼 끄고 그동안 일어났던 일들을 김창규 박사에게 설명했다. 혜경의 죽음과 현금인출, 그리고 조선족 교포의 죽음 등 일련의 사건들을 상세하게 설명했다. 특히 전산망이 화재가 발생하기 10분 전에 이미 오프라인으로 된 것과 그 과정 중에 죽은 혜경의 패스워드가 활용되어 외부에서 타 은행으로 50억이 인출된 것을 자세히 설명했다.
김창규 박사도 납득할 수 있는 일들이었다. 분명히 가능한 일들이었다. 또한 이러한 일련의 사건들을 일으키기 위해서는 아주 전문적인 능력을 가지지 않으면 안되는 일들이라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
『김 실장, 김 실장의 이야기대로라면 다 수긍할 수 있소. 하지만 이런 통합적인 기술능력을 갖춘 사람은 많지 않을 거요. 아주 전문적인 기술에다 통합적인 능력을 갖추고 있는 사람은 정말 우리나라에서 몇 안될 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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