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 5개 은행 퇴출.합병조치 시스템통합 "초미의 관심"

금융감독위원회가 5개 퇴출대상 은행을 발표함에 따라 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정보시스템의 통합문제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국민은행, 신한은행 등 통합주체 은행의 전산관계자들은 그동안 도상훈련 등을 통해 통합에 대비해 왔으며, 통합대상 은행에 대한 공식발표 이후 업무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흡수대상 은행에 전산실무자를 급파하는 등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은행 및 금융정보시스템 전문가들은 해당은행의 단말기와 통장양식이 다른 데에 따른 보완문제, 시스템의 이중운영에 따른 마감 처리방안 등이 우선 단기적으로 큰 문제가 될 것이며 정보시스템의 완전통합을 이루기까지는 적어도 1년 이상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다만 이번 통합대상 은행이 대부분 서로 유사한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는 등 통합은행 선정에 있어 정보시스템의 통합문제가 상당 부분 고려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국IBM의 배윤희 부장은 『은행의 정보시스템 통합은 시스템을 그대로 둔 채 서로 연결해 사용하는 단기적인 통합과 시스템을 하나로 통합하는 장기적인 통합 등 크게 두가지 방향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단기적인 통합은 두 은행이 보유한 기존의 시스템을 그대로 둔 채 중계시스템을 이용해 업무처리만 잠정적으로 통합하는 것으로 여기에는 단말기 처리와 마감처리 문제가 주요 이슈가 되고있다.

이번에 통합되는 국민은행과 대동은행의 예를 들면 두 은행이 지금처럼 정상적으로 영업을 하되 고객이 대동은행에서 국민은행 통장으로 거래를 요구하는 경우에 대해서는 대동은행의 각 점포에 국민은행 단말기를 설치, 대응하게 된다. 또 마감처리는 대동은행은 기존 고객을 대동은행 시스템에서 집계되고 국민은행 거래는 국민은행 시스템으로 분리 처리됨에 따라 마감후에 중계시스템을 활용해 합산 처리하게 된다.

이에 대해 장기적인 통합은 완성되기까지 일반적으로 1, 2년이 걸리게 되며 합병주체가 되는 은행의 시스템으로 통합되는 방안과 새로운 통합시스템으로 전면 재개발하는 방안 등 크게 2가지 방향으로 이루어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합병주체로의 통합은 합병은행의 시스템을 증설 등을 통해 확장하고 피은행 점포를 점차 이 시스템으로 흡수하는 것으로 우선적으로 검토될 수 있는 방식이다. 전면 재개발 방식은 두 개의 시스템을 가장 효율적인 시스템으로 전면 재개발하는 것으로 정보시스템이 은행의 경쟁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도입될 가능성이 있다.

국민은행의 정진백 차장은 이와관련 『약 6개월 동안은 단기대응 방식으로 운영하다가 그 이후 본격적인 시스템의 통합이 진행될 것』이라며 『시스템의 통합은 회계연도를 기준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이번에 통합되는 은행들의 시스템을 보면 국민은행-대동은행 통합을 제외한 나머지 통합대상 은행이 서로 같거나 밀접한 관계가 있는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이번 통합대상 은행의 선정에 은행간 통합에 정보시스템 통합문제가 중요한 요소로 고려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현재 통합대상 은행인 신한은행과 동화은행이 같은 「유니시스」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는 것을 비롯해 주택은행과 동남은행이 같은 「IBM」시스템을, 하나은행과 충청은행도 「IBM」시스템을 계정계시스템으로 운영하고 있다.

또다른 통합대상은행인 한미은행(IBM)과 경기은행(NCR)의 경우 현재 시스템은 다르나 한미은행이 호주 FNS사의 금융전산패키지인 BANCS를 기반으로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고 경기은행 역시 IBM의 메인프레임과 BANCS를 기반으로 한 시스템을 거의 개발완료 단계에 있는 것으로 알려져 사실상 통합이 유리하다는 것이다.

은행전산 전문가인 현대전자의 원달수 부장은 이와관련 『발표된 통합대상 은행을 보면 흡수주체 은행이 정보시스템을 통합하는데 상대적으로 힘이 덜들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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