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鍾文 전북케이블TV 대표이사
프랑스국영전력공사(EDF)의 케이블TV 방송국 운영은 이익을 추구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다른 나라와 비교할 때 특이하다. 가구수가 너무 적어 민간기업체들이 사업하기가 어려운 시골 소도시만을 방송구역으로 선정하기 때문이다.
인구 3만명 미만의 소도시 가운데 주로 난시청 지역에 케이블을 부설한다. 대주주는 프랑스 전력공사며 그 지역 상공인인 건설회사와 은행지점, 지역언론사 등이 주주로 참여한다. 광케이블과 동축케이블 혼합(HFC)망으로 송배전용 전주와 지하관로를 활용, 극히 경제적인 네트워크가 구축된다.
가구당 케이블 부설비용은 2천 프랑(1프랑은 한화 2백35원)을 초과하지 않는다는 원칙으로, 만일 2천 프랑을 초과할 경우에는 그 지역 지방자치단체에서 초과 공사비를 부담한다. 수신료로 월 1백 프랑을 받는다. 프랑스 전력공사는 케이블TV사업을 전담할 자회사를 1천5백만 프랑의 자본금으로 설립했으며 방송국 수가 늘어나자 4천만 프랑으로 자본금을 늘렸다.
케이블TV사업에 대한 왕성한 투자는 일본의 전력회사도 마찬가지다. 도쿄전력은 케이블네트사이타마 등 9개 케이블TV국, 시코쿠전력은 케이블TV 도쿠시마 등 3개국, 주고쿠전력은 히로시마 시티케이블TV 등 7개국, 규슈전력은 후쿠오카케이블네트워크 등 2개국, 주부전력은 히마와리 네트워크 등 2개국, 간사이전력은 시티웨이브 오사카 등 3개국 케이블TV의 대주주다.
특히 히로시마 시내의 4개 케이블TV국은 주주회사인 주고쿠전력의 광케이블과 전주를 임대, 케이블TV국과 전력회사가 공존공생의 영업전략을 펴고 있다. 또한 원자력발전 도시로 유명한 후쿠이현 쓰루가시는 6기의 원전에서 누출될지도 모를 방사능으로부터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케이블TV국을 설립하고 방사능 누출 경보시스템을 구축했다.
송배전용 기반시설을 고도로 활용해 케이블TV는 물론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는 지방자치단체도 있다. 미국 켄터키주의 그라즈고시가 대표적인 경우다. 그라즈고 전력국은 케이블 네트워크를 이용한 전화 서비스, 인터넷 접속, 경찰서와 소방서를 연결한 방범, 방재시스템, 교통신호등 자동제어, 상하수도 펌프 원격제어, 전기, 수도 미터기의 원격검침, 재택진료, 재택교육, 전자상거래, 민원서류 자동발급 등 다른 도시에서 보기 어려운 특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라즈고 전력국에서 발행하는 요금 청구서에는 전기요금, 케이블TV 컨버터 임대료, 케이블TV 수신료, 근거리통신망(LAN) 이용료, PC접속기재 사용료, 케이블 전화요금, 매상고에 의한 세금 등이 계산돼 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는 한국전력공사의 케이블TV 전송망사업 계속 여부를 놓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우리가 이 시점에서 분명하게 확인해야 할 사항은 21세기에 있어서 국가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산업은 정보통신산업이라는 사실이다. 아울러 정보통신산업의 생명이라 할 수 있는 원활한 정보유통은 초고속 통신망이 좌우한다는 사실도 잊어서는 안된다.
케이블TV산업이 주목을 받고 있는 것도 광케이블과 동축케이블에 의한 네트워크가 정보의 고속도로로 활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선진 여러나라 전력회사가 케이블TV산업에 투자를 계속하는 것 역시 초고속 통신망으로서의 미래성이 확실하기 때문이며, 전력회사만의 자랑인 송배전 자동제어 통신시스템의 신뢰성과 확장성 그리고 전주와 관로 등 풍부한 기반시설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전력공사는 1만여㎞에 달하는 광케이블, 2천5백여㎞의 전력구와 관로, 5백여만기의 철탑 및 전주등 무려 8조원 상당의 초고속 정보통신망 기반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한국전력공사의 이와 같은 기반시설은 초고속 정보고속도로 구축비용의 절감, 구축기간의 단축, 안전성, 신뢰성 확보로 21세기 국가 경쟁력 제고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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