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축화일. 김지호 실장은 이미 만들어진 압축화일로 데이터를 전송하는 경우에는 그 속도가 매우 빠르게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10분. 그랬다. 단 10분만에 100군데의 각각 다른 데이터를 보낼 수 있는 방법은 데이터를 압축하는 방법밖에는 없었을 것이다.
김지호 실장은 일동은행 본점과 이곳 광화문 지점간의 전용회선 구성도를 찬찬히 떠올렸다. 본점과 지점간의 전용회선은 용량이 크기 때문에 케이블로 연결되어 있다.
지하로 연결되어 중간중간 맨홀을 거쳤을 뿐이다. 그러한 전용선을 중간에서 끊어서 일반적인 작업을 수행할 수 없다. 심선 하나에 여러 개의 회선을 활용하는 경우, 그것을 통과시켜주는 장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별도의 장치가 설치되어 있는 광화문 지점의 단말기나 본점 전산실에서 작업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조 반장님, 본점 전산실의 조사는 끝났습니까?』
『전산실이요? 아직 직접 확인하지는 못했습니다만 내부에서 확인했답니다. 외부에서 작업된 것을 자체적으로 확인을 했답니다.』
김지호 실장은 외부에서 작업을 했다면 광화문 지점일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전용선을 중간에 끊고 장치를 연결한 다음 작업이 수행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전용선의 중간을 끊고 별도의 장치를 설치하여 작업을 한다는 것은 예측하기 어려운 사항이다. 전용선을 끊기 위해서는 케이블을 절단해야 하고, 그것을 분리하여 장치를 연결해야하는 아주 전문적인 기술이 필요하다. 또한 작업을 위한 특수한 장비를 갖추어야하기 때문이다.
통신실. 김지호 실장은 광화문 지점 건물 내에 있는 통신실을 떠올렸다. 본점과 지점에서 작업이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면 별도의 장치를 설치가 용이한 곳이 바로 건물내의 통신실이기 때문이다.
『조 반장님, 그렇다면 은행이 들어있는 건물의 통신실도 조사했나요?』
『어디요? 건물 통신실이요?』
『그렇습니다. 전용선 케이블은 중간에 끊어 작업을 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케이블 단자판이 있는 통신실일 수도 있습니다.』
『그 사항은 아까 은행에서 들었습니다. 은행 직원들이 이미 확인했다고 했습니다. 드나든 사람이 없었고, 전용선을 만진 흔적도 전혀 없다고 했습니다.』
『그렇다면 중간에서 전용선을 끊었다는 이야기인데, 그것이 만만치 않은 작업입니다.』
『중간에 케이블이 연결되는 곳이 있지 않을까요』
『그곳이 맨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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