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7년 전자신문사의 전신 전자시보에 의해 창설된 SEK의 당시 정식명칭은 한국소프트웨어전시회(the Software Exhibition of Korea)였다. 명칭에서 알 수 있듯이 SEK은 창설 때부터 소프트웨어 전문 전시회를 표방했다. 당시로서는 소프트웨어의 가치가 생소하고 어설픈 때여서 상업적으로도 위험부담이 많았지만 주최측은 그 중요성이 날로 증대돼가던 시기였던 만큼 국내에서도 소프트웨어의 시대가 오리라는 확고한 믿음을 갖고 있었다. 이 예상은 그대로 적중, SEK은 해를 거듭하면서 출품업체, 출품작, 관람객 규모에서 매년 연평균 2배 가까이 성장하는 대성황을 이뤄어 냈다.
SEK의 영문명칭이 현재의 「the computer, Software Exhibition of Korea」로 바뀌고 하드웨어 업체들의 참가가 이뤄진 것은 92년 6회때 부터이다. 당시 국내에는 하드웨어 업체들을 수용할 명분있는 전시회가 없었던데다 정보산업분야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종합전시회의 필요성이 업계와 관람객을 중심으로 강하게 제기된 데 따른 조치였다. 이때부터 SEK은 기존 소프트웨어 전문전시회 때의 탄탄한 경험을 토대로 출품업체, 출품작, 부스 규모, 관람객 동원 등 여러 조건에서 명실상부한 한국 최대 규모의 전시회로 발돋음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게 된다. 93년에는 미국 마이크로소프트등과의 협의 아래 세계적인 전시회인 윈도우월드전시회(WWE: Windows World Exposition)를 창설하여 97년 부터는 SEK과 동시에 개최해오고 있다.
역대 SEK 개최 현황을 보면 1회 때는 팔란티어소프트웨어, 한국소프트웨어 등 26개 사가 1백20점을 출품한 가운데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회관에서 조촐하게 치러졌다. 2회 때는 SEK의 진가가 널리 알려지면서 삼성전자, 금성사, 한국IBM등 당시 국내 정보산업을 주도하던 업체들이 모두 참가했다. 정부는 이해 SEK이 치러지는 매년 6월을 정보문화의 달로 선정, 행사가 갖는 의미를 한층 붇돋아 주기도 했다.
관련업계에서 SEK의 주가가 급등하기 시작한 3회 때는 출품작이 6백50점으로 증가하면서 장소도 한국종합전시장(KOEX)으로 옮겨 치러졌다. 이때부터 정부를 대표해서 체신부가 SEK을 공식 주관하게 됐고 개막일날 장관이 업계 주요인사들과 함께 테입커팅 행사에 참석하는 선례를 남기게 됐다. 4회 때는 사상 처음으로 출품사가 1백 개사(1백39사)를 넘어섰고 출품작도 1천 점(1천1백50점)을 돌파, SEK은 당시 10여 개에 이르던 국내 정보산업관련 전시회가운데 외형이나 영향력면에서 모두 국내 최대 규모로 성장하게 됐다.
WWE가 창설된 93년 6회 때는 다시 출품사가 2백 개사(2백21사)를 넘었고 8회 때는 역대 최다인 2백82개사가 참가하는 등 성황을 이뤘다. 관람객 동원에서도 1회 때 8천명에 불과하던 것이 5회 때 10만 명, 다시 3년 뒤에는 20만 명을 돌파하는 등 매년 기하급수적인 증가를 기록했다. 이처럼 행사 규모가 지속적으로 확대되자 관련업체들은 SEK을 매년 새로 개발하는 신제품을 대내 외에 발표하는 장으로 활용하는 경향을 보이기 시작했다.
주최 측도 여기에 부응하면서 94년 이후 관람객 정보를 출품업체들에 그대로 직결시켜주는 관람객종합정보시스템과 TI급 규모의 네트워크센터를 전시장에 도입하는 등 전시회의 선진화, 고급화, 정보화를 서둘렀다. 또 95년 9회 때부터는 40쪽 분량의 타블로이드판 전시회 정보지인 「세크월드」를 행사기간 중 2회씩 발행,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한편 SEK과 WWE를 통해 발표된 역대 제품 가운데 상업적으로 큰 성공을 거둔 것들로는 팔란티어(워드프로세서,1회), 한글MS-DOS3.2(운용체계), K한글한자(한글시스템,이상 2회), 한음회계(MIS, 3회), 카운셀러(PC, 4회), 마이티386SL(노트북PC, 6회), 글2.1(워드프로세서),문방사우(전자출판시스템), 한글윈도우3.1(이상 6회), 핸디오피스(그룹웨어,8회), 글눈2.5(9회), 한글오피스97(11회) 등이 꼽히고 있다.
<서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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