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초반까지 우리나라 정보산업을 주도하며 고성장을 구가했던 PC산업이 계속되는 내수침체와 수출부진, 관련업체의 잇단 부도, 그리고 여기에 최근 기업구조조정의 태풍에 밀려 거의 붕괴 위기에 직면한 것으로 지적됐다.
1일 전자산업진흥회에 따르면 지난 91년까지만해도 고성장을 지속하며 제조업체가 70여개사에 달했던 국내 PC산업이 현재 제조사만도 중소 조립업체를 제외하곤 삼성전자, 삼보컴퓨터 등 4∼5개사에 불과할 뿐아니라 최근 이들마저 구조조정의 미명아래 사업포기 또는 축소 움직임을 보여 고사위기에 처해있다.
실제로 지난 91년부터 97년까지 7년동안 국내 PC생산은 연 평균 3.3% 감소했고 수출도 연평균 17.3% 줄어드는 등 주요 PC산업의 지표가 모두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큐닉스, 희망전자개발, 유니온시스템, 고려시스템 등 중견컴퓨터업체들이 잇따라 무너졌다.
이와달리, 경쟁국인 대만은 컴퓨터를 비롯한 정보산업을 국가전략산업을 지정하고 「IT2000」이란 장기계획을 수립한데 힘입어 91년 이후 연평균 28.3%의 PC생산 증가율을 나타내며 호조를 보이고 있고 특히 이 기간동안 수출이 연평균 24.8%나 증가, 지난해 수출이 우리나라의 30배에 달하는 실적을 올리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진흥회측은 밝혔다.
진흥회는 이처럼 우리 PC산업이 대만보다 취약하고 고사직전에 몰리게 된 것은 △정부의 종합진흥체제 △기술 지원 △부품국산화 △전문인력 △정부조달제도 등 PC산업화 초기에 적극적인 기반조성이 미흡했던데다 기업들도 내수중심의 사업 치중과 가격경쟁력제고 노력이 미흡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진흥회는 특히 정부조달제도에서 공개경쟁을 통한 가격입찰제도를 실시, PC업계의 부실을 유도했으며 국산불가 수입부품에 대한 관세율을 경쟁국보다 높게 적용해 가격경쟁력 약화마저 초래한 반면 국산공급가능 부품에는 낮은 관세를 적용해 마더보드업체등 국내 부품공급업체를 도산하게 했다고 지적했다.
진흥회측은 이에따라 『하루빨리 정부 및 관계기관, 기업 등의 힘을 하나로 모아 적극적인 지원을 펼쳐 경제위기속에서 PC산업이 주저앉지 않고 재도약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병억기자>
경제 많이 본 뉴스
-
1
日 '암호화폐 보유 불가능' 공식화…韓 '정책 검토' 목소리
-
2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국가산단 조기 지정
-
3
GDP 2배 넘는 민간 빚…“금리 인하기, 금융취약성 커져”
-
4
빗썸, 휴면 자산 4435억원 반환 나선다
-
5
'서울대·재무통=행장' 공식 깨졌다···차기 리더 '디지털 전문성' 급부상
-
6
원·달러 환율 1480원 넘어...1500원대 초읽기
-
7
최상목 “韓 권한대행 탄핵소추 국정에 심각한 타격…재고 호소”
-
8
내년 실손보험 보험료 '7.5%' 오른다
-
9
최상목 “국무총리 탄핵소추로 금융·외환시장 불확실성 증가”
-
10
녹색채권 5兆 돌파…“전기차·폐배터리 등 투자”
브랜드 뉴스룸
×