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라디오방송인 디지털오디오방송(DAB)의 국내 도입시기와 표준방식의 선정을 놓고 방송사업자들과 수신기 제조업체들의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
그동안 디지털 지상파TV와 디지털 위성방송의 위세에 눌려 상대적으로 DAB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이 매우 저조했으나 최근들어 방송사와 민간업체 중심의 임의단체인 「차세대방송컨소시엄」과 정통부 등 정부 부처를 중심으로 DAB의 도입시기와 국내 표준방식 채택을 둘러싸고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주무부서인 정통부는 연내에 DAB 표준방식을 결정하고 빠르면 2002, 2003년부터는 DAB서비스를 실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DAB가 디지털 지상파TV 및 디지털 위성방송과 함께 3두마차를 형성, 21세기 국내 방송산업을 선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DAB는 기존의 AM 및 FM방송과 달리 현대인의 다양한 정보욕구를 충족시켜 주는 매체다. 위성 등 전송매체를 활용해 기존의 뉴스, 음악방송을 CD수준의 음질로 청취자들에게 제공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고속데이터방송, 교통방송, 기상정보방송, 영상라디오방송, 유료라디오방송, 광역호출, 이동멀티미디어방송 등 고부가가치 멀티미디어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아직은 DAB의 수신기 가격이 2천5백달러 수준으로 고가인데다 기존의 방송사들이 새로운 경쟁 사업자들의 등장을 우려해 DAB의 조기 도입에 반대하는 경향도 있으나 전세계적으로 DAB의 도입은 점차 늘고 있는 추세다.
미국의 경우 디렉TV가 「뮤직 초이스」의 30개 채널과 「블룸버그 디렉트」의 24시간 비즈니스뉴스 등을 공급받아 위성으로 서비스 중이며 미국전역 DAB사업자인 「CD라디오」사는 99년하반기 발사예정인 위성체를 활용해 총 30개의 유료음악방송과 20채널의 뉴스, 스포츠, 토크쇼 등 전문채널을 방송할 예정이다. 또한 AMRC사는 4그룹의 방송사업자들이 각각 패키지를 구성해 DAB를 실시한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영국의 경우 지난 95년부터 BBC가 유럽 DAB표준인 「유레카-147」방식으로 4개의 음악전문채널을 제공하고 있으며 BT와 NTL사가 주요 민영 라디오채널을 재전송 중인데 이어 새로운 서비스를 시험적으로 실시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일본은 DAB를 「이동체 디지털음악방송」이라고 명명해 이 사업을 준비중인데 최근 J스카이B와 합병한 퍼펙TV가 1백4개의 디지털 위성라디오서비스를 실시중이며 일본의 단파방송인 「디지털단파」가 96년부터 24시간 음악방송과 경마중계채널을 운용하고 있다.
이같은 세계적인 추세에 발맞춰 국내에서도 DAB에 관한 준비작업이 한창 진행중이다.
DAB 도입시 가장 먼저 고려돼야 할 사항은 방식의 결정이다. 현재 유럽방식인 「유레카-147」, 미국방식인 「인밴드(In-Band)」방식 등이 검토되고 있는데 이중 「유레카-147」방식이 가장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작년말 차세대방송컨소시엄 오디오분과위원회가 회원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13개 회원사중 12개 업체가 「유레카-147」방식을 선호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방식을 조기 선정한다는데도 의견이 상당부분 일치된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국내 DAB표준은 「유레카-147」방식이 선정될 것이 확실시되며 정통부 역시 차세대방송컨소시엄 등 민간의 의견을 청취, 이 방식을 국내 표준으로 확정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레카-147」방식은 기존의 FM주파수 여유대역을 활용하는 미국의 「인밴드」방식과 달리 DAB용으로 완전히 새로운 주파수를 할당하는 것이다. 무궁화위성 이용시 기존 라디오주파수와의 혼신문제가 전혀 없고 수신품질도 「인밴드」방식보다 훨씬 양호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세계적으로도 「인밴드」방식보다는 「유레카-147」방식이 표준으로 채택되고 있다.
따라서 「유레카-147」방식을 국내 표준으로 채택할 경우 국내 수신기 제조업체들의 DAB수신기 수출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DAB가 국내에 도입되면 국내 산업계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 업계전문가들은 2002년부터 DAB가 실시될 경우 2002년 1백만대, 2003년 1천만대, 2004년 3천만대, 2010년 4천8백만대의 DAB수신기가 보급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따라 2010년경이면 DAB 국내시장 규모는 14조원 규모로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자동차에 탑재하는 카오디오 형태의 DAB수신기는 서비스 개시시점에서 5년 정도 경과된 2007년이나 2008년경이면 거의 모든 자동차에 장착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기존의 카오디오를 대체하는 수요도 막대할 것으로 보인다.
<장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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