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유통시장 상반기 환경변화 (1);프롤로그

98년도 상반기가 지났다. IMF라는 돌발사태로 갈피를 잡지 못하고 6개월이 지난 것이다. 전기, 전자유통시장의 지난 6개월도 혼돈의 연속이었다. 급격한 자금경색으로 시중에 돈이 마르고 기업의 연쇄부도, 늘어나는 실직자 등 불안한 사회환경은 「구매력 실종」이라는 최악의 경기침체를 가져왔다. 가전을 비롯해 컴퓨터, 정보통신, 부품, 소프트웨어, 수입전자제품 등 제품별 유통시장 환경변화에 대해 7회에 걸쳐 시리즈로 엮어본다.

지난해 말 IMF 사태를 맞아 각 기업들은 98년 시장이 어떻게 다가올 것인가를 예측하기 위해 발생 가능한 모든 상황을 설정, 시장을 전망했다. 그러나 이같은 작업은 시행착오속에 지난 1, Mbps분기까지 계속됐으며 결국 하나의 전망치를 내놓기보다 변화 가능한 몇가지 시나리오를 작성하고 상황에 따라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쪽으로 대부분 방향을 정했다. 따라서 사업계획도 시장이 10%, 또는 20%, 30% 위축되는 상황을 가정, 두세 가지로 정하는 것이 보통이었고 수시로 사업계획을 수정하기도 했다. 전기전자분야 유통 업체들도 마찬가지였다.

지난 상반기를 겪은 전기, 전자 유통업체들이 가장 곤혹스러워했던 것은 6개월 동안의 시장상황이 예상했던 최악의 상황을 넘어섰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전기전자 유통시장의 전반적인 규모가 전년대비 20~30% 정도 위축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고보니 유통시장은 전년대비 40%~50%나 위축됐다. 물론 분야별 상황에 차이가 있긴 하지만 이같은 시장위축은 유통시장의 기존 체계 붕괴라는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발전했다.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전기, 전자분야 유통점들의 대규모 도태가 상반기 내내 계속됐다. 컴퓨터와 부품 분야에는 대형 유통업체들의 잇따른 도산으로 한동안 유통의 실종이라는 극단적인 상황까지 치달았다.

수입 가전 유통의 경우 이미 연초부터 시장활동이 멈춰져 있는 상태이며 비교적 단단한 유통기반을 유지해왔던 가전분야에서도 많은 대리점들이 휴폐업을 하면서 기반이 흔들렸다. 가전분야는 대리점 체계가 혼매 양판체제로 넘어가는 물밑 움직임이 시작된 것으로 평가될 만큼 내부적으로 상당한 변화가 일고 있다. 유통체계에 별다른 변화가 없는 분야는 통신서비스와 기기유통 분야로 이는 이동통신분야의 폭발적인 수요증가 덕택이다.

부정적인 영향에도 불구하고 지난 상반기에 급격히 일어난 유통환경은 변화는 업계 나름대로 앞으로 IMF라는 특수 상황을 헤쳐나갈 자구책을 마련하는 기반이 되고 있다. IMF 이후 실질적인 6개월을 견뎌낸 국내 전기전자 유통시장 상황은 가전과 컴퓨터, 정보통신, 부품, 소프트웨어, 수입전자제품 등 어떤 분야에서도 그 영향력이 적지 않을 것이다.

<박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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